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육개월, 남편이 성실하고 착한 스타일이라 괜찮을거 같다는 친정부모님의 말에
나이먹는게 뭐가 그리 두려웠는지 지금 생각하면 한심할 정도로 성급히 결혼했습니다.
결혼하고 보니 남편은 성실하고 착한건 맞아요 . 그런데 정말 숨막할 정도로 재미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타고 어디 장거리를 갈때에도 라디오나 음악 듣는것도 모르고,
어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가도 밥만먹고 오고....
(제가 가자면 잘 따라가주긴 합니다)
좋은데 가자하면 그런대로 다 가줍니다. 하지만 어딜가도 재미없는 우리 신랑...
제가 재밌게 만들고 싶어도 그게 잘 안되네요.
전 슈퍼스타k3 뭐 이런것도 같이 보고싶고 친구처럼 알콩달콩 하고픈데, 우리 남편이랑은 그게 안되요.
저랑 나이차이가 8살이나 나서 세대차이도 많이 날텐데, 세대차이를 제껴두고서라도 워낙 재미없는 사람이예요.
평상시 생활은 퇴근, 저녁먹고, 남편이 설거지 도와주고 , 전 티비보고 남편은 컴퓨터 좀 하다가 잡니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라 딱히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네요.
예를 들면요...제가 첨으로 무슨 요리를 해서 주면 제 머릿속 상상은
' 에이~ 우리 ##이는 다 좋은데 이건 너무하다.." 이런식으로 장난도 치고 아니면 "너무 맛있다.자긴 이런것도 잘해?" 하면서 띄워주고 알콩달콩... 이런걸 원하는데
현실은 내가 " 맛있어?" 그러면 "응. 너무 맛있어." 끝...;;;;;
차라리 맛없으면 맛없다고 말을 해주면 좋겠어요. 제가 기분나쁠까봐 그런지 뭘줘도 너무맛있어..끝,,
뭘 입어도 너무 이뻐...끝...
머리를 잘라도 볶아도 너무 이뻐...끝...휴....
다들 신혼에도 이렇게 사나요? 제가 너무 결혼생활에 환상과 로망을 가지고 있었던건지요.
전 당분간 공부하는게 있어서 전업주부인데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만 하고 살림만 하다가 남편 와서 얘기하고
재밌게 지내고픈데 그게 안되서 너무 답답합니다.(근데 남편은 제가 전업임에도 설거지,가사 많이 도와주려고 애써요.
그걸 보면 너무 우울하다가도 그래도 위안을 얻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건가요?
착하고 성실하지만 정말 재미없는 남편과 아주 무던하고 지루한 생활...
제가 내년쯤 안정된 직장을 잡으면 애없을때 이혼해서 정말 새출발해야하는건지 심하게 고민됩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알콩달콩 살고픈데.....
티비나 영화보면서 연애하거나 불같은 사랑하는걸 보면 너무 부럽고 눈물이 나네요.
이혼까지 고려한다면 오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