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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릇장을 닦아준 아이

청소 조회수 : 4,686
작성일 : 2025-02-13 21:01:32

아이가 수학 공부를 너무 안해서 제가 요 며칠 좀 까칠하게 대했어요. 중2 남자아이인데요. 

오늘은 엄마 직장에서 늦게 올 거니까 저녁은 햄버거 사먹고 공부 안 할 거면 청소라도 좀 해놓으라고 시켰어요. 지 방 책상 다 놔두고 식탁에서 무슨 과제를 한다고 잔뜩 어질러 놔서요. 집에 와보니, 식탁은 물론 주방 다 청소하고 그릇장도 청소하고 유리까지 반짝반짝 닦아놨네요. 아니, 무슨 대청소를 하라고 시킨것도 아닌데 혼자 햄버거 하나 먹으면서 몇시간 열심히 청소했을 아이한테 급 미안하더라고요. 왜 그릇장까지 닦았냐고 했더니, 엄마가 제일 좋아하잖아요. 나는 보면 짜증 나지만 그릇장을 보면 웃는 거 다 알아요. 

 

아니거든요. 제가 젊었을 때 그릇을 좋아해서 많이 사모으긴 했어요. 큰 장 하나 작은 장 두개 모셔두고 안 쓰는 고급 그릇이 꽉 찬 장이 세개나 돼요. 요즘은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요. 젊었을 때 돈 gr 고루고루 했네. 아까와서 써보지도 못한 저 많은 그릇들 이제는 무료 나눔해서 정리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근데 아이는 그걸, 우리 엄마 보석함, 엄마 박물관이라고 부르면서 더 아껴주네요. 

 

너무너무 미안한 거 있죠. 나의 보석함, 나의 박물관은 그릇이 아니라 너다, 이 녀석아. 공부하라는 잔소리 그만 해야될 것 같아요, 그쵸? 마음이 보물인 아이인데 성적 좀 안 나온다고 속상해 하지 말아야죠. 그릇도 아이 성적도 쉽게 접기 힘든데, 제가 마음 공부를 더 해야겠다 싶네요.  

IP : 74.75.xxx.126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뻐요
    '25.2.13 9:03 PM (27.35.xxx.137)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공감력좋고 다정한 아드님이네요 ^^

  • 2. 울컥
    '25.2.13 9:03 PM (118.36.xxx.2)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 3. ㅠㅠ
    '25.2.13 9:04 PM (222.111.xxx.187)

    너무나 귀한 아드님이예요.
    공부가 문제가 아니고 그냥 좋은 면만 보고 살아 주세요

  • 4. OO
    '25.2.13 9:05 PM (220.70.xxx.227)

    아이가 원글님의 보석함이라고 직접 얘기해주면 좋을것 같아요. 말하지 않으면 모르더라구요.
    말로 사랑 표현해주고 자주 안아주세요. 아이도 그러길 원하는것 같아요.

  • 5.
    '25.2.13 9:08 PM (220.255.xxx.83)

    아우 눈물나 .보석이네요 보석 .

  • 6. 너무
    '25.2.13 9:10 PM (59.6.xxx.211)

    이쁜 사랑스런 아들이네요.
    야단 그만 치고 기 살려주세요

  • 7. ...
    '25.2.13 9:12 PM (211.244.xxx.191)

    그릇좋아하는거 알아주는 아들, 그릇보다 더 소중한게 아들이라는 엄마...
    꼭 아드님께 알려주세요. 엄마 보물은 너라고.
    저렇게 인성이 착한애들은 뭘해도 잘 됩니다..믿어주세요.

  • 8. 꼬옥
    '25.2.13 9:12 PM (117.52.xxx.96)

    꼬옥.. 부탁해요~ 아이에게 내 보석함은 너야~ 하고. 그리고 후기도 남겨주시기!

  • 9. 아유
    '25.2.13 9:13 PM (125.187.xxx.44)

    예뻐해주세요
    사랑스런 아드님이네요

  • 10. 무슨
    '25.2.13 9:13 PM (73.109.xxx.43)

    이런 보석같은 글이.

  • 11. 아우
    '25.2.13 9:14 PM (210.222.xxx.62)

    꽉~~~~~안아주고 싶은 사랑스런 아들 이네요

  • 12. 뭔가
    '25.2.13 9:15 PM (61.40.xxx.123)

    아름다운 수필을 읽은 것처럼 좋네요
    상위 0.1프로의 인성을 지닌 아이
    님도 글을 담백하게 잘 쓰셔서 그런지
    이런 이야기 82에서 자주 보고 싶어요

  • 13. ~~
    '25.2.13 9:17 PM (49.1.xxx.123)

    너무 예쁜 아이와 엄마네요♡

  • 14. 보석
    '25.2.13 9:17 PM (122.32.xxx.106)

    보석이 공부잘하면 더좋으니깐요
    친엄마니 욕심내죠

  • 15. 아니
    '25.2.13 9:19 PM (112.186.xxx.86)

    그런 아들도 있군요.
    너무 착하고 이쁘네요.

