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내 부모가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슬픈 느낌..아세요?

ㅁㄴㄹ 조회수 : 3,993
작성일 : 2025-10-01 11:30:54

아빠는 저에게는 극진했어요. 
가정불화와 파탄, 이혼과 재혼이 이어졌기 때문에

가정 내부가 매우 불안정했는데

오빠는 밖으로 튀어나간 반면
저는 해맑고 순하게 적응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고요.
그래서 아빠에게 저는 유일한 희망이었을지도요.

암튼, 아빠는 그 가정의 휘모리 장단 속에서
저에게 와서 용돈 쥐어주고,

불러내서 밥 사주고,

90년대초 10만원 하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청바지 사주고
거의 저에게 큰 소리 안내고 저를 지켜주셨어요.


친엄마가 바람나서 집을 나갔고,
새어머니가 들어왔고, 
다시 그 분이 십몇년만에 이혼하여 나갔고,
노년에 아버지는 다시 재혼을 하셨죠.

친엄마와 살 때는 두어번 피 뿌리는 폭력이 있어서
(물론 엄마가 바람이 나서 매우 빡친건 알지만)
저의 일생의 큰 트라우마가 되었고,
새어머니와 새새어머니는 나중에 보니 좋은 분들이었는데
아마도 아빠의 '이빨'에 속아서 결혼한 것 같아요.
돈도 없는데 있는 척,
젠틀한 척....

아버지가 재혼을 두 번 결정 할 때는 다 저와 떨어져 살던 때였으므로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아버지는 자기 밥해줄 여자,
돈 가져와서 가정을 정상적으로 보이게 해줄 여자가 필요했더라고요

아빠의 착해보이는 인상에 아마도....
자기 입이 너무 소중하고, 입성이 매우 중요한 분이고요
본인은 40대 이후로는 돌아가실때 까지 백수.
여자들을 이용해 먹은 것 같아요.
그러고도 살살 바람핀 것 같은게 두어 번 저에게 포착.

세번째 부인의 간병을 극진하게 받으며 돌아가셨죠.
세번째 부인도 착한 분이고 아버지보다 열몇살이나 어렸고

본인이 싱글맘이라

아버지에게 돈 갖다 바치고 그래도 가정이라고 꾸려보려고 노력하신것 같아요
노년 재혼이라 저와는 거의 상관없이 지냈고요

상을 치루는 마지막날,
그 새새어머니에게 제가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감사하다....그랬더니
아버지가 참 자기 좋은거만 하고 이기적인 사람인건 맞는데
그래도 사랑했고, 행복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훈훈하게 마무리했으면 좋으련만
장례 다치르고 정리하는데
새새어머니의 딸이 나타나서
저에게 악다구니를 얼마나 치던지..
니 아버지 때문에 우리 엄마가 얼마나 개고생한줄 아냐.....

아버지와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여전히 자식으로선 회한이 있지만,
남자로서, 남편으로서 아빠가 했던거..

소소하게 못되게 굴고, 여자들 무시하고,

자기 입만 중요해서 맨날 먹을거 타령하고

요리 못한다고 새엄마 무시했던거 생각하면...

너무 싫어요.

그래서 지금도
여자앞에서 권위적으로 굴고,
여자를 애교나 피우고 요리나 해주는 사람으로 아는

그러면서 밖으로는 로맨티스트이고 착한 남자인척 하는 

그런 남자들이 참 하찮게 보여요.

 

부모가 사람으로서 진실되지 않고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게 슬퍼요

그런데 내 안에서도 그런걸 많이 보게 되네요.

