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외국인 노동자'로 뭉뚱그려 생각하는 집단도 알고 보면 계급이 나뉜다. 계급이란 아주 간단히 표현하면 '고용 시장이 선호하는 노동자의 국적 순위'다. 아무래도 계급이 높은 노동자가 좀 더 편한 일, 돈 되는 기술, 실질적 임금 상승 등에서 우위를 갖는다.
화이트칼라 세계의 '해외 인력'이 아닌, 블루칼라 세계의 '외국인 노동자' 대다수는 서류 면접을 안 본다. 즉 자신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증명할 방법이 부족하다. 자연스레 국적은 한국에서 일할 외국인 노동자에게 매우 중요한 스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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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곳 경남에 있는 진동 광암 해수욕장에는 한국 노인과 젊은 외국인 가족이 7대 3의 비율로 섞여 있다. 목포여고에 강연 갔을 땐 한 반에 학생 두세 명 정도가 이주민 2세대였다. 산업 기반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다문화 가족의 비율은 더 높을 것이다. 지방은 이미 다문화 사회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당연히 있다.
중요한 사실은 외국인 차별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차별은 분명히 있다. 차별을 줄여나가려면 차별의 정도를 살펴야 하고 해법을 말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차별 안 받는 방법은 '차별 좀 하지 말자'라고 한국인한테 읍소하는 게 아니다. 사업장을 포괄할 관리 체계 확립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규제다. 외국인 차별하지 말라는 얘긴 별 의미가 없다.
외국인을 막 대하는 사람은 한국인도 막 대한다. 그런 인간은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그냥 광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