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낳으면 안될 이유가 20가지가 넘는것 같아요
육아 환경이 최악이에요
수도권 사는데 주위에 진짜 사촌 오촌 팔촌도 없어요
시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친정부모님은 삶의 터전을 떠나 저희 애 봐주러 오실 형편이 안됨.
남편은 무슨 협회 뭐시기 모임 뭐시기 모임 회장에 임원에 그게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타입이고
내 가족만 아는 집돌이 스타일이 아니라 동네 사방팔방 다 불려다니고
골프광이라 첫애 키울때도 일주일에 1.5 회씩 골프를 쳤어요
첫 애 키우는 내내 하루를 통으로 애를 봐준적이 없었고
무엇보다 남편 체력이 저질이라 집에 오면 누워있거나 밥먹고 TV 보고
애 육아 하는 내내 집안일 한번 도와준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저 첫애 키우는동안 만 4년 가정보육했거든요
혼자 진짜 정신과 약 안 먹고 버틴게 용할 정도로(대신 한의원은 다녔어요)
육아우울증 왔었고 애 좀 크고 나니 싹 사라지고 제가 프리랜서로 일 시작하고 나서
우울증상 전혀 없는 것으로 봐서 육아우울증 맞았던것같아요
또 첫째가 동생 낳지 말라고 한결같이 이야기해요
자기보다 어린 존재에 대해 딱히 호감이나 관심도가 없고 길에서 만난 아장아장 거리는 어린 아기들 보고
귀엽지? 해도 전혀 귀엽지 않다 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동생 낳다가 아플까봐 너무 무섭대요
이런 상황에서는 동생이 태어나면 시터를 매일 4시간 정도씩 쓰더라도
시터분 집에 가시면 첫째 아이가 딸인데 아무래도 보모 역할을 최소 3년은 할거같아요
제가 사력을 다해 아이한테 안 시켜려고 해도
엄마 도와줘. 엄마 이거 하는데 잠깐만 좀 봐줘. 이런식으로 안하고
집에 아무도 없는데 큰 애를 시터로 쓰지 않을까요? ㅜㅠ
사실 첫애 키울때 너무 정성껏 사랑하며 키우고
제가 K-장녀로 진짜 혀를 깨물고서라도 첫딸아이한테 동생 케어 안 시키려고 진짜 제가
사력을 다해 노력하겠지만
제가 동생 키우는 동안 첫애가 그동안 받아왔던 사랑을 뺏길 것은 분명하니
(사실 그래서 첫애 3~4살때까지는 동생 을 못 낳겠더라고요)
동생 낳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만가지가 넘는것 같은데
둘째 낳고 싶은 이유 딱 하나는. 그냥 제 본능인거 같아요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애 둘 엄마들이 너무 부럽고
나이 들어서도 늦둥이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 보면 진짜 부러워요
남편이 집돌이였으면 둘째 당연히 낳아요
근데 남편이 저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는데 둘째 낳으면 안되겠죠 ㅠㅠㅠㅠ
남편도 낳잔 소리는 안해요 자기 주제는 알아요 다행히...
어쩌죠 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