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차려주는 저녁 먹고, 남이 만들어주는 모히또 한잔 마시고
망고 먹고싶다고 했더니 직원이 직접 깎아서 예쁘게 담아 가져다 주는거 또 냠냠 먹고
해변 맨발로 한시간 넘게 걷고 왔더니 땀이 조로록 납니다.
"엄마, 클럽라운지를 추가하면 혼자 밖에 나가서 뭐 먹어야하나 걱정할 필요가 없어.
아침 점심 저녁 다 엄마 혼자 먹어도 직원이 다 차려주고 거긴 사람들도 없어서 한적하고 여유로와."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더니, 이런 세상도 있네요.
하루종일 아무때나 가도 음료수 과일 간식거리 맘대로 먹을 수 있고
초롱초롱한 눈에 활짝 웃으며 미세스킴 하와유? 뭐 드릴까? 뭐 도와줄까? 서로 아는 척하고
설이면 만두 천개쯤 우습게 만들고 추석엔 또 송편 이천개쯤 우습게 만들고
냉동고에 작년송편 꺼내 버리고 그자리에 채워놓던,
허리가 아파 끙끙 앓아도, 기회는 찬스라는 듯 무수리 공짜 노동력 이용하는 기회에 목욕탕 청소까지 내손으로 해야 그나마 씻을 수 있었던....설겆이하는 온수 쓰는 것도 아까워 벌벌 떠는 시아버지에
그렇게 30년을 병신처럼 살았더니
어느날 30년을 매달 부쳐주는 돈이 형네 집 사는데 고스란히 들어가고 코인하고 주식해서 말아먹은 형이 안타까워 더 도와주지못하는 부모 모습에 오만정이 떨어진 남편이 그러더군요.
"고마해라. 자식된 도리 이미 마이 했따 아이가."
마침 동네에 애들 봐주는 알바 구하는 당근이 올라왔길래 연락했더니 바로 앞동.
영어도 하고 일어도 좀 하니까 은근 좋아하더니 전공을 수학했다니까 너무 좋아함.
애들도 순하고 똑똑하고 부모는 요즘 보기드물게 점잖고.
아이들 간식 챙겨주고 가끔 시간나면 냉장고에 있는걸로 반찬도 두어개 만들어놓고
애들 숙제 봐주고 공부 가르치는데 애들이 똑똑하니 보람이 있네요.
슝 해외로 가족여행간다길래 저도 며칠 쉬다가
그동안 소망해온 혼자 럭셔리여행 왔습니다.
딸이 알아봐주긴 했지만 돈은 제가 냈어요. 공항 가는 지하철에서 조금 후회했는데, 비행기 혼자 탈때 조금 쫄았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혼자 도망가서 좋냐?" 남편이 그러네요.
"응 좋다"
너무 좋네요.
행복해요.
수고했어. 너는 이제 이래도 돼. 니가 최고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