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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어찌 해야 맞는 건가요?(스압 죄송)ㅜㅜ

엄마와 오빠 조회수 : 1,937
작성일 : 2011-10-04 18:12:58

요즘 엄마와 오빠 계속 불편한 기류가 맴돌아서 불편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엄마와 오빠가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으며 얘기 중이라는데 제가 어찌해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갈등은 오빠가 이혼하고 따로 살고 계신 아빠께 일년에 한두번 정도 인사를 가겠다고 얘기한데서 시작합니다.

그게 뭐가 문제냐 가면 되지 싶겠지만 저희집의 사정 때문에 간단하지가 않네요  ㅜㅜ

엄마와 아빠는 결혼하신 이후로 쭉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제일 큰 원인은 아빠의 경제적 무능력함이었습니다.

엄마는 결혼해서 내내 가장과 엄마, 며느리 역할을 하면서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셨구요. 그러면서 아빠와 사이는 늘 좋지 않으셨어요. 제가 자라면서 부모님께서 얼굴을 마주보고 웃으면서 얘기한 것을 본 것이 몇 번 되지 않으실 정도입니다.

그래도 자식들 때문에 이혼은 생각하시지 않다가 IMF가 터지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식구들 몰래 아빠가 다니시던 회사 대출을 위해 살고 있던 집을 담보로 넣었는데 회사가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습니다.

당시 아빠가 다니시던 회사는 큰고모부께서 운영하시던 회사였는데 회사부도로 집이 넘어가게 되자

아빠께서 집을 엄마 이름으로 돌리고 이혼을 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하여 두분은 이혼을 하셨지요..

그렇지만 이미 부도가 난 이후에 이혼을 하셔서 결국 살던 집을 차압당하고 말았습니다.

이혼 후 바로 아빠께서는 집을 나가셨고 그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빚문제도 있고 해서 아빠를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하셨고요.

저희 집이 풍비박산 나는 사이에 큰고모네는 물론이고 친척들은 아무도 연락하지 않더라고요. 남은 저희 세식구는 더 큰 배신감을 느꼈지요. 특히 엄마는 아빠와 감정의 골도 깊은데 이런 문제까지 터트리고 사라져버렸으니 아빠가 정말 미울 수 밖에 없을 거에요.

그래도 힘들고 어려운 순간 모두 이겨내고 엄마는 저희를 대학공부까지 시켜주시고 결혼까지 시켜주셨지요.

오빠나 저도 남은 식구는 우리 셋뿐이라고 생각하고 아빠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재작년 오빠의 결혼식을 앞두고 아빠를 아예 없는 존재로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지요. 사돈댁에서 보는 눈도 있고 엄마가 직장에서는 이혼 사실을 계속 숨기고 다니셨기 때문에 아빠의 빈자리를 채울 사람이 필요한 것이었죠. 엄마께서 그래도 결혼하게 되었으니 아빠에게 연락을 하라며 수소문끝에 알아낸 아빠의 연락처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아빠께 연락을 드리고 아빠는 결혼식에 오셨지요. 그러고 나서 오빠네는 아이를 낳고 돌잔치도 하게되었고 저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연락을 하였고 얼굴을 보고하였습니다. 그 때만 연락하고 평소에는 따로 연락하거나 만나지는 않았어요.

최근 오빠가 자기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계신데 계속 모른 척하고 살 수는 없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아빠께 일년에 두번, 명절 전후로 해서 인사드리러 가는 것이 어떻냐고 얘기했습니다.  엄마께서는 그렇게 아빠를 만나러 간다면 오빠를 다시 좋은 얼굴로 보기 힘들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거면 아예 인연 끊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까지 하시더라고요.

오빠는 엄마와 사이는 그대로이고 그저 일년에 한두번 아빠에게 인사차원으로 가겠다고 하는 것일 뿐인데 엄마가 다시 안 볼 것처럼 얘기하시니 괴로운가봅니다.

엄마께서는 할아버지와 손자를 못 만나게 하는 나쁜 할머니는 되기 싫은데 오빠가 먼저 아빠께 인사를 가겠다는 것은 너무 배신감이 느껴지시나 봐요.. 핏줄의 문제를 엄마의 감정 때문에 왈가왈부하는 것 같아서 엄마 기분을 솔직히 말할 수는 없으니 아빠를 찾아가겠다고 말한 오빠와 새언니의 표면적인 태도에 대해서만 뭐라고 하시고요. -오빠네가 그렇게 태도를 잘못 취한 부분이 없는데 말이죠.- 엄마는 자꾸 솔직한 기분을 얘기는 못하겠고 인사 가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구차한 것 같아 자꾸 이유를 바꾸어 가며 오빠에게 기분이 나쁘다고 얘기하셨나봐요. 오빠와 새언니는 자꾸 얘기가 바뀌는 엄마 때문에 지치고 기분이 많이 상해있는 상태에요.

어제 엄마네서 자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해보니 엄마 마음이 이해가 가는데 오빠 생각처럼 엄마와 관계는 그대로 하고 아빠한테 일년에 한두번 인사 가는 것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아요.

아 어렵네요. 정말 저나 오빠가 생각이 짧은 걸까요? 저도 이제 곧 아이엄마가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IP : 125.138.xxx.1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럴땐
    '11.10.4 6:21 PM (211.63.xxx.199)

    이럴땐 모르는게 약이라고 거짓말 하시는게 좋아요.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 말고, 아버지께 명절때 따로 인사가세요.
    어차피 친정오빠도 명절이면 처가에 가시잖아요? 명절 전,후로 적당한 날짜에 처가에 들른다고 거짓말 하시고 아버지께 다녀오세요.
    그 동안 고생하고 맘 아팠을 어머니 맘도 헤아려드리세요.

  • 2. 원글이
    '11.10.4 6:33 PM (125.138.xxx.121)

    음 오빠도 아빠 부양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질 각오는 하더라고요.
    지금 왕래를 하나 안하나 결국 저희가 책임지게 될 상황이에요 ㅜㅜ

  • 3. ..
    '11.10.4 7:14 PM (121.178.xxx.164) - 삭제된댓글

    핏줄을 모른체하고 살라는 말이 아니라요, 왜 어른들이 잘 쓰시는 말씀있잖아요 "도둑도 이르다"
    오빠가 너무 철이 없는것같네요.

    고생하며 두자녀를 건사했을 원글님 어머니의 배신감이 느껴집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절절한 아픔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4. 저희집같아요
    '11.10.4 8:03 PM (119.149.xxx.171)

    비슷한 시나리오
    그래서 저희도 아빠를 외면하고 살았는데요
    돌아가셨단 연락 받으니......
    저희도 맘에 죄스럽고
    또 제일 완강하시던 엄마도 후회하셨어요

    죽음 앞에서면.
    살아온 날들 그게 머 그리 대단했다고 하면서
    용서와 후회가 남으시는듯.

    아빠 추도일이면 엄마가 앞장서셔서
    가족들 불러 모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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