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3년만에 절반의 화해

종달새 조회수 : 1,592
작성일 : 2025-04-07 07:39:04

2022년 대선을 며칠 앞 둔 3월 4일, 단골 이발소에 들렸다. 그날따라 손님이 밀렸는데 머리를 깎고 있는 분이 윤비어천가를을 어찌 부르는던 지 슬슬 부아가 치올랐다.

 

밖에 나와 미련하게도 못 끊은 담배로 뿔난 심사를 달래고, 저 소리를 듣고 있는 분들의 반응이 어떠했을까 궁금해서 머리 깎을 생각도 잊고 그와 가까운 찻집으로 옮겨 마주 앉았다.

 

다짜고짜,

나~ 윤석열후보를 아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절대 반대하는데요.

그~ 그렇습니다. 정의로운 검사 출신으로 부정부패를 날릴 적임자입니다.

나~ 아무런 준비 없이 후보가 되어 자칫 국가 운영을 검사의 입장에서 한다는 건가요?

그~ 검찰 경력이 준비 기간 아닙니까?

나~ 부정부패를 날리지 않고 스스로 저지르지 않을까요?

 

본격적으로 상호 오가는 말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고교 교장 출신이라면서 무조건 종북 운운하는 말까지도 사용해 나는 화딱지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피차간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로 너 이자식 잘 걸렸다 할 정도로 멱살잡이 싸움으로 돌변했다. 찻집 주인이 뜯어 말릴 정도가 되었으니....내가 봐도 늙은이들이 다투는 꼴이 우습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가 발표한 성명서 내용을 들이밀면서 윤석열의 인간됨이며, 죄 없는 자를 죄 있는 자로, 죄 가벼운 자를 무겁게, 죄 있는 자를 없게 또는 가볍게 만드는 우리 검찰의 대표가 특수부 출신윤석열 아니냐? 건방지게 왕 자를 쓰고 나와 고자세의 태연한 모습, 건건희의 가증스런 사과기자회견, 국민을 상대로 주먹질이나 하고... 당선되면 기고만장의 독재할 놈이라고 내가 느끼고 있는 바를 열나게 나열했다.

 

그는 나이 꽤나 처먹은 별 놈을 다 보겠다며 찻집에서 먼저 나갔고, 그 후로 만나지 못 하다 금년 들어 이발소에서 쓴웃음지으며 몇 번 얼굴을 스치며 지나갔다. 태극기집회에 적극 참석하는 극우세력의 골수분자인 그였다.

 

어제 그에게서 전혀 뜻하지 않은 전화가 왔다. 약속 장소에 한 시간이나 일찍 나가, 서로 차분하게 그 동안의 얘기들을 나누며 3년간의 매듭을 풀지 못 하고 입장 차이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는 하지만 상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그렇다. 우리는 서로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내가 옳으니 네가 옳으니 하고 핏대 올릴 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토론하는 데에 미흡하다. 그러한 토론의 토양이 마련되지 않아서일까?

 

지금부터라도 교육 현장에서 토론교육의 활성화로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을 길러야겠다.

 

 

 

IP : 220.78.xxx.2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ㅂㅇ
    '25.4.7 7:41 AM (121.136.xxx.229)

    그런 사람이 교장 출신이라니 끔찍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8371 올리브유 단일 품종 아니면 별로인가요? 6 ... 2025/04/07 1,086
1698370 심우정 심상정 5 새로운 발견.. 2025/04/07 2,199
1698369 지금 전세계 경제 망했어요......트람프 때문에 17 d 2025/04/07 8,077
1698368 항상 친정에 신세지자는 남편한테 서운해요._내용 지웠어요. 31 서운해 2025/04/07 5,480
1698367 이재명이 계엄하면 어떻게 푸나요? 55 ... 2025/04/07 4,200
1698366 헌재, 박성재 법무장관 탄핵심판 10일 오후 2시 선고 1 줄을서시오 2025/04/07 1,174
1698365 11월에 혼주석에 앉아야 되는데요 5 조언 2025/04/07 2,350
1698364 지금 아프신 분들께 드리는 당부 11 ... 2025/04/07 3,359
1698363 결혼식 한달 남았으면 엄청 바쁘지 않아요? 7 몰라 2025/04/07 1,742
1698362 정준희 교수왈 (우원식) 개헌논의는 개소리로 무시 8 . . 2025/04/07 2,294
1698361 그러고보니 쥴리 성형외과 주치의도 4일자로 접은거죠? 6 개사과들아 2025/04/07 3,489
1698360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조언부탁해요. 8 .... 2025/04/07 1,297
1698359 우원식이 최상묵 탄핵 막고 있는게 사실이었군요 14 왕수박 2025/04/07 4,309
1698358 예쁘다, 미인이다 소리 들으면 뭐라고 인사하세요? 34 음... 2025/04/07 4,331
1698357 사람 피해도 많고 동물들 피해도 엄청난데 조용히 기부할수 있는곳.. 2 산불 2025/04/07 969
1698356 자기들도 헷갈리기 시작한 수박 24 ㅈㄹ하세요 2025/04/07 3,802
1698355 아 시끄럽고 방 빼라고!!! 21 개사과들아 2025/04/07 1,968
1698354 모임회비 문제 조언 17 . 2025/04/07 2,483
1698353 한법재판소장은 왜 권한대행인가요? 13 ㅣㅣ 2025/04/07 2,346
1698352 제가 건강이 악화됐는데 남편이 건강이 중하니 퇴사를 권하는데 69 ㅇㅇ 2025/04/07 6,653
1698351 개헌이 의도가 이거였어? 7 ... 2025/04/07 2,748
1698350 로보락 구입할려고 합니다 3 ㄴㄴ 2025/04/07 1,423
1698349 물병 추천 ... 2025/04/07 420
1698348 오픈대머리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알고는 있어야 할 거 같.. 10 .... 2025/04/07 1,471
1698347 수영인 탈모.. 두피 맛사지 잘 아시는분... 6 bb 2025/04/07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