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주현씨 칼럼에서 봤는데 정원오 후보가 거부해서 토론회가 안열리나 보네요.
어차피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이기겠지... 하는 생각에 관심을 안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요새 뉴스를 잘 안봐서 '다른 지역구의 최모씨'는 누군지 잘 모르겠네요. 이분도 토론은 안하고 있답니다.
근데 서울시장은 경기도지사와 더불어 차기 대권주자 아닌가요? 대선까지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토론빨이 중요할텐데...
(참고로 저는 두 후보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에게 욕해봤자 소용없는 게 저는 박주현씨가 아닙니다. 뭐, 그래봤자 내란, 2찍, 리박, 수박, 알바... 어쩌고 하는 댓글이 달리겠지만 말입니다 ^^)
다음은 오늘 봤던 칼럼 원문입니다.
"수도 서울 시장 선거에 토론회 한 번 없는 게 말이 되나"
정치란 본질적으로 유권자를 향한 길고 지루한 설득의 과정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이 나라를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초 대사량이다. 그런데 202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둔 대한민국 권력의 풍경을 보면, 이 당연한 호흡이 완벽하게 멈춰 있다.
거대 여당에게 선거란 그저 머릿수로 찍어 누르는 승자독식의 게임일 뿐, 대중을 설득해야 할 의무 같은 건 애초에 안중에도 없다. 개헌 시도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했던 오만함이 예고편이었다면, 지금 지방선거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적인 토론 회피는 그 끔찍한 본편이다.
가장 기가 차는 것은 수도 서울의 시장 선거다. 천만 시민의 삶과 수십조 원의 예산을 책임질 수장을 결정하는 이 중차대한 선거에서, 거대 여당의 후보가 단 한 번의 토론회조차 나서지 않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서울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의 행보는 이 기괴한 침묵과 도망극의 결정판이다. 그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모르는 상대를 설득할 장점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어색한 침묵만 흘려보냈다. 또 행사에 참가해선 참모가 다가가 공약을 조금이라도 직접 설명하는 모습을 보이셔야 한다고 귓속말로 조언해야 할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었다.
자신의 입으로 자기 공약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후보가 오세훈 현 시장과의 토론을 필사적으로 피해 다니는 것은 어쩌면 본능적인 생존 기제다. 그는 지금 선거 전략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텅 빈 밑천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자신의 무능이 부끄럽다 한들, 수도 서울의 시장 선거를 단 한 번의 공개 검증도 없이 날로 먹겠다는 것은 서울 시민 전체를 향한 지독한 모욕이다.
다른 지역구의 최모씨가 토론을 피하는 방식은 한술 더 뜬다. 그는 상대 후보를 향해 내란 세력과는 토론할 수 없다며 아예 판을 걷어차고 있다. 국가적 트라우마를 자신의 텅 빈 머리를 덮고 검증을 회피하기 위한 아주 편리한 치트키로 써먹고 있는 것이다. 토론장에 나가 팩트와 수치로 얻어맞을 위험을 감수하느니, 상대에게 불순분자 프레임을 씌워 지지층만 결집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이다.
이 참담한 릴레이 도망극은 우연히 벌어진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이것은 이재명이 당에 깊게 뿌리내린 하나의 확고한 전통이다. 과거 대선 시절부터 그는 지지자들 앞에서는 일방적인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지만, 정작 날 선 검증이 오가는 양자 토론은 온갖 핑계를 대며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토론의 달인이라는 포장지와 달리, 그가 진짜 달인이었던 분야는 불리한 토론을 회피하는 기술이었다.
최고 권력자가 일단 선거만 이기면 과거의 과정은 다 덮을 수 있다는 천박한 승리 지상주의를 몸소 증명해 냈으니, 그 아래 후보들 역시 유권자 앞에 서서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적당히 감성을 자극하고, 상대를 악마화하며 진영만 결집시키면 이긴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대중에게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보통 두 가지다. 본인도 어디로 가야 할지 아예 모르거나, 혹은 그 진짜 목적지를 대중이 알면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를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표를 뱉어내는 자판기 정도로 취급하는 이 거만한 도망자들의 리그 앞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조용히 박살 나는 소리를 듣고 있다. 검증을 피하는 자들은 결코 현실의 세상을 책임질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