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치아픈 일이 있어
송사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인데
그 덕에 소 닭보듯이 살던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분노를 유발하던 남편이었는데
그래도 같이 고민을 하다보니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 결론이다.
남편이 쓰는 냄새나는 방에서 냄새의 근원이 되는 이불을
세탁해 줄 생각도 해 본다.
보기 싫은 침대헤드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
그러다 보니 올해 첫 아들을 얻은 아들이 제 아들만 할 때,
아들을 돌봐주던 아주머니가 생각이 났다.
홀어머니 밑에서 남동생과 크다가 탄탄한 직장에 다니다가 결혼을 했다.
시어머니가 아파서 간병을 하기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자궁내막염이라고 했다. 아이가 없으니
남편 직장에 근무하던 내 애를 봐주기로 했다. 아이를 맡기고 출근을 하곤했는데
어느날 집을 나갔다.
남동생 등록금을 마련해 주려고 카드빚을 썼는데
그게 불어나 감당이 안 되자 집을 나간거다. 나는 당장 애를 맡길 데가 없었다.
어찌저찌 남편이 아주머니를 찾아왔다.
그리고 나서 욕실앞 매트를 바꾸고, 집안을 소소히 같이 바꿨다.
없는 살림에 바꿀 수 있는 건 바꾸고 새출발하자는 남편의 뜻이었으리라
그 후 나도 직장을 떠나서
그 아주머니에게 아기가 생겼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애를 자기 애처럼 끼고 동네 아줌마들이랑 자장면도 시켜먹고
화투도 치던 게 가끔 생각이 난다.
나도 남편 방 침대헤드를 갈고, 이불을 빨고
조만간 유니클로에 가서 남편의 여름 티셔츠를 조금 살지도 모른다.
이렁저렁
살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