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불화와 몇 년째 생활비 안 주는 문제로
저 혼자 서울에 와서 지내고 있어요. (자식없음)
왜 집을 나왔냐 물으신다면
다른 이유는 없고 돈벌이를 하려면 지방보단
서울이 나으니까요.
작은 원룸 어렵게 얻어서 침대만 제 값 주고 사고
필요한 건 당근 이용해서 구색 갖췄어요.
알바 하면서 구직중인데 사실 맘처럼 잘 안되네요.
여태 전업을 하거나 백수처럼 논 적이 없는데
올해 5월에 다니던 곳이 폐업하면서
강제 백수가 되었어요. 다행히 실업급여가 되어서
그걸로 아끼며 몇 달 지냈는데
이제 그마저도 곧 끝나네요.
저는 제가 안 벌면 안 되기에 마음도 조급하고
여러모로 속상하고 외로워서 마음의 병이 왔어요.
그래도 꼭꼭 숨겨놓고 버티며 지내는 중이에요.
유일한 낙이 일주일에 한 번 로또 사는건데
어제 우연히 지나가다 들어간 로또가게 사장님이
너무 친절한거에요.
나이 좀 지긋한 여자 사장님이셨는데
제가 차가운 커피를 들고 가니
날씨도 쌀쌀한데 찬 거 마시냐면서
감기 안 들게 조심하라고...
따뜻한 차 한잔 드시고 가실래요? 하면서
인자하게 웃으시는데
제가 거기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거에요.
부모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는 제게
일면식도 없는 로또가게 사장님이
띠뜻하게 대해주시니 제가 눈물이 났나봐요.
감사하다고.. 다음에 주시면 마시겠다고
부랴부랴 나왔는데 어제 일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저 주책이죠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