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때 여친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2박3일의 휴가를 나왔더군요.
그동안 아들을 통해 들어온 그 아이의 성격이라면 절대로 그냥 해 본 말은 아닌것 같기에 아들에게 그동안 즐거웠고 또 힘들때 위로도 받고 했으니 쿨하게 이별해주라고 얘기했어요. 더군다나 그 아이는 동창이기도 했고 저희 집과 가까운 곳에 살기도 하고요.
사실 아들은 그 아이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을거라는 기대를 안고 나온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매달려보기도 했는데...역시나였지요.
너무 화가 나서 알겠다고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데 아무래도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다시 돌아가 앞으로 연락안하겠다고, 이런 결과를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이별을 고하고 카톡으로 심한 말을 쏟아냈던 너의 말들은 너의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나도 다 잊을테니 너도 마음쓰지 말라고, 잘 지내라고 그리고 손 흔들어주고 왔다네요.
아들이 너무도 담담하게 말하는데 저는 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길에서 우연히 그 아이를 만나도 쿨하게 인사할 수 있겠냐고 물으니 그러겠다고 하더군요.
조금 전 부대 복귀해서 내일부터 이루어지는 파견근무 준비중이라고 하네요.
어차피 만나봐도 헤어질거라는걸 알기에 저는 휴가 나오지 않았으면 했는데 오히려 마지막 만남을 통해 선명한 이별이 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인것 같기도 하고요.
최근 이별을 경험한, 그럼에도 일상 생활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