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명동엘 갔어요.
회사 사람들과 같이 점심 먹으러.
그런데 그 복잡한 길에 차가 꽉 막혀 있더군요.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차들이 꼼짝을 못하고 있었어요.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맨 앞에 검은 그렌저가 출발을 안 하고 있는 거예요.
운전자는 어떤 아가씨였는데, 차가 가다가 멈춰서 시동이 안 켜지는지 안절부절 하고 있었죠.
지나가던 경찰이 아가씨에게 자기가 뒤에서 차 밀어줄테니 차 시동 걸으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경찰 아저씨 혼자 밀어도 차가 꼼짝을 않더라구요. 그랬더니 옆에 지나가던 한 건장한 청년이
같이 밀어주러 왔어요. 그 모습을 보고는 그 옆을 지나가던 택배 기사가 자기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합세하고,
신호 기다리던 아줌마와 아저씨들까지 다 와서 그 차를 밀어주는 거 아니겠어요!
와~ 정말 보기 좋은 광경이었어요.
우리 사회가 아직 정이 살아있구나 싶었어요.
아쉽게도 우린 차에 타고 있어서 신호가 바뀌자 좌회전을 해서 끝까지 못 봤는데,
아마 그 그렌저 아가씨 여러 시민들의 도움으로 그 곳을 잘 빠져나왔을 거예요.
지하철 막말녀다 뭐다 해서 우리 사회가 삭막해졌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한 정이 살아있는 것 같아 참만 다행이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