 

IP : 222.100.xxx.51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10.1 11:35 AM (118.235.xxx.2)

    남한테 기생하는 사람들이 있죠 ... 꼭 그런 배우자를 고르는 사람들이 있고. 근데 그게 약간 자기 자존감이랑도 연관되고 입성 번듯한 사람은 만나고 싶은데 외모도 좋고 성실하고 그런 사람은 소수에다 이미 임자가 있으니 .. 그런 선택하기도 하더라고요

  • 2. ........
    '25.10.1 11:36 AM (119.196.xxx.115)

    글을 참 잘쓰시네요~
    아버지가 안좋은분이긴해도 남자로썬 그랬을지언정 아버지로썬 님한텐 괜찮은 분이었다면 그것만 기억합시다.......ㅠ.ㅠ

  • 3. 우웅
    '25.10.1 11:37 AM (1.231.xxx.216)

    악다구니를 쓸거면 아버지 살아있을 때 본인에게 해야지

  • 4. 그츄
    '25.10.1 11:39 AM (119.196.xxx.115)

    악다구니는 그 아버지한테 살아있을때나 할것이지 그 딸이 뭔죄라고 와서 화풀이야
    그리고 지 엄마가 그러고 산건데 누가 그러고 살으라고 칼들고 위협했나

  • 5. 진진
    '25.10.1 11:44 AM (169.211.xxx.228)

    인간은 자기보존본능이 너무나 강력해서 이기적일수 밖에 없어요
    자라면서 교육으로 그 이기심이 조절되고 충동을 이길수 있게 되는거 같아요. 가끔 기질적으로 태어나면서 이미 그런 이타적인 자질이 있는 사람도 있는거 같구요

    저는 그냥 남들만큼 혹은 조금더 이기적이라는 걸 알고 인정합니다.
    내가 무슨수로 dna의 명령을 거역할 수 있겠어요.ㅎㅎ
    다만 아 내가 지금 이러고 잇구나 이럴려고 하는구나를 알아차려서
    이기심의 충동을 조절하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예측되는구나를 더 잘 알려고 해요

    그러면 조절되기도 하고 충동을 못이겨서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할수 없어요.
    우리 모두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들이니까요.

    아버지도 평범하다 못해 사소한 한 인간일뿐이었어요.

  • 6. 진심으로
    '25.10.1 11:51 AM (211.234.xxx.158)

    이해해요.

    사회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정말 인성도, 지능도, 행동도
    쓰레기급이여서 상종도 안 할 부류의 인간이
    내 부모라는게....얼마나 슬픈일인지...
    평생을 지고 가야하는.. 천형 같은 느낌..

  • 7. ...
    '25.10.1 11:52 AM (117.111.xxx.25)

    이부자매의 악다구니가 안됐고 원글님 마음도 알겠고... 슬프네요

  • 8. ..
    '25.10.1 11:52 AM (220.118.xxx.37)

    진짜 글 잘 쓴다.. 마지막 줄이 압권. 기승전결이 딱 맞네요. 아버지는 이기적이었고, 나에게서도 그런 측면을 발견하는 쓰라림이 어쩔 수 없이 있다.

    저 지금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원고 쓰는 중인데 엄청 부럽다...그래도 님 글을 읽으니 논리정연한 글에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가 있네요. ㅎㅎ

  • 9. ..
    '25.10.1 11:55 AM (220.118.xxx.37)

    근데 글 읽다 보니.. 엄마는 바람 나 나갔고, 아빠는 나에게 잘 해주셨다...에서 아빠는 재혼을 두 번 했고 평생 백수였으며 부인들에게 이기적이었다..로 바뀌니까 친엄마 의문의 1승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친엄마 dna도 님에게 있을 거예요

  • 10. ..
    '25.10.1 12:17 PM (118.235.xxx.203)

    그런데 내 안에서도 그런걸 많이 보게되네요
    =================================
    참 성숙한 분 같네요

  • 11. 친엄마 승일까
    '25.10.1 12:18 PM (222.100.xxx.51) - 삭제된댓글

    친엄마는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여
    모든 걸 뒤로하고 새인생 살러 나간거에요.
    그 덕에 저와의 천륜은 끊어진것이고, 전 실 끊어진 연처럼
    끝없는 허공에서 헤매며 살아왔어요.
    누구도 승이 아니고,
    모두가 패자구나...하고 느꼈는데요.

