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36년 이네요..
다행히 정년이 보장되는 곳이라
월급의 변동이 있거나
강제 퇴직 걱정은 없는데
졸업하자마자 취직해서
정말 중심 부서만 뺑뺑 돌았거든요
늘 긴장해야 되고
집에 가서도 머릿속에서 일이 맴맴 돌고
우리나라 대기업에 비하면 정말 여유 있고
근무조건도 좋은 외국 기업이지만
내부에서만 비교를 하다 보니 왜 난 이렇게 맨날
속된 말로 뺑이 쳐야 하나는 마음이 있었어요
지쳤었죠...
올해 초. 자의 반 타의 반
아니 자의 3분의 2 타의 3분의 1로
하루 종일 자리만 지키면 되는 자리로
인사이동 배정을 받았어요
방도 여유 있는 크기이고 하루 종일 혼자 있고
유리 창밖 풍경도 공원이 보여서 너무 좋아요
마음 먹고 하면 1시간 안 될 일거리를
내 맘대로 조정해가면서 하면 돼요
완전 뒷방 늙은이자리라
축은하게 보는 직원도 있어서..
좀 자존심은 상하는데
너무너무 너무너무 좋아요
스트레스도 없고
사람들 떠드는 소리 안 들어도 되고
단점은 세상 돌아가는 거 모른다는 거
그리고 좀 자존심 상한다는 거
근데
다시 예전자리로 돌아가고싶냐 물어보면
절대 절대 안 돌아갈 거예요
이 자리에 콕 박혀서 앞으로 몇 년 남은 정년까지
이렇게 월급 루팡으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평온해요
몸도 평온해요
퇴근 시간 1시간 45분 남았습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금요일!!! 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