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스승의날... 박석무 선생님

ㅅㅅ 조회수 : 2,091
작성일 : 2026-05-15 19:55:27

[46년 전 스승님의 눈물을 기억합니다]

 

1980년 5월, 제가 다니던 대동고등학교에는 박석무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당시 대동고 학생들은 박석무 선생님과 몇몇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서 이미 사회와 역사에 눈을 뜨고 있었습니다.

5월 항쟁 이전부터도 학내 문제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한편 70년대 유신체제 시절부터 광주 지역 민주화운동의 중심 인물이셨던 선생님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배후 인물’로 지목되어 차가운 옥고를 치르고 계셨습니다.

 

선생님의 구속 소식에 친구 몇몇이 모였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때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통장을 만들게 하고, 매달 의무적으로 저축을 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3년 동안 모은 그 통장을 헐었습니다.

그 돈을 사모님께 드리며 선생님 영치금으로 써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중에 사모님께서 면회를 가 이 이야기를 전하셨을 때, 선생님께서 한참을 우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희 또한 함께 울었습니다.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는 광주의 함성과 분노는 거리마다 가득했고, 우리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품은 채 역사의 복판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엄마, 조국이 저를 불러요.”

어머니께 이 말을 남기고 금남로로 향했던 제 고교 친구 전영진은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졌습니다.

 

시민군이었던 또 다른 친구 김향득은 “집으로 가라”는 형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광주YWCA에 남았습니다.

끝내 시민군들과 함께 ‘굴비처럼 엮인 채’ 끌려갔고, 군 영창에서 받은 고문 후유증을 평생 안고 살다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자들을 역사의 길로 이끈 당신의 가르침이 혹여 그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밀어 넣은 것은 아닌지, 먼저 간 제자들의 이름을 되뇌이며 피눈물을 삼키셨을 스승님의 그 심정을 지금도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 가혹한 세월을 견디고도 선생님은 지금껏 우리에게 참스승으로 남아 계십니다.

그리고 때마다 제게 죽비 같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불원천 불우인(不怨天 不尤人),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사람을 탓하지 말라.”

 

감옥에 갇혀 있던 제자에게 보내주신 이 말씀이, 정치검찰과 검찰권력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던 제게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께서 제 얼굴이 맑아졌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돌아보면 모두 스승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박석무 선생님을 떠올리며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부디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셔주시길 빕니다.

 

오늘 저녁, 전화 한 통 드려야겠습니다.

 

송영길 페북 글

https://www.facebook.com/share/p/1U2tfL22mb/

IP : 218.234.xxx.2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이쿠
    '26.5.15 8:08 PM (223.39.xxx.39)

    잘읽다 송영길
    5월히면 선생님과 친구 생각에 우울할법도 한데
    할말하않

  • 2. ㅇㅇㅅ
    '26.5.16 7:09 AM (218.158.xxx.101)

    송영길이 왜요?
    이재명한테 지역구까지 내주고도
    저리 푸대접 받는데
    송영길이 등신이긴 하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07745 잔소리하는사람 1 2026/05/16 1,399
1807744 에어스텝퍼 사신 분들 잘 쓰세요?? ... 2026/05/16 1,091
1807743 마티네 콘서트가 뭐예요? 4 ㅁㆍ 2026/05/16 2,062
1807742 오이지 담글때 고추씨도 넣으세요? 4 소금물 2026/05/16 1,820
1807741 자기 일상을 자꾸 다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11 2026/05/16 4,642
1807740 씨리얼 뭐 드시나요? 5 냠냠 2026/05/16 1,826
1807739 미국 개인 파산 원인 1위 19 ........ 2026/05/16 15,627
1807738 5-60대 전업 아줌마 46 아줌마 2026/05/16 15,801
1807737 대박 다이소 왔더니 진짜로 배아파요 43 ... 2026/05/16 25,714
1807736 전원주 님 아프셨다는데 시골행사장에서 이상해요 23 ... 2026/05/16 15,995
1807735 트럼프 주식 거래종목 (1분기) 3642건 2026/05/16 2,433
1807734 알로에젤 촉촉촉 2026/05/16 1,234
1807733 '주차면 85%가 직원용' 적발에...인천공항 "국민께.. 6 ... 2026/05/16 3,304
1807732 알바상담 드려요 6 ㅇㅇ 2026/05/16 1,911
1807731 대만 난리남... 트럼프 “대만 독립 선언 원치 않는다”…미중 .. 5 ........ 2026/05/16 5,023
1807730 해피 엔딩 5 연두 2026/05/16 2,139
1807729 아름다운글모음(단골소녀, 크리스마스선물,해피엔딩) 4 11502 2026/05/16 1,599
1807728 혼자계신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9 상속관련이요.. 2026/05/16 7,163
1807727 디스크 방사통으로 .. 바른자세 스트레스 4 ㅇㅇ 2026/05/16 1,906
1807726 빨간아재 - 명민준의 사과에 대한 입장 46 ... 2026/05/16 3,073
1807725 만둣국 만들때 맛있는 시판 제품 뭐 있나요? 12 2026/05/16 2,637
1807724 주말 윗층 공사 소음 이해해야 하나요? 9 ㅡㅡㅡ 2026/05/16 2,189
1807723 크로아티아 다녀왔는데요 10 ㅇㅇㅇ 2026/05/16 5,185
1807722 우리 올케가 양반입니다. 15 올케야 2026/05/16 7,383
1807721 대검의 22쪽 박상용 징계 청구서… ‘술’은 한 글자도 없었다 7 .. 2026/05/16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