    50에 접어드니, 나의 상실 덕에 내 정서는 곪고, 낫고 하며 고유한 경험 자산이 생겼네요.
    이 정도면 아주 나쁘지 않다...셀프위로하며 삽니다

  • 12. 토닥토닥
    '25.10.1 12:20 PM (115.86.xxx.236)

    더 힘든건 뭔지 아세요?
    그런 부모의 나쁜모습이 내안에 있는걸 발견했을때요. ㅜㅜ
    유전자 무섭더라구요.
    어쩌겠어요. 내가 그런 부모밑에 태어난 거라.
    그냥 흘려넘겨야죠. 매가 뭘 어쩔 수 없는거를 인정하고 혹시 자녀가 있다면 난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거고 없어도 난 부모랑 다르게 살거야 하는거죠.

  • 13. 에휴
    '25.10.1 12:21 PM (125.178.xxx.170)

    그 마음 이해되네요.
    얼마나 상처 받고 살았을까요.
    안아주고 싶어요.
    행복하시길.

  • 14. 토닥토닥
    '25.10.1 12:22 PM (115.86.xxx.236)

    쓰고보니 원글님이 맨아래 쓰셨네요. ㅜㅜ

  • 15. 친엄마 승일까
    '25.10.1 12:22 PM (222.100.xxx.51)

    친엄마는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여
    모든 걸 뒤로하고 새인생 살러 나간거에요.
    그 덕에 저와의 천륜은 끊어진것이고, 전 실 끊어진 연처럼
    끝없는 허공에서 헤매며 살아왔어요.
    그리고 이제 노년에 자신의 궤적이 침범한 남의 삶, 자기 삶 다 보이겠죠.
    수해가 쓸고나간 흔적처럼
    우리가족 각자의 삶은 진흙과 먼지가 떨궈지지 않고 진부하게 남아있어요.
    젊은 시절에는
    우리가족은, 누구도 승이 아니고,
    모두가 패자구나...하고 느꼈는데요.

    50에 접어드니, 나의 상실 덕에 내 정서는 곪고, 낫고 하며 고유한 무늬가 생겼고,
    그것도 인생의 경험 자산이다..
    셀프 위로하며 삽니다
    이 정도면 아주 나쁘지 않다...

  • 16. 이건 다른 농담
    '25.10.1 12:28 PM (222.100.xxx.51) - 삭제된댓글

    쇼츠에서 미국인 스탠딩 코메디를 봤는데
    그 사람도 부모가 어릴때 몇번씩 이혼을 했대요.
    그러면서,
    나에게 half siblings(이복 또는 이부형제)가 넷이 있어
    (I have 4 half siblings).
    합쳐서 둘이야(so, total 2). 이러는데 사람들이 막 웃는 거에요.
    맨처음 뭔소리지? 했다가
    1/2 x 4=2를 이해하고 혼자 웃었네요.

    이 사람 코메디가 이렇게 자기 어린시절 이야기하면서 막 웃기는건데
    웃기면서 슬픈거 있죠.

  • 17. .....
    '25.10.1 12:32 PM (119.149.xxx.248) - 삭제된댓글

    그런 남자들 꽤 있죠 그런데 그런 남자를 사랑하고 남편이라고 떠 받들고 사는 결혼부심 여자들도 꽤 있는게 불편한 진실...-_-;;

  • 18. ㅇㅇ
    '25.10.1 12:33 PM (222.108.xxx.29)

    원글님 글 잘쓰시는데 일부러 문장을 안꾸며쓰셔도 돼요
    보통 글쓰기 초보들이 과한 꾸밈을 해놓고 뿌듯해하는데 실은 그 반대입니다
    담백한 문장이 가장 좋은 문장이에요.

  • 19.
    '25.10.1 12:38 PM (180.70.xxx.42)

    겉으로 드러나게 저런 사연이 있는 부모가 아니어도 내 부모의 가치관 인성 그리고 부모로서의 현명함이 부족해 보일 때 슬프죠 아니 아쉽다고 해야하나..

  • 20. 황혼이혼하고픈
    '25.10.1 12:43 P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제남편같은놈이 은근 많은듯.
    그중 젤 핱찮고 주제파악 못하는 남편놈

  • 21. 재혼한 여자
    '25.10.1 1:03 PM (211.206.xxx.180)

    따님.... 먼저 어리석은 자기 엄마를 탓해야..
    노년의 성인이 스스로 좋다고 굳이 선택한 남자를 어쩌란 건지.

