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데 가족 모두 집에 있게 되었네요. 집안 일도 손에 안 잡히는데 세 끼 차리기 싫어서 점심엔 다같이 나가서 뭐 살거 사고 간단히 밥 해결하고 들어오기로 했어요. 옷입고 화장하고 있는데 중딩 아이가 옷 찾아달라고 제 방 문을 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엄마, 어디가 아파요? 스트레스예요? 내란 스트레스? 뭔 소린가 싶어 돌아봤더니, 아이가 울먹거려요. 엄마, 밤사이에 눈썹이 다 빠졌잖아요!! 너무 걱정을 해서 그런 가봐요 ㅠㅠ
내가 지난 13년 동안 이 아이한테 화장 안 한 민낯을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 그건 말이 안 되고 이제 사춘기에 접어드니 사람 외모가 눈에 들어오는 건지요. 하긴 제가 직장갔다 와서 밥만 차려주고 세수도 안 하고 쓰러져 잔 적이 많으니까 눈썹 다 지운 맨 얼굴을 잘 못 보긴 했죠. 하여간 금쪽같은 내 새끼눈에 눈물까지 뽑아낸 나쁜 인간들 하루빨리 싹다 물러가길 다시한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