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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후반 아줌마, 아이슬란드 여행 다녀왔어요^^

죽어도좋아 조회수 : 7,617
작성일 : 2025-02-16 20:43:03

매우 길고 주관적인 여행 수다인점 참고해 주셔요 ^^

 

네, 얼마전 이 추운 겨울에 더 춥고 밤이 긴 북극의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10박12일의 일정, 저포함 혼자 참여하는 여성들 5명과 부부 한팀으로 이루어진 드문 구성의 세미패키지 여행 

한겨울에 추운 겨울나라 뭐 볼거 있냐고 거길 가냐는 질문을 주변에서 많이 받았는데 글쎄요.. 가기 전에는 빙하와 눈과 밤하늘을 보고 싶어서였는데 다녀오니 제가 겨울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모험과 사람에 관심이 많구나.. 알게 되었고, 아이슬란드 이상의 겨울풍경이 지구상에 있을까 하는 저만의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60이 다 되어도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이 아직 많고 아직 못만난 좋은 사람들도 많구나 하는 생각도..

그런데! 출발부터 덜컹덜컹~

 

 

1. 출발 전날

다음날 밤 11시 출발이었기에 저는 거실에 펼쳐놓은 캐리어에 필요한 것들을 던져만 놓고 내일 낮에 천천히 쌀 계획으로 잠자리에 들었어요 

그런데 밤 11시 넘어 전화가 온거예요 

아니 이 밤중에 누가 전화를!하며 봤더니 여행사 팀장님

타고 가기로 한 비행기가 파업으로 캔슬되었다고.. 다음편은 이틀 뒤라 다른 비행편으로 바꿀껀데 그래도 여행 가시겠냐는 전화였어요 

좀 편한 자리로 미리 지정도 해 놓았는데 남은 자리에 끼어앉아 20시간 가까이 갈 생각을 하니 잠시 깜깜했지만 그렇다고 겨울 맛을 보려고 가는 여행을 내년 겨울로 미룰 수 없어서 간다고 했죠 

잠시 후 다른 항공으로 급히 잡혔는데 출발이 다음날 아침 8시반이라는 전화가 옴 ㅠㅠ

그 시간에 출발이면 늦어도 집에서 5시에는 나가야 하는데 잠은 다 잤네 ㅜㅜ 라는 생각에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지만 (방학때면 일찍 눈떠지고 개학날은 유난히 졸리운 심리ㅎㅎ) 할 수 없이 일어나 불켜고 짐싸기 테트리스 시작! 

그래도 짐싸는건 잘해서 착착 싸고 새벽배송으로 시킨 것들은 포기해야겠구나 했는데 핸폰을 보니 배송완료! 반가운 맘으로 집어들고 가방에 넣어 공항으로 출발 

차 안에서 정신없이 자고 공항에 도착해보니 7명중 6명은 5말6초, 저랑 룸메 하기로 한 친구만 제 나이의 딱 절반 ㅎㅎ(그 나이에 패키지 여행에 룸메까지??!!라고 하실 분들이 많겠지만 저도 한번도 안해본 짓을 이번엔 한번 해보고 싶은 맘이 이상하게 생겨서 자원해서 저질렀고 결국 딸뻘 룸메와 팔짱끼고 신나게 뛰노는 케미 찰떡 친구가 되었다는 훈훈한 결론 ㅎㅎ) 

만나서부터 비행기 타러가는 짧은 순간에 시원시원한 성격과 재미와 웃음을 쉬지않고 주는 그 친구 덕에 신나게 탑승~ 

 

 

2. 출발

헬싱키에서 런던으로 경유지가 바뀌고 계획과 다르게 좌석도 바뀌어 이코노미 세자리의 가운데에 끼어앉게 되었는데 1초 눈앞 캄캄의 순간이 지나고 슬슬 모험심이 발동하면서 '이번 여행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거 보니 뭔가 재미있는 여행이 되겠는걸?'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여행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어요 

힘들줄 알았던 좁은 자리에서 잘 자고 잘 먹고 옆자리 첨보는 학생과 수다도 떨며 15시간 비행 후 비틀즈 노래 들으며 런던 공항에 도착

내려서 잠시 쉬었다가 아이슬란드에어 비행기로 갈아탔는데 오호~ 비행기 안이 무슨 버추얼게임하는 곳인줄 

파랑과 분홍 형광빛이 곳곳에 비추고 의자도 우주선 내부처럼 널찍하고 얄쌍한 가죽좌석에 핑크베개에 의자폭 꽉차게 커다란 최신식 스크린에 SF 영화 분위기.. 실내도 반짝반짝, 막 공장에서 나와 첫비행하는 비행기 느낌!

3-3 자리의 작지않은 비행기였는데 승무원이 오더니 승객이 없다고 앉고싶은데 앉으라고 해서 다들 자리 골라서 널널하고 여유롭게 비행

비행기가 좋아서 그런가 3시간반은 왜 이리 후딱 가는지.. 그리하야 웰컴 투 아이슬란드!

 

 

3. 아이슬란드

겨울 아이슬란드 여행을 한마디로 하자면 지구상의 어떤 한 나라를 여행한게 아니라 '겨울'이라는 계절, '겨울'이라는 말이 담고있는 모든 것들의 한가운데 풍덩 빠졌다 나온 기분이예요 

하늘의 별빛 수가 땅의 불빛 수보다 많은 곳, 불과 얼음의 땅으로의 여행 ~

 

*하얀 눈... 아이슬란드에 눈이 내리면 어디까지가 산이고 하늘인지 모르고, 내가 진공상태에 떠있는지 세상이 뒤집어졌는지 지금껏 사용해온 감각으론 인식이 안돼요 

그래서 꿈을 꾸고 있나, 내가 살아있는거 맞나 (=여기가 천상인가) 하는 극단적인 ㅎㅎ 생각까지도 들어요 

그곳 하늘은 특이하게 날씨에 따라 공간감, 입체감이 없어져 버려요 

높다, 깊다, 멀다라는 느낌을 아예 느낄 수 없어서 하늘이 흰색, 푸른색 종이장처럼 느껴지는 신기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그리고 용암으로 인해 산과 길, 해변이 검은색인데 그런 산에 내린 눈은 옛날 미술시간에 고무판을 칼로 쭉쭉 긁어내어 찍어낸 흑백의 판화같이 강렬해요 

그런 흰색의 세상에 아침 9-10시쯤 해가 떠오르려고 꿈틀대면 하늘이 어두운 코발트블루로 찐해집니다 

나의 시야에 들어오는 세상의 반은 하양 나머지반은 강렬한 찐파랑.. 둘로 나뉘면 또한번 어질해져요 

너무 아름다워서...

