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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을 예측하지 말고, 무너질 때 살아남는 전략을 택하라

조회수 : 2,376
작성일 : 2026-04-11 03:09:53

1.

모든 버블에는 '이번엔 다르다'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개중 특히 한국에서 대표적인 건 00년대 초 닷컴 버블이지만, 08년 서브프라임 붕괴 당시 소위 '스마트 머니'라고 전 세계에서 추켜세우는 월가 금융권조차, '이번에는 다르다'를 신조로 삼아 금융공학을 미끼로 돈을 쏟아부었던 건 기억에 새롭고요.

 

2.

버블의 진짜 무서운 점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와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 둘 다입니다.

 

이 두 가지는 개인뿐 아니라 시장 전체를 옥죄는 요소입니다.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늘 불안합니다. 마치 OLED 패널 내구도가 점점 강해진다는 정보를 수없이 접해도, 번인에 대한 걱정이 늘 한구석에 자리잡는 것과 같고요.

 

3.

어떤 시점을 버블이라 판단하는 건, 개인도 시장도 아닙니다. 단지 커질 수록 취약해질 뿐입니다.

 

거기엔 어떤 이유나 논리가 있는 게 아닙니다. 풍선이 부풀기 전엔 뭘 어떻게 해도 터뜨릴 수 없지만 가득 부풀면 외부의 바늘이 아니라 스스로 터지기도 하는 것처럼, 버블은 커질 수록 취약해진다는 사실 하나밖에 없습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풍선도 질기게 만들고 바람도 넣다뺏다 하면 더 오래 갈 수는 있고, 어쩌면 개인이나 시장이나 버블이라 판단했던 것보다 더 많이 부풀 수도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도 어떤 이유도 없습니다. 있다면 희망과 돈뿐이겠지요.

 

4.

자본 시장은 이미 코인이라는, 3의 예외를 학습한 상태입니다. 

 

코인의 가치 상승을 만든 건 기본적으로 시중에 풀린 어마무시한 돈이지만, 처음에는 어떠한 가치도 없었던 그것에 소위 '무수한 스토리와 기대감'이 붙으면서, 코인은 근 10년이 넘게 자산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세하게 따지면 무수한 잡코인들은 수시로 붕괴되었고 몇몇 대장 코인들도 중간중간 크게 빠지는 구간은 붕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계속 산봉우리를 높여 가는 코인도 있는 거니까 '지속되는 버블'이라고 해도 별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5.

그래서 개인적으로 버블이라 의심되는, 그래서 변동성이 심한 투자 대상에 대한 투자 원칙은 딱 하나뿐입니다. '예상이 아닌 대응'

 

일례로 필자는 AI와 그에 딸린 모든 것을, 현 시점엔 버블이 크게 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버블은 시중에 풀린 돈으로 유지되는 것일 수도 있고, AI에 대한 기대와 희망 스토리로 유지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순환 출자(라서 돈이 오로지 그네들 체인 안에서만 돌)든 어떻든 당장 실적이 찍히는 건 맞고, 이게 언제까지 갈 지도 다들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런 상태에서 만약 AI와 그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한다면, '예상'으로 돈을 움직이지 말고 '대응'으로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6.

구체적으로 쉬운 예시를 들어 말하면 a. 소위 삼성 실적 100조원을 '예상'하는 건 자유입니다. b. 그게 몇 년이 아니라 계속 늘어난다고 '예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c. 하지만 그걸 믿고 미리 큰 돈을 쓸어넣는 건 (적어도 필자의 투자 관점에선)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아니, 그렇게 예상을 했는데 돈을 넣어서 쭉쭉 벌어야지. 안 그럴 거면 뭐하러 예상을 해?' <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런 '예상'은 개인의 심리에서 '매수' 이외의 출구를 막아 버립니다. '매도'는 물론 '홀딩'조차 없애고, 오로지 '매수 또 매수'만 하게 만든다는 이야기고요. 여기서 더 나가면 빚투도 서슴치 않게, 아주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어 줍니다.

 

교묘한 애널리스트들은 여기에 더해 '리스크'를 슬쩍 논하면서도 '아무튼 결국은 100조'라는 걸 강하게 피력하며, 계속 사세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더라도, 문맥과 분위기 모두가 다분히) 부추깁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만약 모든 예상이 틀어져 당신의 계좌가 마이너스로 녹아내린다 해도,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라는 문구를 가리킬 뿐입니다. 설령 플러스로 부풀어도 이들한테 돈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 공평하다 생각할 수는 있는데, 이들은 아무 리스크 없이 방송 출연료와 인지도를 얻으니까 이미 불공평합니다.(플러스로 부풀면 돈을 줘야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일례로 몇몇 투자자문들은, 투자 수수료 외에 이익에 대한 수수료도 챙기더군요.)

 

7.

이에 비해 필자 개인이, AI로 촉발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을 27년 2분기를 끝물로 잡는 '예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a. 장기 계약의 문제점: 삼성/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이클이 이번엔 사이클로 끝나지 않는다는 예측 중 첫 번째가 장기 계약을 꼽는데, 장기 계약은 돈을 내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그 기간 동안 다른 걸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여기선 돈 받는 쪽에 한해 말하면, 쉽게 말해 삼성은 원재료와 기술 투자 비용이 늘어나도 사는 쪽에 계약 기간 동안 반도체 값 올려줘~ 라고 말하기 힘듭니다.(계약 조건따라 할 수도 있기는 할 겁니다만, 신용이 떨어지고 이후 어떤 식으로 되돌아올지 모릅니다.) 결국 장기 계약 끝으로 갈 수록 실적은 처음 예상대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새로 장기 계약을 맺을 때쯤엔 AI 버블이 (무슨 이유가 있든)터졌을지도 모릅니다.

