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의 맏사위였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지난해 경기 연천군에서 발생한 80대 할머니 감금 폭행과 거짓 자살 소동 등에 관여해 1심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와 수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연천군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무속인 B씨가 갈등을 빚던 지인 C씨의 가족을 압박하기 위해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피해자인 80대 할머니 A씨의 아들과 사이가 틀어지자 보복 차원에서 손자 등을 이용해 A씨를 집에 가두고 감시·폭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손자는 B씨의 영향력 아래에서 심리적으로 종속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를 상대로 한 폭행과 위협이 이어졌고, 피해자는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B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조직적으로 수사 방해에 나서기도 했다. A씨의 손녀에게 강압적으로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작성하게 하고, 손자에게는 여동생 실종 신고를 하도록 지시하는 등 ‘거짓 자살 소동’을 꾸며 경찰과 소방 당국의 수색을 유도했다.
그러나 CCTV를 통해 B씨가 연인과 함께 손녀를 태우고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조작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에서 B씨의 연인으로, 거짓 자살 소동 때 B씨와 함께 손녀를 태우고 이동한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임우재 전 고문이다. 재판부는 임 전 고문이 감금과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거짓 자살 소동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범행 당시 피해자의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임 전 고문에 대해 “애인의 처벌을 면하게 하기 위해 위계 공무집행방해 계획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법정에 이르기까지 증거 조작에 가담하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욕설하기도 하고, 폭행 후 피해자의 모습을 봤던 터라 감금 폭행 범행 사실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무속인 B씨는 징역 6년, 손자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임 전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전남편으로, 1999년 8월 삼성그룹 총수 3세와 평사원 간 결혼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14년 이들 부부의 이혼 소송이 시작됐고, 대법원은 2020년 “자녀에 대한 친권·양육권이 이 사장에게 있으며, 재산분할을 위해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141억1천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심을 확정하면서 5년 3개월의 소송이 마무리 됏다.
임 전 고문은 항소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