참, 특이한 고드름도 봤어요 

밤새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날렸는데 아침에 나가보니 처마 끝 고드름이 아래로 죽죽 매달린게 아니라 땅과 수평으로, 잘세운 속눈썹처럼 앞으로 길게 맺혔더라고요 

친구에게 고드름 사진을 보냈더니 사진이 왜 옆으로 돌아갔냐고 ㅎㅎ

 

*세상 처음 경험한 강풍... 저희는 인원이 적어 밴을 타고 다녔는데 좋은데 있으면 차를 세워 근방을 누비고 사진도 찍고 자유롭게 다녔어요 

한번은 백두산 천지처럼 분화구에 호수가 생긴 곳이 너무 멋져 호수 옆에 차를 세우고 사진찍고 구경하는데 갑자기 강풍이 불어 사람들이 휘청휘청, 차도 흔들흔들, 저같이 작은 체구는 몸을 반쯤 숙이고 투우장 소처럼 상체를 숙여 머리를 들이밀고 차체에 붙어 가야 겨우 걸어가는 수준의 강풍

그때 누군가 차에서 뭘 꺼낸다고 뒷문을 살짝 열었는데 바람에 문이 빠작!하며 젖혀지고 문이 안 닫히는거예요

다들 용쓰고 힘써서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팀장까지 남자 둘이 붙어도 안되고, 옆 호수에선 얼음이 둥둥 떠서 슬러시처럼 걸죽한 얼음물이 꿀렁꿀렁 파도치고... 그와중에 차랑 굴러 호수에 빠지면 익사인가 동사인가 어울리지 않는 질문이 떠오르고... 지나가는 차나 개미새끼 하나 없어 응급콜을 해야하나 의견 분분 ㅠ 

겨우 문짝을 두꺼운 벨트로 묶어 대충 고정시키고 산을 오르는데 길은 얼고 차는 엉금엉금 휘청휘청, 길옆에는 바람에 뒤집어져 나동그라진 빈 승용차도 발견 ㄷ ㄷ

시내 렌트카 사무실로 돌아가는데 절벽 아래 호수로 떨어질까 무서워 눈 질끈 감고 의자 꽉잡고 갔네요 

한국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하면서..

아이슬란드는 사람보다 자연이 주인인듯 해요 

절벽이나 험한 살길 도로에도 한국처럼 가드레일이나 추락방지석 같은 장치가 없어요 

빨랫줄같이 가는 줄로 군데군데 쳐놓거나 사람그림에 대각선 그은 색종이크기 진입금지 싸인 박아놓은 정도 

알아서 구경하고 내 목숨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어쨌든 그 강풍에서 살아나오니 그새 무서움은 잊고 또다른 자연의 웅장하고 경이로운 모습에 탄성 지르고 다녔다는 ㅎㅎ

 

*말로만 듣던 푸른 빙하...대한민국 땅 넓이에 도봉구민의 인구수를 가진 아이슬란드 

작은 동네같은 수도 레이캬비크를 벗어나 인간과 인간의 흔적들이 전무하다시피한 곳들을 달리면 속이 뻥 뚫리고 내려서 어디든 달리고 날아보고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달리다보면 멀리 산 꼭대기에 하얀 지붕이 보입니다 

눈이 아니라 빙하가 시작되는 빙원인데 제일 큰 바트나요쿨은 서울시 8개를 합친 넓이예요 

그런데 그곳에 가까이 갈수록 입이 점점 벌어져요 

그 하얀 지붕의 곳곳에서 혓바닥을 길게 뺀 것처럼 희고 푸른 빙하가 넘실넘실 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우리 눈에는 얼음바위들이 빼곡이 박혀있는듯 보이지만 일년에 4미터를 움직이며 쪼개지고 한다니 빙'하'(얼음'강물')라는 이름 그대로죠 

제가 태어나서 본 것들 중 최고였고 탄성조차 지를 수 없었어요 

이세상 것 같지 않고 순수라는 말의 뜻이 바로 저거다 싶게 깨끗하고 이물질없는 푸르고 말간 덩어리 (옛날 캔디바 색깔을 떠올리면 비슷 ㅎㅎ)...  보고있으면 뭔가에 홀리는듯 해요 

더구나 몇만 캐럿 다이아같은 얼음바위가 새까만 모래사장에 얹혀있으면 색의 대비로 더 신비로움

하루종일 빙하만 바라보고 있어도 좋을.. 시간도 멈출 것 같은..태고적 원시의 아름다움이 저렇지 않을까 하는... 게다가 내 귀가 먹었나 싶게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곳에서 푸른 빙하색 하늘을 이고 앉아 푸른 빙하를 보고 있자니 어디 별세계에 와있는줄

몽환적, 환상적, 신비로움... 이런 말이 찾아갈 자리가 그곳이예요 

빙하 트래킹을 하면서도 수천수만년 전에 만들어진 빙하, 그 만년의 시간을 직접 만지고 밟는 것은 짜릿하고 소름돋는 경험이었어요 

 

*찍는 사진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아이젠끼고 스틱들고 올라가 굵은 초 수백개가 녹아 흘러내린듯 절벽타고 얼어붙은 얼음 사진, 사람이 밟아보지 않은듯 깎아지른 절벽과 계곡, 눈부시게 하얀 태양이 새파란 하늘과 금빛 구름속에서 빛나는 사진, 산꼭대기에서 저 아래 평원으로 연결되는 실선같은 길을 따라 걷는 개미새끼만한 사람 사진 등을 보냈더니 남편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가져온 사진이냐고 ㅎㅎ

