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준비에 열심인 딸이 축제부스에서 쓸 물건들을 이것저것 선별하고 모으더라구요. 그중 상당수는 제 물건들이죠. 정성껏 닦고 준비하더니만 저에게 도와달래요. 이거 다 들고 어떻게 등교하느냐고…
그렇게 오늘은 학교까지 딸과 아침드라이브를 합니다. 좀처럼 쑥스러워서 ‘도와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못하는 딸, 제가 커피중독자인걸 알고 있기에 시동을 거는 제게 한 마디 합니다.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 들를까?”
가방에서 지갑 꺼내 들면서 나를 쳐다보는 아이를 보니 정말 한결같네요. 그거 ‘내가 산다’라는 말도 직접 안 하고 슬쩍 손에 잡은 지갑으로 신호를 주다니.
기특하기도 하거니와 딸이 사주는 맛난 커피를 거절할 수 있나요. 하지만 이번만은 저는 단호합니다.
“나중에라면 몰라도 적어도 지금만큼은 스타벅스에 들르는 것은 아니지 않아?”
딸도 잠깐 생각하더니 말합니다.
“거기 좋아하면서…”
저는 말없이 집 근처의 한 카페에 차를 잠시 멈췄습니다. 여기는 20대 남녀 커플 주인이 열심히 쿠키두 굽고 원두를 내리며 장사하는 집이거든요.
“힘들게 알바하며 번 돈은 넣어둬. 내가 너 커피도 못 사줄까봐?”
아침 커피향이 퍼지는 차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딸도 묻네요.
“그런데 정말 무슨 생각인걸까?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일텐데”
그러게요, 딸의 물음에 대답해줄 사람, 신세계그룹에 있으신가요? 신세계그룹에 들어갈 정도면 상당한 인재들일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