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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응모)엄마의 동그랑땡
슬픈도너 |
조회수 : 1,489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6-10-09 16:05:37
어릴적 명절이 되면 부엌 한 쪽에서 엄마를 도와 동그랑땡을 빚었었어요
엄마 옆에 붙어 앉아 반죽을 조금씩 떼어서 동글동글 조물닥 조물닥거리며 만드는게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친척집에 살면서 한참동안 동그랑땡을 만들지 못했었죠
제가 결혼하고 나서도 몇 년이 지나서야 부모님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요리물음표에도 물어보고 인터넷에 여러 레시피를 보고 반죽을 해 1학년짜리 아들내미를 앉혀두고
같이 빚기 시작했죠
엄마 사랑해표 동그랑땡이야 하면서 찌그러진 하트 모양을 만들어대는 아들이
제 어릴적 모습과 겹쳐지더라고요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중에 동그랑땡이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엄마와 내가 같이 만들었던
음식이라서 그런가봐요
동그랑땡 말고도 오븐도 없이 만들어주시던 카스테라와 여름이면 얼려주시던 아이스께끼
생일날이 되면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해주시던 떡볶이랑 김밥...
생각이나는 음식들을 따라서 만들어봐도 예전의 그 맛이 안 나는건
아마도 제 곁에 엄마가 안 계셔서 다시는 먹지 못 할 엄마표 음식들이기 때문이겠죠
어딘가에서 보니 추억은 그 자리에 머무는게 아니라 자란다고 하더니
그냥 평범했을 엄마의 동그랑땡도 제 마음 속에서 자라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던 동그랑땡이
되어있네요
사실 이번에 만든 동그랑땡도 어릴적 먹었던 동그랑땡보다 맛이 없었거든요
아무리 따라해도 어릴적 그 맛은 못 낼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엄마가 더 그리워지니 엄마의 동그랑땡은 더 맛있었던 동그랑땡으로 추억될테니까요...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어릴적 엄마를 그리워 하던 감정과는 또 다른 감정으로
엄마가 점점 더 많이 생각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까탈스러운 성격의 할머니와 제가 어릴적 봤던 여러 상황들때문에 많이 힘드셨겠구나
좋은것 편한생활 못해보고 힘들게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것 같아 속도 상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요
조금만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무 소용없는 생각도 들고요
조그만 제 눈에 항상 대단해 보였던 엄마의 모습만큼만 제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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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밀꾸
'06.10.9 4:56 PM눈물이..찡.. 코끝이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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