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 미술선생님들이 미술 전공할 생각 없냐고 묻곤 하셨어요. 전 엄마가 너무 무서워서 미술 해도 되냐고 묻질 못했어요.
아이 어렸을 때 이혼을 했어요.
어렵게 살았어요.
그런데 이 애가 남과 비교하는 법이 없어요.
좋은 집 가면 왜 우린 이런 데 못 사냐고 투정부릴 수도 있잖아요, 아이니까.
그런 게 일절 없었어요.
손이 가질 않는 아이. 거저 키운 아이.
이 아이 덕분에 힘을 내어 안정적인 직장도 얻었어요.
취미로 자꾸 그림을 그리는데
실력이 점점 늘더라구요.
영수 학원 다니는 걸 재미없어 하고, 힘들어 하기에. 미술 해보자 권했어요.
3개월 준비했는데... 감사히도 붙었네요.
저 어릴 땐 공부 되게 잘했어요.
그런데 행복하지 않으니 다 놓게 되더라구요.
죽고 싶었거든요.
그런 저와 달리
제 아이는 밝고 행복해서, 친구도 많아서 눈물나게 좋아요.
제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게 감사해요.
3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뒷바라지 해야겠어요.
그 이후에도 계속되겠지만.
그래도 3년 뒤면... 이제는 제 자신을 위해 살고 있노라고 말할 순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