제가 닿지 못할 가파른 절벽에 비친 제 그림자도 신기하고, 강을 따라 쪼르르 놓인 얼음장들이 하얀 바둑알처럼 반들반들 빛나는 것도 예쁘고, 땅을 밟고 걷는데 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하늘 위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듯 보이는지 희한함... 둥글게 휘어진 지평선도 봄 

산길 가다가 아직 남아있는 블루베리도 따먹고, 폭신폭신 초록 이끼도 사진에 담고, 눈에 덮혀 수묵화같은 분화구 풍광, 거기서 눈먹고 사는 괴물마냥 걷다가 한주먹씩 눈을 집어서 먹고, 화산지대에서 붉은 흙 사이사이 옥색으로 끓는 물과 마녀의 솥단지처럼 푹푹 올라오는 수증기, 아무 것도 없는 평원에 우뚝 줄지어선 설산들은 호쿠사이의 파도 같았고 (파도 그림 검색하면 제일 앞에 나오는 그림) 하얀 땅과 산을 뺀 나머지 천체에 해가 지며 분홍빛이 퍼지는데 또다시 어질어질.. 차세우고 다들 평원에 나와 입벌리고 노을멍.. 빈혈도 없는데 현기증 유발 풍경이 넘 많아요 ㅎㅎ

 

*오로라와 별... 솔직히 저는 빙하에 입 벌어지고 심쿵해서 오로라는 눈물날 정도는 아니었어요. 밤하늘에 초록빛이 너울대고 사라졌다 다른 곳에서 나타나고 회오리치고.. 하는 모습이 멋지긴 했는데 파란 밤의 하얀 설산, 깨진 유리조각 찾겠다고 불 비출 때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빛을 내며 존재를 알리듯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이 더 감동적!

그리고 북극이라 그런가 산에 뜬 달이 넘 크고 가깝게 보여 산꼭대기에 걸려 긁히고 부서질까 걱정될 정도, 오리온 카시오페아 북두칠성도 손가락에 닿을듯 가깝게 보여 놀랐어요 

북두칠성은 국자가 아니라 포크레인 수준 ㅎㅎ

여행 첫날, 새벽 1시 반쯤 화재난듯 절박하게 멤버들 방문을 두들기며 "오로라 떴어요 !!!!!!!"를 외치던 팀장님을 따라 잠옷에 패딩만 걸치고 문밖으로 뛰쳐나가 신나게 보고 사진찍고 한 뒤로는 한층 여유로운 모습으로 오로라를 관찰 (생수나 화장지 품절 때 한박스 쟁여놓은 사람의 여유같은? ㅎㅎ) 

 

*마지막날 밤... 마지막날은 바닷가 옆 뻥뚫린 벌판에 직사각형 박스같은 단층 호텔에 묵었는데 주변에 등대, 집 5채 정도가 전부인 곳(분위기는 딱 에드워드 호퍼 그림) 

룸메랑 그날은 밤새고 놀기로 하고 컴컴한 바닷가 제방에 올라가 팔벌리고 바닷바람도 맞고, 드넓은 평지에서 하늘의 별도 구경하다 벌판을 뛰놀다 배가 고파 방에서 생라면과 맥주를 갖고 나와 벌판 한가운데 앉아 (거기 땅은 대부분 풀밭이라 아주 푹신하고 기분 좋아요) 둘만 들리게 노래 틀어놓고 흥얼거리다가 춤도 추다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북극 버전 논두렁 파티를 즐겼어요 ㅎㅎ

그러다 바닷가 끝에 있는 등대에 가보자고 했죠 

그 시간에 호텔 밖 벌판의 생명체는 룸메와 저 단 둘!

멀리서 볼때는 빨간 줄 그어진 하얗고 귀여운 등대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검푸른 바닷가에 허연 건물, 저희 둘의 검은 그림자까지 비춰서 살짝 으스스한 기운이...

내부에 불이 켜져있었지만 저는 사람이 없다, 룸메는 아니다 나무 의자랑 책상이 있는거보니 사람이 있는거 같다고 하길래 제가 저기 의자가 어디 있냐고 아무 것도 없는데.. 했더니 룸메가 저기 나무 의자 안 보이냐고, 왜 안 보이냐고.. 

입구 쪽에 작은 유리창이 딱하나 있는데 저에겐 흰 벽 말고는 안 보였어요 

순간 우리 같은 곳을 보고 있는거 맞냐고.. 왜 누구에겐 분명히 보이는데 다른 사람 눈엔 안 보이는건지 ㄷ ㄷ

영화를 너무 봐선지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인간 맞나 1초 의심도 들고..ㅎㅎ

갑자기 둘다 무서워 악~ 냅다 뛰려는데 제 눈에 누런 무언가가 얼핏 보여 발뒤꿈치 들고 다시 보니 의자가 보이더라고요 

제가 룸메보다 키가 작았던 것 ㅋㅋ

그순간 둘이 깔깔 웃고 어휴 ~ 수명 단축되는줄 알았다고... 룰루랄라 어깨펴고 호텔 근처로 다시 귀환

돌아와서도 오로라와 별 본다고 벌판을 헤집고 다니고.. 마지막날 오로라는 광활한 하늘을 가로질러 무지개 다리처럼 길게 연결되듯 너울거렸어요 

어디와 어디, 누구와 누구를 연결하는 다리일까...

그렇게 아침이 되고 짐싸면서 룸메랑 저는 이번 여행을 넘 즐겁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두세번씩 인사 나누고 팔짱끼고 비행기 안에서도 끊임없이 수다떨며 즐겁게 왔어요 

물론 심한 터뷸런스로 비행시간의 1/3 정도를 강풍에 날리고 (비행기가 앞으로 날아야지 왜 옆으로 날리는지 ㅠㅠ) 눈썰매타듯 우당탕 엉덩이 긁고 뚝 떨어지고.. 룸메는 옆에서 얼굴 허얘지며 토하고 멀미하느라 고생..

