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어머니가 드시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
평소에도 잘 드시고 양도 성인남자만큼 드세요.
매끼 국에 말아서 한대접씩 세끼 다 드시고 고기반찬만 찾으세요.
어제는 냉면이 먹고 싶다고 아침일찌 전화가 와서 점심에 사다드린다고 했더니 당장 먹고 싶다고 하셨어요.
수술하고 몇개월 병원과 요양병원에 계시다 왔는데 병원에서도 매끼 다 드시고, 요양병원에서도 병원밥 드시고 그 외에 따로 먹고싶은게 많아서 늘 가져다 드렸어요.
그전까지는 혼자 사시며 식사를 만들어 드셔서 얼마나 많이 드시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 당신손으로 못해 드시니 저희가 준비해서 가져다 드리는데 어머니가 식성이 이렇게 좋았나 싶을만큼 많이 잘 드시네요.
이제 계속 해다드리거나 사다드려야 하는데 힘들고 돈도 많이 쓰게 되네요.
저희 부부 두사람 식비보다 어머니 한 사람 드시는게 더 많이 나가요.
그리고 갈수록 미안함이 없어지고 당당하게 먹고 싶은것들을 말하고 당장 가져오기를 원하고...
90인데 치매가 오는건지, 그런데 돈 같은건 철저하게 따지고 계산해요.
평소에도 돈에 지독하고 자식들에게도 절대 손해 안보는 분이에요.
아프고 나서 어리광을 부리는건지 치매가 오는건지...
그런데 돈 얘기 할때는 멀쩡하고 또렷하고...뭔가 이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