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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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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말을 예쁘게 해요 (feat 딸)

두번째 조회수 : 3,862
작성일 : 2025-01-31 13:45:38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948017

말 예쁘게 하는 아들 이야기 올렸었는데 자주 올려달라는 분들도 계셔서,

오늘은 딸 이야기 올려볼께요.

 

중3올라가는 딸.

베이비시터가 오래키운 탓인지 어릴때 선택적함구증 의심으로 미술치료 언어치료를 오랫동안 받았어요.

시터의 만행을 제가 늦게 알고 부랴부랴 퇴사하고 6세부터 직접육아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어른들과 대화하는 것을 무척이나 어려워하고,

어디가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까지 하는 성향입니다.

 

그런 아이가 마음이 참 깊어요.

말이 많지는 않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예뻐요.

 

이번 연휴 전에 제주도 다녀오면서 양가 선물을 제가 모두 챙겼고, 식사하면서 나누고 헤어졌는데

엄마가 전화해서, 알려주시길 슬그머니 오더니 딸아이가 작은 손거울을 건네면서,

할머니 다음번엔 제주도에 같이가요. 이 거울로 예쁜 할머니 얼굴 자주자주 보세요. 하더래요.

자기 용돈으로 양가 할머니와 외숙모(저희 올케) 작은 손거울을 샀었나봐요.

올케에게도 아이들 얼굴만 보지마시고 외숙모 얼굴도 자주 보시라며 줬다고...

 

방학이라 점심시간에 집에와서 아이들과 같이 밥을 먹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급하니 부실하게 먹는데,

꼭 반찬 한가지라도 같이 먹으라며 제 밥수저 위에 올려주거나 맛있는 반찬을 남겨서 주거나 해요.

 

연휴가 길기도 길지만 양가 딱히 명절을 챙기는 곳이 없어서 간단히 보고 집에서 무슨 코로나때처럼 모여서 보드게임, 윷놀이 등등 하면서 외식 한번 안하고 지냈는데 보드게임하는 중에

우리 가족은 무인도에 떨어져도 재밌게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동생이 웃으면서 이야기하니,

그게 모두 엄마가 애써주는 덕분이라고, 엄지척을 해주더군요. 조금 지루한 중에 기분이 좋았어요.

 

주말이나 공휴일에 근무하는 직종이라 돌아가면서 순번이 와요.

이번 연휴 중에 걸려서 출근했는데 딸아이가 엄마 잠깐 나와봐요. 라고 톡이왔길래 나갔더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숍에서 흑임자라떼를 사왔더라구요. 컵 홀더에 엄마 사랑해라고 삐뚤빼뚤.

 

올 겨울 내내 딸아이가 겨울 점퍼에 넣어주는 핫팩이 너무나도 따뜻했어요.

원래 핫팩 환경오염이라고 잘 안쓰는데 난방 잘 안되는 화장실 갈때 어찌나 소중한지. ㅎㅎ

엄마 오늘 이 잠바 입을 꺼예요? 라고 묻길래 응! 엄마 겨울 롱패딩 그거 하나임? ㅎㅎ

하고 말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주머니가 늘 따뜻해서 보니 아침마다 딸아이가 핫팩을 넣어주더라구요.

처음엔 무겁고 싫었는데 올 겨울 내내 너무 따뜻하게 지냈어요. 덕분에..

 

 

너무 소소하지요?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눈이 오네요...

명절동안 애 많이 쓰신 우리 82님들,,

 

따뜻한 차도 한잔 하시고 오후는 좀 더 평안하신 시간이 되시길 바래요~

 

 

 

 

 

IP : 211.253.xxx.160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뻐라~
    '25.1.31 1:48 PM (114.203.xxx.133)

    아이들이 원글님을 닮았을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자주 글 올려주세요

  • 2. 부럽습니다
    '25.1.31 1:55 PM (118.235.xxx.38)

    주변 통틀어도 그렇게 이쁘게 말하는 중고딩을 본적이 없네요 ㅎㅎ
    근데 원글님 글도 다정하고 부드러워요

  • 3. ...
    '25.1.31 1:56 PM (39.7.xxx.222)

    제 사촌동생들이 그렇게 말을 예쁘게 하는데 인생도 술술 풀리더라고요
    원글님 따님도 인생이 술술 풀릴 거에요

  • 4. . . .
    '25.1.31 1:56 PM (61.83.xxx.69)

    따님 참 이쁘네요.
    마음이 뭉클합니다.
    원글님 매일 좋으시겠다~^^~

  • 5.
    '25.1.31 1:57 PM (223.39.xxx.97)

    따님 어딜가도 사랑 받겠어요 ^^
    잘 키운 원글님도 엄지 척!