이러면서까지 다음에 또 가야하나 싶었지만 그 괴로움도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싹 잊어버리고 룸메와 뜨끈하고 얼큰한 순두부 백반 한그릇씩하고 귀가^^

 

 

4. 여행이 끝나고

다녀온지 20여일이 지났는데 여운이 사라지기는 커녕 점점 진해지네요 ㅠ

현지서도 꿈같던 풍경은 진짜로 꿈 속 풍경이 되었고 빙하타고 내려온 둘리라도 만나 수다떨고 싶다는 요상한 생각도 들고.. 시벨리우스, 그리그를 들으며 서울시내 눈덮힌 산자락을 헤메요 ㅎㅎ

그곳 생각이 간절해질 때마다 그곳에서 산 털모자를 한번씩 꺼내 만지작거려요 

며칠을 못참고 그 매력덩이 룸메와 만나 뒷풀이 하고, 만난 날 눈까지 내려 아이슬란드 추억 소환하며 눈길도 걷고 눈사람도 만들고 서로 사진 찍어주고..

한번씩 연락하며 다음 여행 계획도 세우고

저야 지금은 일도 안하고 시간이 넘치지만 젊은 나이에 자기일 열심히 하며 돈벌어 시간쪼개 여행하고 다른 공부도 하며 업그레이드를 준비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멋지더군요 

예의바르고 재미있고 타인의 시선보다 내맘 끌리는대로 열심히 사는 모습보며 존경한다 했어요 

엄마뻘 아줌마와 재미있게 놀아줘서 고맙다고 했고 첫날엔 저보고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이젠 누가 물어보면 친구라고 해요 ㅎㅎ

 

한겨울 더 추운 곳으로 뛰어들어 예기치않은 일들이 많았지만 그 바람에 아주 쫄깃하고 추억이 많은 여행이 되었어요 

한가지 정보, 아이슬란드 옷 브랜드에 대해 말하자면 유명한 것이 둘 있는데 기능면에서 끝장이예요^^

66°North와 icewear인데 전자는 좀 비싸고 후자는 상대적으로 싸요

icewear 패딩을 현지에서 구입해 입었던 멤버가 어쩌다 센 파도에 물을 홀딱 뒤집어썼는데 패딩입은 부분만 겉도 안쪽도 잠수복 입은듯 물한방울 안 젖어서 철벽방수기능에 다들 감탄을 @@ (제가 산 모자도 완전 후끈~)

 

인간의 시야는 좁고 인간이 먼지같다고 느끼게 해준 아이슬란드의 자연

이 작은 눈에 미처 담지 못하는 넓고 경이로운 자연은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선물이구나..

지금 집 거실 창밖 하늘과 구름, 바람과 햇빛도 선물이라는걸 기억하고 감사해야겠다고 참하게 마무리 ^^

희한하게 여행갈 때마다 친구를 한명씩 사귀는데 보물같은 사람이 어디에 숨었다 이제 나왔나 감사함도...

지구에서 우주로 다이빙하는 점프대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아이슬란드가 아닐까 생각해요 ^^

 

 

IP : 220.117.xxx.100
6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25.2.16 8:49 PM (140.248.xxx.2) - 삭제된댓글

    우리 고딩딸이 대학가면 젤 가고싶운곳이 아이슬란드래요
    이거 보여줄께요
    미국 유럽 아시아 안가본데 없는 아이인데,
    아이슬란드는 못가봤거든요

  • 2. ...
    '25.2.16 8:54 PM (118.235.xxx.83)

    멋지셔요 ^^

    언젠가 가야지 꿈만 꾸던 곳인데
    읽는 것만으로도 다녀온 것 같아요
    더 나이 들기 전에 다녀와야겠어요

  • 3. 좋은 구경하셨네요
    '25.2.16 8:54 PM (220.82.xxx.79)

    사진도 올려주세요

  • 4. 이 집
    '25.2.16 8:54 PM (151.177.xxx.53)

    여행맛집이네.
    빙하이야기 넘 재미있음요.

  • 5. ..
    '25.2.16 8:54 PM (121.137.xxx.171)

    아유!
    좋으셨겠다.
    도파민 냄새(냄새가 있다면)가 여기까지 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여행기 잘 읽었어요.
    좋은 룸메 진짜 큰 행운이죠.

  • 6.
    '25.2.16 8:56 PM (59.10.xxx.58)

    너무 재밌고 부러워요

  • 7. ...
    '25.2.16 9:00 PM (114.203.xxx.111)

    와 대단하시네요 재미있어요
    자신의 취향도 있고 외부를 감각적으로 잘받아들이고
    과정을 사색하며 받아들임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누구나 볼 수 있지는 않은거 같아요

  • 8. 재미있게
    '25.2.16 9:06 PM (116.126.xxx.94)

    글을 잘 쓰셨네요. 겨울에 아이슬란드 가볼까 생각했는데 글을 읽으니 더욱 가고 싶어지네요.

  • 9. ㅇㅇ
    '25.2.16 9:10 PM (115.90.xxx.114)

    여행기 너무 멋지네요. 혹시 여행사 정보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10. ㅁㅁㅁ
    '25.2.16 9:11 PM (58.78.xxx.59)

    아이슬란드 꼭 가보고 싶어요

  • 11. 와우
    '25.2.16 9:11 PM (59.6.xxx.211)

    너무 멋진 여행 후기에요.
    아이슬랜드 가고 싶네요. ㅠㅠ

  • 12. 좋은 말씀들
    '25.2.16 9:21 PM (220.117.xxx.100)

    감사합니다^^
    같은 인간으로서 뛰어난 사람들, 훌륭한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이룬 위대한 유산도 멋지지만 저에겐 자연은 모든 것을 품고 덮는 큰 우주같아요
    인간이 뭐든 할 수 있다고 뽐내며 만든 것들도 경이로운 자연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하지 않나 하는..
    이상 자연과 우주의 아름다움에 푹빠진 일인 ㅎㅎ

    맞아요
    그런 곳을 잘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런 곳을 여행할 수 있는 것도, 좋은 룸메도 다 감사하죠
    아이슬란드 홍보대사나 할까봐요
    자연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시면 정신 못 차리실듯 ㅎㅎ
    누런 풀들도, 폭신한 이끼도 이쁘고 하늘, 얼음, 빙하는 말할 것 없고요
    음식은 소박한듯 한데 구수하면서 맛있게 먹었어요
    레이캬비크 유명한 빵집들 빵도 아주 맛있어요
    마지막날 사갖고 오려다 다 팔려서 눈물 머금고 나왔지만 ㅠㅠ
    꾸밈없고 미니멀리스트적인 라이프스타일도 맘에 들고 단순 간결한 집들에 밝은 색을 입힌 작은 집들마저도 예뻐요
    아이슬란드행 소원,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 13. 후기
    '25.2.16 9:22 PM (211.184.xxx.86)

