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돌아가신지 10년도 더됐네요.
처음엔 아빠가 무서웠고, 싫었고,
절대 이해할 수 없었고,
엄마랑 이혼하면서 자식인 제가 겪은 상처가 컸어요.
그런데 저도 점점 나이를 먹으니 아빠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빠의 유년시절 받았던 상처,
성장과정, 아빠의 타고난 기질 등등..
심리학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사람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들이 있잖아요, 그런걸 접하면서
드디어 아빠가 했던 모든 행동들이 이해가 됐어요.
그러니까 밉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아빠는 어찌보면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빠 스스로 떠나고 싶어하셨죠..
아빠가 보고싶어서 운적은 거의 없는데
가끔씩 아빠가 보였던 흔적이 드러나면 마음이 찡 해요.
참 안타까웠던 사람, 세상을 잘못타고났던 사람..
가족관계증명서에 아빠 이름에 사망 이라는 단어가 있고,
건강보험자격득실 떼보니 아빠 회사 이름이 쭈루룩 뜨는데
유년기에 아빠가 그토록 힘들게 일했던 공장들 이름 나오니까 마음이 또
살짝 아파와요.
만일 아빠가 제 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빠는 훨씬 행복하게 살았을거예요.
본인이 좋아했던 지식 탐구도 맘껏 하고,
본인이 왜 괴로웠는지 심리학적으로 이해도 했을테고,
세상 문물 많이 보고
유투브로 보고싶었던 것 보며 재미나게 사셨을텐데......
너무나 가난하고 불행했던 가정에서 자랐던 아빠는
배운 것이 없어
평생 공장일과 농사일만 하시다가 가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