  • 22. ㅇㅇ님
    '25.10.1 1:05 PM (222.100.xxx.51)

    이게 제 문제에요.
    위에 조금만 누가 글잘쓰시네요..칭찬해주면
    갑자기 막 기대에 부응해서 내가 아는 모든 어휘를 동원하고 싶은거요.

    주제 이탈이지만, 조언 마음에 둘게요

  • 23. ㅡㅡㅡ
    '25.10.1 1:07 PM (223.38.xxx.132) - 삭제된댓글

    그 험한 환경에서도 원글님 바르게 잘 성장하셨네요.
    그냥 그들의 인생이었던거에요.
    님이 어찌할 수 없는.
    감정적으로 너무 매몰되지 마세요.

  • 24. ...
    '25.10.1 3:36 PM (112.152.xxx.61)

    글 너무 잔잔하게 잘쓰세요.
    글쓴님 내면의 단단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잘 사실 거에요.

  • 25. ...
    '25.10.1 4:40 PM (118.235.xxx.146) - 삭제된댓글

    남이면 두번 다시 상종 안할 부류의 사람을 부모라고 둔 사람으로 동병상련이 느껴지네요
    그래도 남에게 헤꼬지 안했고
    감옥 안다녀왔고
    아직도 정서적 상처는 주고 있지만
    최악중에 최악은 면했구나 위안하며
    죽을때까지 돌봐줘야 하겠지요
    안보고 싶은데 그 부모가 치매라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9232 유튜브 열면 PDF 업데이트하라 나오는데 해도 되나요 2 Pdf 2025/10/01 1,320
1759231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3 맘편히 2025/10/01 2,232
1759230 베스트 백화점 vip 비슷한 반전 개그류 12 심심해서 2025/10/01 2,573
1759229 이 친구가 중3이라는데 1 ㅇㅇ 2025/10/01 2,821
1759228 어제 이런 일로 부부 싸움을 했어요. 1 ddd 2025/10/01 2,064
1759227 국방부장관이 방위출신이네요??? 32 2025/10/01 2,267
1759226 요새 다 어플깔라고해서 짜증이 6 ........ 2025/10/01 1,537
1759225 신용카드 발급하고 나서 등록 비밀번호요 2 자유 2025/10/01 576
1759224 직원 7명이 24시간 尹 수발 폭로글에 '발칵 15 o o 2025/10/01 3,698
1759223 과탄산 이야기가 나와서요 과탄산 찬물에 오랫동안 놔두는건 괜찮나.. 8 ..... 2025/10/01 2,272
1759222 둘째 딸 잘때 세뇌시키는 말... 6 ㅋㅋ 2025/10/01 3,197
1759221 정원오 서울시장 출마여부 고민 19 .. 2025/10/01 2,540
1759220 챗지피티 사진 나이 인식 7 어떤가요 2025/10/01 1,532
1759219 부동산 코로나때처럼 또 오를까요? 15 과연 2025/10/01 2,577
1759218 “피 같은 보증금 외국인 집주인이 먹튀” 중국인이 1위 12 ㅁㅁ 2025/10/01 1,611
1759217 고등아이 학원 그만두면 뭘해야할까요.. 10 2025/10/01 1,606
1759216 이 어려운 시기에도 새정부 대단하네요~ 11 .. 2025/10/01 2,383
1759215 82는 왜 서울 부동산 상승 소식을 안 믿나요? 61 .. 2025/10/01 3,645
1759214 얼굴 작아보이는 볼캡 알려주세요. 5 .. 2025/10/01 1,170
1759213 여드름에 아연, 비오틴까지 먹어주는 게 좋은가요. 9 .. 2025/10/01 1,215
1759212 2억5천으로 서울에서 살수 있는 아파트 있을까요? 8 맛있게먹자 2025/10/01 3,836
1759211 유통기한 지난 영양제 1 2025/10/01 935
1759210 트럼프의 막내아들은 재산이 벌써 2 .. 2025/10/01 2,893
1759209 약사들 원래 맨손으로 알약 만지나요..? 9 ... 2025/10/01 2,130
1759208 추석에 여행 ᆢ가기 싫네요 3 ᆢ6 2025/10/01 2,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