  • 16. 아유
    '25.2.13 9:19 PM (222.106.xxx.181)

    어쩜 저리 이쁜 아들을 두셨나요
    원글님 꼭 꼭 직접 말해주세요.
    엄마의 진짜 보석함 박물관은 너라고요
    저도 후기 기다립니다

  • 17. ....
    '25.2.13 9:20 PM (61.98.xxx.253)

    꼭 안아주고 싶은 아이예요. 너무 사랑스럽네요.
    그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요즘 시대는 우리시대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건 이미 아니란 걸 알고 있잖아요. 우리

    아드님은 자신이 하고 픈 걸 찾아내면 뭘해도 잘할 거예요.
    일케 커다란 공감력과 사랑 그리고 성실함이 있는데요.
    믿어주고 어렵지만 기다려 주는 게 엄마의 몫인것 같네요.

  • 18. 뜰에봄
    '25.2.13 9:23 PM (14.47.xxx.125)

    원글님도 아드님도 두분모두 보물이네요.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
    아드님도 사랑스러운거 같아요.
    감동의 눈물도 찔끔~ㅎㅎ
    행복하세요~

  • 19. 원글님 부럽.
    '25.2.13 9:24 PM (211.206.xxx.191)

    오늘부터 아들을 "보석아~~~"하고 부르세요.
    엄마의 보석은 그릇이 아니고 너라고 꼭 얘기해주시고.

  • 20. 000
    '25.2.13 9:26 PM (49.173.xxx.147)

    너무 사랑스런 아이네요
    품에 꼬~옥 안아주고 네가 보석이라고 꼭
    얘기해주세요. 더불어 뽀뽀도 ..

  • 21. 어머~
    '25.2.13 9:30 PM (222.113.xxx.97)

    어떻게 키우면 이렇게 사랑스럽게 크나요?
    진짜 보물 같은 아이네요.
    더 많은 사랑 주시고 아이랑 좋은 기억 많이 만드세요~

  • 22. 어이고
    '25.2.13 9:33 PM (74.75.xxx.126)

    뽀뽀는요. 여드름 나고 수염 나고 아이는 총체적인 난국이네요.
    작년 여름까지는 잘 시간 되면 곰 인형 안고 엄마 옆으로 오던 아이였는데 코로나 걸려서 며칠 자기 방에서 격리하더니 이제 제 옆엔 잘 안 오더라고요. 드디어 사춘기인가 제가 좀 긴장하고 서로 예민한 점이 있었는데요.
    좋은 말씀들 감사드려요. 저는 제가 비교적 물욕도 없고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나 집착도 적은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반성이 되네요.

  • 23. ㅇㅇ
    '25.2.13 9:37 PM (125.130.xxx.146)

    나의 보석함, 나의 박물관은 그릇이 아니라 너다, 이 녀석아.
    ㅡㅡㅡ
    아들에게 말씀으로 꼭 하세요
    카톡으로도 보내세요

  • 24. ...
    '25.2.13 9:42 PM (39.7.xxx.63)

    아이가 짠하네요.. 감정이입이 되어서요.
    엄마에게 사랑받고싶어서 그런거잖아요
    저도 어릴때 무심.. 바쁜 엄마에게
    관심받고싶고 사랑받고싶어서
    애쓴 기억이 나네요
    저는 확실히 좀.. 결핍이 있어요

  • 25. 아들
    '25.2.13 9:51 PM (221.167.xxx.130)

    심성이 아주 착하네요.부럽습니다.

  • 26. ..
    '25.2.13 9:57 PM (210.95.xxx.202)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이네요ㅎㅎ
    중2 올라가는 천진난만한 제 아들과 친구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빨래 안 돌려서 자기 입을 바지 없다고
    투덜투덜 해서 낮에 혼냈는데 말이죠ㅋ

  • 27. ...
    '25.2.13 10:09 PM (210.126.xxx.42)

    왜 감동적이죠? 심성 고운 아드님 크게 될거예요^^

  • 28. 눈물나
    '25.2.13 10:42 PM (218.50.xxx.110)

    중2병은 저멀리 있나봐요. 넘 이쁘고 기특해요
    아드님과 소소한 행복 누리시며 사시길...

  • 29. ㅇㅇ
    '25.2.13 10:47 PM (220.89.xxx.124)

    나의 보석함, 나의 박물관은 그릇이 아니라 너다, 이 녀석아.

    이 말 여기만 쓰지말고 아이에게 꼭 해주세요

  • 30.
    '25.2.13 10:48 PM (119.193.xxx.110)

    마음이 보물인 아이
    정말 이쁜 아이네요
    모두다 공부를 잘 할순 없는데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죠

  • 31. 빛그림
    '25.2.13 10:49 PM (125.132.xxx.108)

    아니~어쩜 이렇게 예쁜 글이 있을까요 ㅠ

    지금껏 사춘기 중2아들이 엄마 그릇장 닦아준 얘기는 40 평생 들어보질 못했어요.
    아드님도~ 보석보다 귀한아들 두신 원글님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32. ..
    '25.2.13 10:58 PM (220.73.xxx.222)

    우와~~
    엄마 보석은 너라는 걸 말해주세요.
    진짜 보석같은 아들이네요

  • 33. ...
    '25.2.13 10:59 PM (39.117.xxx.84)

    아잉 뭉클해서 눈물났잖아요ㅠ

  • 34. 그깟 공부가
    '25.2.14 12:05 AM (124.216.xxx.79)

    뭐 대수라고.
    아들 아주 잘 컸구만요.
    인성하나 멋져서 대성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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