    여행 후기 정말 잘봤습니다
    저 40후반인데 50대엔 꼭 가보고싶네요
    혹시 여행사 어디로 선택하셨을까요?
    여행팀도 잘 만나신거같고 저도 따라가보고 싶은 후기라서 참고하고싶어요^^

  • 14. 필력도 짱이
    '25.2.16 9:24 PM (116.41.xxx.141)

    시고 용맹함도 대단하시고
    아고 다 부럽네요
    왜이리 방구석만 좋은지
    반성합니다 ㅜ

  • 15.
    '25.2.16 9:24 PM (175.208.xxx.132)

    진짜 재미있네요.
    읽기만 해도 재미밌어요.
    완전 부럽습니다.

  • 16.
    '25.2.16 9:24 PM (118.235.xxx.58)

    부럽습니다. 그런 패키지는 어디서 알아보나요? 나이든 여성들로 구성됐다는게 너무 맘에 드네요 부부들이나 젊은 사람 사이에 낀거면 너무 불편할꺼같아서ㅠ

  • 17. 부러워라
    '25.2.16 9:26 PM (121.145.xxx.32)

    생생한 여행기 너무 잘읽었어요
    사진도 보고싶어요
    그런 여행사는 어디일까요?

  • 18. 위시추가
    '25.2.16 9:28 PM (114.205.xxx.142)

    어느여행사입니꽈!
    내년에 저도 갑시다!
    담에 이런 새미패키지 저랑 같이 가실래요?
    저랑 룸메해요~~~!

  • 19. ,,
    '25.2.16 9:33 PM (1.229.xxx.73)

    언제 다녀오셨나요
    11월에가도
    2월에가도 같은 분위기일ㄲ아요?

  • 20. 모모
    '25.2.16 9:35 PM (219.251.xxx.104)

    줌인줌아웃에 사진 부탁드립니다
    꼭 보고싶네요^^

  • 21. 오호라
    '25.2.16 9:37 PM (124.49.xxx.19)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지는 필력이십니다.
    심지어 기억력도 좋으시고...
    저도 불현듯 아이슬란드 도전해 보고픈 소망이 생기네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22. ...
    '25.2.16 9:38 PM (61.83.xxx.69)

    북두칠성이 포크레인 수준 ㅋㅋㅋ
    소중한 여행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낯선 이와 룸메에서 친구되다니 원글님 참 멋지십니다.

  • 23. jeniffer
    '25.2.16 9:39 PM (211.243.xxx.32)

    멋져요!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연배예요. 지금 벌떡 일어나 떠나고 싶게하는 후기예요. 여행사 초성이라도 부탁드립니다.

  • 24. . ..
    '25.2.16 9:41 PM (39.119.xxx.174)

    우와, 정성어린 후기. 너무나 생생해서 아이슬란드 다녀온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25. 우와
    '25.2.16 9:46 PM (172.224.xxx.19)

    글도 잘쓰시고

  • 26. 여행사 고르기
    '25.2.16 9:48 PM (220.117.xxx.100)

    저는 한군데만 이용하진 않아요
    섣불리 여행사 이름을 알려드리기 어려운 것도 이런 여행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리고 어디든 혼자만 떠나는 여행이 아니고는 불편하거나 조금 맘에 안드는 점이 있을 수 있어요
    저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지만 다른 분은 그것 때문에 여행을 망칠 정도로 맘에 안 들 수도 있으니..

    다만 여행사나 상품을 고를 때 내가 가장 중시 여기는 것이 들어있는지, 절대 못참는 것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등의 기준을 세우고 직접 전화해서 출발하는 팀의 구성원 성별, 나이, 팀에 또다른 작은 그룹이 참여하는건 아닌지, 교통편이나 이동, 짐가방 규칙 등은 어떤지, 숙소나 식사는 어떤지 직접 확인하시는게 가장 좋아요

    저는 호화, 럭셔리 등 좋은 숙소에서 편하게 눈구경만 하고 고급 식사에 중점을 둔 여행을 안 좋아해요
    숙소나 식사는 평균 이상이면 되지만 활동 (트래킹이나 체험 등)이 많고 자유시간이 널널한걸 우선시 해요
    그리고 팀구성이 잘게 쪼개져있는지 확인해요
    즉 팀 최대 인원이 7-8명인데 동창들 5-6명이 참여한다 그러면 거긴 안가요
    의도치않게 남은 한두명이 따로놀게 되서 분위기 별로거든요
    한명씩 가거나 친구나 부부 두명이 참여하는 정도로 이루어진 구성이 좋죠

    그리고 애초에 소그룹만 가요
    프리미엄이 아니더라도 그룹이 작으면 이동도, 여행기간 중 친밀도나 협조가 꽤 잘 되는 편이라서..
    그리고 숙소는 본인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룸메랑 같이 방쓴다고 다 좋게 지내는 것도 아니고 잘못 만나면 고생바가지에 여행도 망치는거라 신중하셔야…
    정 안되면 여행 도중 싱글룸으로 바꿔달라고 하는 방법도 있지만 돈이 더 들고 방이 없을 수도 있으니 신중신중

    여기저기 상담원과 이야기하다보면 여행사만의 특징이나 추구하는 바가 있고 어떤 일을 처리하는 태도를 보면 여행 도중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짐작이 가요
    나와 잘 맞는지 본인만 판단할 수 있으니 되도록 많이 물어보고 비교해보고 결정하시면 좋아요
    제가 간 곳은 소그룹 아이슬란드 여행 검색하면 뻔하게 나오는 여행사들이 몇군데 있는데 그중 한곳이예요

  • 27. 재밌어요
    '25.2.16 9:48 PM (111.65.xxx.169)

    글이 너무 재밌어요.

    전 여름에 다녀왔어도 나름 추워서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북두칠성이 포크레인을 읽고 생각해보니 백야라서 별을 하나도 못 봤네요. 겨울에 오로라와 포크레인 북두칠성 보러 꼭 가야겠어요.