 

b. AI 투자 자체의 문제점: 이건 우선 엔비디아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로, 엔비디아가 돈 빌려 준 기업이 엔비디아 GPU를 사고 > 엔비디아는 그걸로 실적을 올리며 그렇게 끌어모은 투자금으로 또 돈을 빌려주고... 이런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빌려준 돈으로 한) AI 투자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돈을 버느냐? 라는 물음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 이 순환 출자의 해자에는 구멍이 뚫리게 됩니다. 그때는 그 안에서 축제를 벌이던 기업 모두 쓸려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c. 닷컴 버블 당시 구축한 기반의 효용성: 그 유명한 닷컴 버블 당시 구축했던 무수한 통신망과 관련 인프라는, 정작 당시엔 80%는 쓸모가 없었고 이후에 와서야 활용성을 찾았습니다.

 

이또한 하나의 사이클이고 결국은 쓰였으니 한 잔 해 < 가 아니라, 당시 주가를 아직도 되찾지 못했거나 이미 망해버린 곳에 투자한 사람들은 통신망을 뜯어먹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8.

하지만 그렇다고 필자가 지금 AI 관련 기업 그리고 반도체 기업에 투자를 안 하냐고 하면, 당연히 합니다. 비중도 상당히 높고요.

 

이유는 적어도 현재는 a-b-c 모두 '반론'이 가능해서입니다. a는 아무튼 장기 계약의 안정감과 그에 따른 사이클 시선 희석/ b는 AI 사업 확장으로 해자 자체가 커져 버리면, 한구석 뚫려도 막을 시간을 주거나 최소한 도망갈 텀을 준다/ c는 AI가 피지컬로 순조롭게 이행하거나 특이점이 오면, 지금 구축한 인프라조차 모자랄 정도로 소모가 크다.

 

그렇지만 27년 2분기를 끝물로 잡고 있기에, 언제든지 소위 '튈 준비'를 해두는 것도 물론입니다. 매분기별 실적, AI 시장 전망, 관련 기술에 대한 학습과 예상을 하는 건 이 '튈 준비'를 잘 하기 위해서지 '더 넣을 확신'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고요. 말하자면 연회장 한가운데가 아니라 엑시트 근처에 늘 자리잡고 있단 이야깁니다.

 

이걸 어떤 방법으로 그럴지는 개인마다 방법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요. 거기다 어쩌면 계속 튈 준비는 해뒀는데, 정작 튈 일이 없을 수는 있습니다. 사실 필자도 이러길 바라지만, 그걸 '확신'하고 확증편향을 갖지 않을 뿐입니다.

 

9.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말하면 '삼성 100조원 나온다! (여기까진 희망이든 예상이든 뭐든 좋은 거고), 그럼 주가는 30만원이니까(근데 여기서부턴 좀 아니고), 지금이라도 몰빵하면 50%는 벌겠네!' < 이러지는 마시란 이야깁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실제로 100조원이 나오면, 그때가서 투자액을 늘릴지 아니면 튈 준비를 더 단단히 할지 '대응'하겠다는 이야기고요. 그럼 먹는 게 적어지잖아? 라고 하시면, 필자는 그런 식의 투자에 '안심감'을 느낄 수 없으니까 이렇게 하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자신만의 안심감이 없는 투자에는, 필자도 항상 결국에는 실패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32231156

IP : 58.125.xxx.1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6.4.11 4:45 AM (211.193.xxx.122)

    좀 읽다가

    AI는 버블이아니고 생존이죠

  • 2. ㅇㅇ
    '26.4.11 9:15 AM (118.235.xxx.92)

    AI 회사가 AI로 매출을 끌어내야
    이 순환구조가 기능을 한다는 말씀 인정
    그렇지 않으면 AI는 설비투자만 해놓고 붕괴
    혹은 오랜기간후 매출이 나와 그 기간내 붕괴위험도 인정

  • 3. ㅇㅇ
    '26.4.11 9:32 AM (211.193.xxx.122)

    미국과 중국은 결과와 관계없이 계속 갑니다
    국방비같은 거니까

    우리나라도 이번에 전투기 만들듯
    계속갈 것 같습니다

  • 4. 어느시점에 가면
    '26.4.11 10:53 AM (59.7.xxx.113)

    AI 생산성에 의문이 생길것 같아요. 인간은 식물먹고 동물먹어 에너지를 얻는데 AI는 오로지 화학물질로 만든 재료에서 에너지를 얻으니 환경적 피해가 너무 크니까요. 신재생으로 에너지를 얻어 ESS로 저장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배터리를 버려야하는데 그 쓰레기만해도 끔찍하겠죠. AI 자체는 발전하더라도 하드웨어는 덜 쓰는 식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도 어느순간 하드웨어(전기 메모리 등) 투자의 상승이 줄어드는 시점이 올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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