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심성이 착하신 분이예요.
자식을 매우매우 사랑하시구요.
한때는 반대 성격인 친정엄마보다도 시어머니가 더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물론 얼토당토 않게 며느리를 찍어누르려고 하시고
어머니 생각대로 따라 살 것을 강요하는 일도 많고
아들만 있어서 그런지 전혀 역지사지가 안되구요.
(물론 딸이 있어도 마찬가지라고 하긴 하더라구요. ^^)
근데 세상에 아들이 전부인 시어머니가 그렇게 구박만 하고 퉁박만 주던 자린고비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몇년을 아들며느리들 힘들게 하셨어요.
맨날 울고불고 아들들 회사로 전화해서 무서우니 당장 오라고 하고
주말엔 1박2일로 아들며느리 다 모여서 밥해먹고 어머니 지켜야 하고... 등등....
배우자를 잃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그러시거니 안스러운 맘도 있고
살아생전 그렇게 사이 안좋아 싸우시기만 하더니 아버님 아프실 때부터
세상에 둘도 없던 분으로 신격화 하시는 것도 어이없었어요.
점점 나이드시면서 몸도 안좋아지시고 하니 그 어리광(?)이 점점 심해지시고
이젠 그 효자아들들도 진저리를 칠 지경에 이르렸어요.
아들며느리 오면 울음보부터 터뜨리시고
다음 아들 오면 다시 또 시작....
올 설날엔 아버님 차례상에 대고 대성통곡을 하고 우셔서 세배도 못했어요.
요양보호사 오는 것도 싫다 주간보호시설 가는 것도 싫다...
어머님이 원하시는 건 아들며느리들이 24시간 어머니 걱정에 애가 타고
주말이면 다들 모여서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처럼 북적북적 하는 건데
이제 아들들도 퇴직하고 힘 빠져서 며느리들 눈치 보는 시기이고
며느리들도 다 나이드니 제몸 가누기도 힘들고
퇴직한 남편들 대신 직장 다니느라 하루하루가 벅차거든요.
본인만 나이들어 몸 아프고 힘든줄만 아시고
아들며느리들도 다 나이먹고 힘들다는 건 전혀 생각 못하세요.
매일같이 전화하셔서 어디가 아프다 밥을 못먹는다 시시콜콜 안부(?) 전하시는데
저는 이제 전화 안받고 남편한테 미뤄요.
전화 한번 받으면 기운빠지고 힘들어서요.
어머니 보면 참 이기적이고 지혜롭지 못하시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절대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타산지석의 본보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