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상한 인격장애스러운 아빠를 두었어요.
맨날 남 비판에 짜증에 잔소리에 엄마가 미칠 노릇이었을 거 같아요. 단 하루도 화를 안내는 날이 없음. 집요하고 기독교에 빠져 본인이 옳은 삶을 산다는 신념을 갖은 무서운 사람. 이런 인간이 증권회사에서 일해서 시장 안 좋으면 날마다 지랄이었음요. 이유없이 자기 기분이나 상황 안좋으면 가족한테 화내고 사과 안하는 더러운 성격. 가족만 쥐잡듯이 잡고 남들 눈치 보고 좋은 사람 인척 하는 유형. 저는 그게 너무도 싫었지만 익숙해서 당장 벗어나 하는 유형의 인간이라는걸 몰랐어요.
근데 남편은 정말 평온해요. 한번도 같잖은 저한테 화를 낸 적이 없고 잔소리도 별로 없고 잔잔한 사람이에요.
큰 일이 있어도 공과 사는 구별이 되고 그게 감정에 들어나지도 않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일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혼자 감당하고 부인한테 짐을 주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마에 미간주름 하나 없어요. 아무리 인상을 써도 잡히지를 않음요. 14년을 함께 했고 24시간 거의 붙어있는데 참 한결 같아요. 정말 부인을 위해 산다고 할 정도로 희생하고 잘해줘서 저같이 예민하고 신경질 적인 사람 마음이 안정되고 감사한 사람이에요. 이런 아빠를 만난 제 아이가 부러워요. 저도 아빠의 영향을 받아 남편한테 화를 자주 내는데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요.
이상한 인간 밑에서 고생해서 복이 왔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