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장보러 나가는데 저 앞 아파트 화단에 강아지 한 마리가 얼굴부터 몸이 반쯤 들어간채 짖고 있었어요.
견주는 목줄 쥐고 대견한 아기 보듯이 뭐라 말하며 깔깔 웃고 있었고요.
견주인 여자분 웃는 소리가 너무 커서 슬쩍 봐졌어요. 그러자 견주가 화급히 강아지 목줄을 당기며 자리를 떠났고요. 강아지는 끌려가면서도 화단을 보며 더 크게 컹컹 짖더라고요.
여기까지는 저는 단순히 강아지가 산책중에 흙에서 노는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강아지가 질질 끌려가면서도 하도 사납게 짖길래 무심코 그쪽을 봤어요.
그랬더니 그 화단속에 쪼끄만 아기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저희 단지에 터줏대감 고양이가 몇마리 있거든요.
주민들이 다들 예뻐해서 이녀석들 날 좋으면 그 화단옆 공터에 늘어지게 누워있곤해요.
근데 저 깜장이는 초면이고 너무 작은것이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같더라고요.
순간 더 깜장이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아까 그 견주가 깔깔 웃던게 너무 화납니다.
얘가 무서워서 얼음이 됐는지 도망도 안가고 풀숲에 잔뜩 웅크리고 눈만 똥그랗게 뜨고 있는거에요.
견주는 설마 자기 강아지가 짖는걸 서로 정답게 대화하는거라고 생각했을까요?
걸음마 아기들이 길에서 친구만나면 관심갖듯이 대견하고 예뻤나봐요. 그러니까 그렇게 즐겁게 웃었겠지요.
저 아기 깜장이도 같은 마음이었을지 ㅜㅜ
저는 엄청 무서웠을것 같은더...
아웅 깜장이 눈이 자꾸 생각나고 화나는데 제가 오해한 상황이길 바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