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97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3794 낫또를 좀 먹기좋게 만들면 안되는걸까요 29 ... 2025/06/09 3,037
1723793 관저에 집기가 없었대요. 44 .. 2025/06/09 15,098
1723792 뉴스타파 대통령 브리핑실 가나요 21 oo 2025/06/09 3,863
1723791 그 수영장 강아지수영장인가요? 10 2025/06/09 3,198
1723790 강남 부자들이 대선전 주식을 사놓았대요. 12 얌체 2025/06/09 7,359
1723789 이 목베개 어떤가요 2 목디스크 ㅜ.. 2025/06/09 724
1723788 이재명 네 맘대로 해봐라.. 13 .. 2025/06/09 3,111
1723787 하버드 나온 이준석의 영어 22 차라리내가낫.. 2025/06/09 7,458
1723786 쿠팡의 로켓와우 상품은 직수입정품인가요? 5 .. 2025/06/09 1,105
1723785 뉴탐사에서 오광수 민정수석 비리 보도 하네요. 32 실방 2025/06/09 6,400
1723784 비빔국수 시판 양념장 뭐가 맛있나요. 5 .. 2025/06/09 1,480
1723783 샤워할 때 서서 내려다 보면요 3 저기요 2025/06/09 3,556
1723782 오설록 아이스티 3 2025/06/09 1,008
1723781 허리 통증, 초음파 봐주는 곳 있나요? 오랜 통증 2025/06/09 335
1723780 주식리딩사기 3 도움 2025/06/09 1,604
1723779 보톡스맞고 격렬한 운동 언제쯤 가능한가요? 2 .. 2025/06/09 929
1723778 트럼프가 불체자들 싹 다 쪼까냈으면 좋겠어요 7 26년전인가.. 2025/06/09 2,119
1723777 브래드핏 오빠는 60대가 젤 멋지네엽 16 ㄱㄴ 2025/06/09 3,195
1723776 고급 파운드케잌 도우미분께 나눠드렸는데요 91 oo 2025/06/09 21,847
1723775 만취 20대, 정치성향 묻더니 택시기사 폭행 11 2025/06/09 2,852
1723774 30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금방인거 같죠? 4 .... 2025/06/09 2,858
1723773 학원하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참 가관이네요 5 oo 2025/06/09 3,656
1723772 마트 쿠팡 네이버 전부 배송 금지시키고 더 저렴한 플랫폼 쓰는것.. 18 오케이강 2025/06/09 4,694
1723771 갑자기 야채값이 내렸어요. 65 여름 2025/06/09 8,898
1723770 상속세 신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4 .. 2025/06/09 1,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