  • 28. 생생하게
    '25.2.16 9:51 PM (110.13.xxx.24)

    전해지는 아이슬란드 여행 후기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동네 밖도 안나가는 저까지
    함 가 봐야하나 싶게 하셨어요 ㅎ

  • 29. ..........
    '25.2.16 9:57 PM (211.36.xxx.8)

    와 ~마치 제가.그곳에 있는듯 생생하게 너무 잘 적으셨네요.
    성격도 너무 좋으실것같고, 부럽습니다. 이런 여행, 용기 ^^

  • 30. 나비
    '25.2.16 9:58 PM (124.28.xxx.72)

    여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이슬란드 가 보고 싶네요.

  • 31. 여행 시기
    '25.2.16 10:05 PM (220.117.xxx.100)

    아이슬란드는 월별로 낮밤 길이나 날씨가 변화폭이 커서 1월이 아닌 다른 달은 제가 뭐라 말씀드리기가..
    일단 12월말에서 1월초가 가장 낮이 짧고 제가 간 1월 중하순은 조금씩 길어지긴 하는데 다 장단점이 있어요
    이것 역시 내가 어떤 아이슬란드를 보고 싶은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요

    저는 대충은 싫어하고 뭔가를 하면 화끈하게 정공법을 좋아해요
    겨울을 맛보고 싶은데 겨울의 시작이나 끝나가는 무렵은 맘에 안드는 ㅎㅎ
    그래서 남들이 1월은 낮이 짧아 구경도 못한다고 해도 저는 아무 때나 눈 내려서 하얗게 덮이고 비나 바람이 세서 날씨가 별로라도 춥고 어둠침침한 새벽같은 시간이 긴 겨울의 한가운데를 택했죠

    오로라를 보는 것이 목적이면 10월부터 3월까지는 충분하다고 해요
    빙하를 즐기는건 사시사철 가능하고요
    그런데 눈쌓이고 눈보라 휘날리는데서 시린 공기 들이마시며 걷기도 하고 세상이 하얀 진공관처럼 되는걸 보고 느끼고 싶으시면 한겨울이 제일 좋아요
    팀 멤버중에 여름에 왔던 분들도 두분 계셨는데 다들 겨울 아이슬란드가 진짜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여름을 별로 안 좋아해서…
    춥고 준비해갈 물품도 많고 짐보따리는 많지만 겨울 아이슬란드에선 겨울의 정수를 맛보실 수 있어요

  • 32.
    '25.2.16 10:05 PM (118.221.xxx.98)

    여행후기 너무 생생하고 감동적입니다

  • 33. 와!
    '25.2.16 10:09 PM (221.144.xxx.81)

    생생한 후기 잘 읽었어요
    원글님의 용기가 또 부럽습니다^^

    올11월에 결혼하는 친구가 아이슬란드로
    신행 다녀온다고 하던데 신행으로도
    괜찮을까요? 그렇담 저도 가보려구요 ㅎ ㅎ

  • 34. 감사합니다^^
    '25.2.16 10:18 PM (220.117.xxx.100)

    음… 아이슬란드로 신행가시는 분들보면 커플의 취향이 또렷하시더라고요
    자연을 좋아하고 멋지고 편하고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식당, 쇼핑 좋아하시는 분들보다는 땅 밟고 걷고 하늘보고 바람 느끼고 흙바닥에 앉아 빙하보고 풀 만지고.. 그런거 좋아하는 분들이요
    같은 돈 주고 서유럽 남유럽 동남아 가는거에 비하면 호텔도 상대적으로 덜 고급스럽고 음식도 다양하지는 않아요
    쇼핑할 곳은 더더군다나 많지 않고 자유여행이라면 아무래도 둘이서 알아보고 처리하며 여행다녀야 하고 운전도 신경써야 해서 그런 점들 생각해 보셔야겠죠
    하지만 모든 것을 넘어서는 압도적인 자연 풍광과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추구하시는 분들, 행복을 찾는 분들은 거기만큼 눈이 @@되는 곳은 찾기 힘들듯 해요 ^^

  • 35. 글을
    '25.2.16 10:20 PM (210.183.xxx.198)

    너무 재미있게 쓰시네요.
    읽으면서 눈에 보이는것 같고 상상하게 되네요.
    아이슬란드 가보고 싶어집니다.

  • 36. 저장
    '25.2.16 10:31 PM (14.32.xxx.163)

    내일 읽으려고 저장해요

  • 37. 레이나
    '25.2.16 10:34 PM (110.12.xxx.40)

    여행기 너무 재밌어요
    원글님의 기분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듯..
    전 오로라가 무서워서 겨울 아이슬란드는 못가지 싶은데
    옷 구입하러는 가고 싶어요 ㅎㅎㅎㅎ
    제 딸이 핀란드에서 유학를 했어서 몇 차례 다녀 왔는데
    겨울에 샀던 워커(?)가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또 사고 싶거든요
    가격 좋고 안미끄럽고 방수 되고.. 버려야 하는데 여태 못버리고
    겨울 마다 신고 있어서 그 나라의 기능성 제품 좋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마음이 복잡할 때면 그때 봤던 풍경들이 떠올라서 언젠가
    다시 가게되면 원글님이 주신 여행사 고르는 법이라든지를
    잘 참고할게요
    인상 깊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 38. 오 핀란드
    '25.2.16 10:45 PM (220.117.xxx.100)

    저는 전생에 조상이 노르웨이 아니면 아이슬란드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ㅎㅎ
    북유럽, 북극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번쩍 뜨이고 넘 행복해요
    노르웨이 다녀와서 한 6개월을 앓으며 언젠가 다시 가마 하며 노르웨이어도 아주 쬐금씩 손대고 있어요
    얼마전 82에 “북극 좋아하시나요?”라는 글을 보고 “저요!!!”하고 댓글 달려고 보니 ‘북극’이 아니라 ‘복국’이었다는 ㅎㅎㅎ
    노안인지 콩깍지인지…

    핀란드의 울창한 침엽수림과 깨끗하고 청정한 공기와 물… 넘 좋죠
    따님 덕분에 여러차례 가셨다니 부러운데요
    북유럽쪽 의류와 신발은 정말 추위와 눈비에 막강방어가 가능하죠
    오로라가 왜 무서우신지 궁금하지만 자제하고 언젠가 행복한 여행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39. 공감
    '25.2.16 10:51 PM (222.98.xxx.83)

    저도 한겨울에 아슬다녀와서 무슨말인지 공감되고 그립네요
    정말 필력이 좋으셔서 생생한 느낌 그대로입니다~~
    아이슬란드는 사람보다 자연이 주인이다라는 말이 인상깊네요^^
    룸메 잘만나신거 여행의 절반은 사람이죠^^

  • 40. 오로라
    '25.2.16 11:01 PM (121.134.xxx.41)

    와~ 아이슬란드 여행후기 넘 감사해요~
    멋지십니다~

  • 41. . .
    '25.2.16 11:02 PM (92.40.xxx.56)

    넘 재밌어요. 아이슬란드!

