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원래 오신다고 했었고
고기 갖다주신다고 면세점인데 뭐 필요한 화장품 없냐고 (없죠 저는... 있어도 시댁한테는 부탁 안해요)
두번 전화하시고
저녁에 오셔서 갖고 온 수박을 엄청 잘 드시길래 혹시... 저녁 안 드셨어요? 했더니 안 드셨대서
있는 콩나물국이랑 밥이랑 해서 간단히 드렸어요.
다 같이 아기보고 달래고... 하다가 10시 넘어서야 가셨고
일요일은 아침부터 전화가 와서 너네 아기보느라 밥도 잘 못 먹지 않냐면서 갈치조림 해서 오신다는걸
남편이 괜찮다고 그냥 서로 쉬자고 했어요.
그리고 저희끼리 아기 목욕시키고 있다가
오늘 날 좋으니까 공원 가자고 해서 머리도 안 감고 나왔는데
공원이 시댁 근처라서 남편은 그럼 시부모님 부르자고 하더라고요.
얼굴만 보여드리고 가자고,
그러다가 시아버지가 갈치조림 맛있으니까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해서 가서 밥먹고 4시 넘어서 왔어요.
지금 아기가 어려서 예를 들어 제가 가고싶은 이천도자기축제를 간다거나 게를 먹으러 바닷가를 간다거나 할수는 없기는 해요.
공원 갔을때도 햇빛이 너무 심해서 남편이 아기띠하고 얼굴 가리는걸로 애 얼굴은 단단히 가리고 있어야 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주말 내내 시댁과 보내는건... 싫어요.
시어머니와 제가 잘 지내는 사이도 아니고요.
아기를 봐주시고 밥도 주시고 하지만 전 그냥 피자 시켜먹으면서 제가 아기 보는게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친정에서 오시면 되지 않냐고 친구들은 그러는데... 친정 부모님은 주말에 늘 바쁘셔서 이번 주말 같은 경우엔 토요일 낮엔 아버지 골프, 토요일 저녁엔 엄마아빠 모임, 일요일 점심엔 결혼식, 저녁엔 외가 이런 식이세요.
시댁과는 가능하면 2주에 한번, 제가 좀 참는다면 1주에 한번이면 좋을거 같아요.
그런데 저희가 다른 약속이 있는것도 아니고 아기 때문에 어디 나가지 못하는거 사람들이 모두 다 아니까 만나자고 하면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분들이 다른 약속이나 일정이 있으면 제일 좋을텐데... 저희밖에 없으세요. 친구분들도 없고 친척분들도 없고 종교도 없고 운동도 안하세요.
그냥... 밥해주시니까 아기 봐주시니까... 하고 계속 같이 지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