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에 진심이신 분들의 공통적인 조언 2가지 있죠. 1. 물건에 제자리를 만들어줘라 2. 물건을 제자리에 둬라.
평생 너저분, 방 좀 치워라, 나도 더럽지만 넌 정말 너무하네의 말을 듣고 살아오던 사람이 저 조언을 따릅니다. 그리고 2번, 물건을 제자리에 두기 위해서는 '어차피' 이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야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예를 들자면 제가 재택근무를 하는 책상이 있어요. 원래는 그 책상 아무곳에나 일할때 쓰는 안경을 두었는데 이젠 모니터 옆에 안경집을 딱 두고 거기에만 안경을 두기로 저 자신과 약속을 했죠. 그러나 정리 지능이 0인 저는 처음엔 안경을 벗어서 그냥 책상 아무데나 둡니다. 마음은 이렇게 말하죠. '어차피 내일 또 이 책상서 일할건데 거기에만 두면 된 거 아냐?' -> 안됩니다. 안경은 모니터 옆 안경집에 들어가기로 합의보았으니 무조건 안경집으로 가야합니다.
잠깐 쓰레기를 버리고 오느라 가디건을 입고 나갔는데 이따 4시간 뒤쯤 누가 뭘 좀 주러온대요. 예전의 저 같으면 집에 돌아와 그 가디건을 대충 의자에 걸쳐둡니다. '어차피 이따 그 사람 올때 다시 입어야할테니 이래도 되지.'라고 생각하면서요. -> 안됩니다. 옷 다시 꺼내입는거 그거 1분이면 되는건데 가디건은 무조건 다시 옷걸이에 걸려져 옷장으로 들어가야합니다.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놓는게 정리된 상태를 만든다는 것 제가 실제로 체험해보니까 알겠어요. 어차피 어차피 어차피 이게 쌓이다보면 자리가 너저분해지고 어제도 분명 썼는데 그게 어디갔지?의 상태가 되더군요.
집이 깨끗하려면 물건은 무조건 제자리에. 이것은 살을 빼려면 섭취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라는 진리만큼이나 확고한 것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