  • 42. ㅇㅇ
    '25.2.16 11:07 PM (39.114.xxx.84)

    아이슬란드 여행기 멋지네요

  • 43. 우와
    '25.2.16 11:12 PM (128.134.xxx.21)

    제가 꼭 가보고싶은 여행지 1순위에요
    더 마음이 굳어지네요
    꼭 가야겠어요^^

  • 44. 여행
    '25.2.16 11:15 PM (118.33.xxx.228)

    글을 읽으니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획을 세워봐야겠습니다

  • 45. ..
    '25.2.16 11:16 PM (211.217.xxx.127)

    지구에서 우주로 다이빙하는 점프대라니, 표현이 멋집니다.
    현실에 매여 어렵지만 버킷리스트인데 미러리스 카메라 처분하지말고 갖고 있어야겠네요.

  • 46. 맑은미소
    '25.2.16 11:17 PM (115.140.xxx.49)

    가슴이 뛰는 여행이야기입니다.
    언제가는 갈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 47. 모두들
    '25.2.16 11:25 PM (220.117.xxx.100)

    바라는대로 아이슬란드에 꼭 착륙하시는 그날이 오리라 믿슙니다! ㅎㅎ
    간절히 바라고, 푹 익혀서 그곳 땅에 발 디디는 날 느끼게 될 가슴벅참은 오랫동안 꿈꿔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죠
    편안한 밤 보내시고 아이슬란드 꿈 꾸셔요~^^

  • 48. ..
    '25.2.16 11:26 PM (58.122.xxx.134)

    아이슬란드 여행기 정말 재밌고 흥미진진하네요.
    원글님 멋진분이시군요. 부럽습니다.

  • 49. 멋져요
    '25.2.16 11:29 PM (222.235.xxx.56)

    여행후기 너무 잘 봤어요.
    다른 곳 이야기도 듣고싶어요.

  • 50. 오호
    '25.2.16 11:40 PM (121.169.xxx.192)

    핀에어 캔슬팀이네요^^
    딸아이도 헬싱키 도착이었는데 다음날 오전 빈 경유로 지금 스웨덴에 있습니다. 며칠전 오로라 지수 높아 밤새 대기중이라더니 원글님 글보니 이해가 갑니다. 덕분에 겨울을 좀 더 좋아하게 될듯합니다.
    감사해요.

  • 51. ..
    '25.2.16 11:57 PM (211.234.xxx.200)

    생생하게 그려져요 여행풍경 후기

  • 52.
    '25.2.16 11:58 PM (58.29.xxx.31)

    여행기 실감나네요 전 넷플릭스 아이슬란드 드라마 트랩드에 나오는 배경을 상상하며 글 읽었어요 한겨울의 오싹한추위와 광활한 자연. 보면서 드라마지만 티비 밖으로 느껴졌거든요 이 글도 그렇네요

  • 53. ...
    '25.2.17 12:30 AM (211.213.xxx.76)

    생생한 여행후기 잘읽었어요.
    님글을 읽으니 저도 떠나고 싶어요~

  • 54.
    '25.2.17 12:32 AM (217.149.xxx.130)

    체력이 진심 부럽네요.

  • 55. ....
    '25.2.17 12:48 AM (175.209.xxx.12)

    두근거려요
    송구한데 경비 공유햐주세욤
    저도 가보고 싶어요

  • 56. 저는
    '25.2.17 2:58 AM (74.75.xxx.126)

    아이스랜드 에어 몇 년간 엄청 프로모션 많이 해서 얼떨결에 3년 연속 갔었는데요.
    전 지금 사는 곳도 겨울 길고 밤에 별이 눈부시게 많이 쏟아지는 북미라 그런 부분에 크게 끌린 건 아니고요. 자유여행 했는데 물가가 너무너무너무 비싸서 쇼핑을 못하는 게 속상했고요.
    음식이 아무데나 들어가도 맛있어서 감동적이었고요. 에어 비앤비에서 묵었는데 동네마다 공용 풀장이랑 사우나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 매일 이용하는 거 재밌었어요. 근데 물가는 정말 너무 비싸더라고요.

  • 57. 00
    '25.2.17 3:08 AM (125.185.xxx.27)

    와 혼자 온 분이 5명이나 도ㅣ다니.
    안뻘쭘하고 좋은팀 만났겠어요.

    여행사에 혼자인 분 있나 물어보고 가야겠어요.
    용기없어 못가고 같이갈사람 없어 가본곳이 없는데..

  • 58. 오호
    '25.2.17 3:41 AM (1.240.xxx.179)

    여행스타일 마음에 듭니다~ ㅎㅎ
    블로그 하시면... 사진보고싶구요

  • 59. 다시
    '25.2.17 4:59 AM (117.111.xxx.4)

    50에 갈수있을까 망설인 절 일으키시네요.

  • 60. 멋져요님
    '25.2.17 10:04 AM (220.117.xxx.100)

    부끄럽지만 해외여행 후기 올린게 더 있어서 링크 드려요 ^^

    스페인편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803538&page=3&searchType=sear...

    노르웨이편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907792&page=1&searchType=sear...

  • 61. 저는님
    '25.2.17 10:22 AM (220.117.xxx.100)

    저도 북미에 오래 살다 왔는데 반짝이는 별과 밤하늘, 눈은 봐도 봐도 좋더라고요
    겨울에 눈치우느라 삽질에 스노우블로워 밀고다니느라 힘든건 힘든거고 한밤에 달빛 비치는 눈밭은 가슴 터지게 아름다워서 삽질 열번하고 눈한번 쳐다보고 시린 공기 들이마시고 흐뭇하게 웃고…ㅎㅎ
    남편은 치떨리게 싫어하는 겨울이고 눈인데 저는 그저 좋아요 ^^

    아이슬란드가 비싸긴 하죠
    방울토마토 8알에 만원, 국도 휴게소에서 파는 멋없는 시꺼먼 장갑이 8만5천원, 옷도 한국에 널린 뽀글이 방한 자켓같은거 집어들어 가격보니 50만원 @@ ㅎㅎ
    그런데 또 블루베리는 아이스크림 제일 큰통사이즈 가득 든게 만원, 극세사 담요도 만원,… 가격이 들쑥날쑥
    음식도 다양한 편은 아닌데 은근히 맛있고 양도 푸짐
    피시앤칩스도 아주 맛있게 먹었고 말라 비틀어진 빵 같은데 먹을수록 고소하고 맛있어서 멤버들 다 이런걸 먹으라고? 했다가 더 없냐고 싹싹 해치우고 ㅎㅎ
    조식에 와플반죽 넣어서 즉석에서 구워먹는데 겉바속촉 아주 맛있었고 고기나 해물 다 부들부들, 담백한게 제 입맛에 잘 맞았어요

    그리고 인상적이었던건 난방과 샤시
    집은 허술하고 심플하게 생겼는데 샤시는 바람 한오라기 들어올 틈 없이 완벽해서 문닫고 있으면 소리도 바람도 전혀 못느낌
    그리고 호텔 안, 특히 욕실은 사우나인줄..
    넘 뜨끈뜨끈해서 땀이 삐질삐질 ;;;
    밖은 눈보라치고 얼음이 깔린 북극 나라라는걸 잊어버릴 정도로..
    밖에서 눈이나 비맞아 젖은 옷들 걸어놓으면 완전 뽀송~하게 마르고 샤워하는데 한국의 저희 욕실에 비하면 넘 더워서 시원하다 싶은 물 틀어놓고 샤워를 ㅎㅎ
    반짝반짝 새것 티가 나는 문짝만한 라디에이터가 벽 한쪽을 차지하니 난방 빵빵하고 온열 수건걸이가 있어서 씻고 따끈한 수건으로 닦으면 기분 짱!
    노천탕과 와인 양조통같은 멋진 사우나도 있어서 일정 끝나고 호텔로 오면 다들 1일 1사우나를 하기 바빴죠
    온천도 물이 넘 좋아서 부들부들~
    얼음과 화산, 냉온의 극적인 대비와 활용이 아이슬란드 여행을 더 강렬하게 추억하게 만들지 않나 싶어요

  • 62. ᆢ님
    '25.2.17 10:26 AM (220.117.xxx.100)

    그렇잖아도 아이슬란드 나오는 유명한 영화, 드라마는 다 봐서 뭐 없나 하던 차에 님 댓글보고 바로 찾아보았어요
    제가 갔던 설산과 터널, 끝없는 길, 바다가 나오니 넘 반가워 펄쩍 뛸뻔 ㅎㅎ
    하나 본 김에 빙하 밑 화산이 터지는 드라마 ‘카틀라‘도 시작
    거대한 빙하와 시꺼먼 화산재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덕분에 즐거운 시간 가질듯
    감사합니다 ^^

  • 63. ....
    '25.2.17 11:43 AM (106.101.xxx.178)

    원글님 저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아이슬란드 가서 오로라 보는건데
    추위를 무진장 타는게 문제예요.
    추위에 대한 얘기 좀 부탁드려요.
    얼마나 춥던가요....

  • 64. 추위는
    '25.2.17 12:08 PM (220.117.xxx.100)

    서울이랑 비슷해요
    저희 갔을 때는 오히려 서울이 더 추웠고 거기는 영상 2-7도
    하지만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봄처럼 더워서 패딩벗고 허리에 묶고 다니다가도 비나 바람이 불면 추워서 패딩 껴입고 비니같이 머리에 달라붙는 모자 쓰고 패딩모자 겹쳐써야 견딜만 해요
    잠깐씩 그런 날씨 변화 말고는 전반적으로 시원에서 푸근한 정도
    밤에 오로라 보러 나갈 때도 잠옷바람에 패딩 걸치고 한시간 있어도 괜찮은 적도 있고 추워서 겹겹이 껴입고 장갑끼고 나간 적도 있고 변화폭이 커요
    그래서 배낭에는 두툼한 비니, 두터운 장갑, 목도리나 목밴드, 발토시, 핫팩, 우비 등은 항상 지참하고 여차하면 꺼내썼어요
    더우면 벗어서 가방에 넣고
    캐나다 옐로우나이프 같은 곳은 어마어마하게 춥지만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트롬쇠 지역은 한파 아닐 때의 한국겨울날씨 비슷해서 추위 싫어하는 사람들이 오로라관광으로 선호하는 곳이죠
    안에 경량패딩, 겉에 패딩, 하의는 방한방풍되는 등산복 바지면 충분해요

  • 65. 재미재미
    '25.2.17 5:54 PM (106.240.xxx.2)

    퇴근시간이 다가와서 끊습니다.

    나중 지하철에서 마저 읽을게요.

    글이 너무 재밌어요.
    나도 아이슬란드 가고 싶당...

  • 66. ㅇㅇㅇ
    '25.2.17 9:52 PM (211.210.xxx.96)

    아이슬란드 후기 감사해요
    패딩점퍼 하나로 스위스 홋카이도 이런곳들을 다니고 있는데 아이슬란드 가려면
    하나 사야하나 싶네요
    너무 가보고 싶어요

  • 67. 원글님
    '25.2.17 11:17 PM (117.110.xxx.203)

    말 진짜 잘하신다

  • 68. ....
    '25.2.18 2:39 PM (106.101.xxx.168)

    추위 댓글 달아주셔서 넘 감사해요.
    원글님 명쾌한 댓글에 다시한번 버킷리스트 굳히기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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