  • 6. 하~
    '25.1.31 1:57 PM (180.68.xxx.158)

    어디 사는 천사인가요?
    눈물 겹게 이쁘네요^^

  • 7. 6767
    '25.1.31 2:01 PM (121.161.xxx.51)

    이 글 읽는데 왜 눈물이 나죠? 이렇게 엄마를 사랑할 수도,
    그런 사랑을 말로 표현 하기도 하네요. 부럽다못해 제가
    불쌍합니다.

  • 8. 세상에
    '25.1.31 2:02 PM (182.221.xxx.40)

    하나도 안 소소해요.
    진짜 너무너무 이쁜 아이네요.

  • 9.
    '25.1.31 2:10 PM (39.7.xxx.43)

    하나하나 너무 소중하고 따뜻함 이야기네요.. 종종 듣고 싶습니다 :)

  • 10. 전생에
    '25.1.31 2:11 PM (119.202.xxx.149)

    우주를 구하신 분!!!????

  • 11.
    '25.1.31 2:21 PM (119.193.xxx.110)

    와 마음 씀씀이가 어쩜
    이리도 이쁠까요ㆍ잘 키우셨네요
    어른들에게 잘하는 애들 보면 그 부모를 보게 되더라구요

  • 12. 이뻐요
    '25.1.31 2:26 PM (211.235.xxx.246)

    중3 소녀의 마음씨와 말이 어쩜 저리 이쁠까요.
    아마도 원글님께서 좋은 영향을 주셨나봐요.
    글에서도 정갈하고 따뜻함이 묻어나거든요.
    저도 닮아보려 노력할래요^^

  • 13. 길손
    '25.1.31 2:28 PM (223.38.xxx.130)

    자애로운 어머니와
    지혜로운 따님이네요.사회에 나가면 어디서나 환영받는 인물입니다.

  • 14. 그럴까요?
    '25.1.31 2:32 PM (211.234.xxx.227)

    말수때문에 늘 걱정이예요
    이아이가 사회생활잘할수있을까. 말수가 없어서 오해받지는 않을까. 단짝 친구가 없어서 외롭진 않을까...

    윗님들의 말씀을 보고있자니 콧잔등이 시큰해집니다.
    말씀해주신 좋은 기운들이 아이에게 닿았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 15. ...
    '25.1.31 2:32 PM (116.35.xxx.111)

    세상에 이런 자식도 있군요..............
    어머나 정말 다른 세상 이야기 듣는거 같아요..
    부럽다... 증말

  • 16. 세상에
    '25.1.31 2:38 PM (222.106.xxx.184)

    정말 너무 예쁜 아이네요.
    말을 어쩜 그리 예쁘게 할까요

  • 17. ㅇㅇ
    '25.1.31 3:05 PM (1.231.xxx.41)

    올케에게도 아이들 얼굴만 보지마시고 외숙모 얼굴도 자주 보시라며 줬다고...---에 눈물.ㅠㅠ

  • 18. .ㅇㄹ
    '25.1.31 3:20 PM (125.132.xxx.58)

    엄마 옷 주머니에 핫팩라니..ㅠ

  • 19. 뇨니
    '25.1.31 3:30 PM (210.90.xxx.177)

    저렇게 예쁜 어린아가가 받았을 상처에 울컥해지내요
    그래도 엄마가 결단을 내리시고 집중케어하신 덕분에 이리 예쁘게 컸나봐요 친구들도 이런 마음씨에 자석에 끌리듯 다가올거예요

  • 20. 천사가 따로
    '25.1.31 3:36 PM (47.136.xxx.216)

    있나요?
    말도 행동도 너무 예뻐요.!!

    그나이엔 이기적인 면도 있어야되니까
    혹시 그런면이 약하면 자기도 잘 챙기라고 북돋워주세요.^^

  • 21. 아드님도
    '25.1.31 3:40 PM (121.165.xxx.112)

    따님도 같은 말을 예쁘게 하는 걸 보면
    원글님 마음이 따뜻하고 예쁜 언어를 구사하시는 분임이
    틀림없을 것 같네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그 아이가 구사하는 단어나 어휘가
    나를 복사한 것 같아 깜짝깜짝 놀랄때가 정말 많거든요.^^;

  • 22. 눈물이 찡
    '25.1.31 3:56 PM (61.81.xxx.191)

    하니..아고 고마워요..따님 이야기 들려주셔서.

  • 23. 구르는돌
    '25.1.31 6:22 PM (118.37.xxx.95)

    귀찮아서 로그인 잘 안하는데 아이가 너무 이뻐서 인사해요. 겨울도 너무따뜻하시겠다. 늘 행복하세요.

  • 24. ..
    '25.1.31 6:29 PM (110.15.xxx.133)

    아우, 눈물 나...
    세상에 말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군요.
    대단한 능력입니다.
    그런 심성이 괜히 생겼겠어요.
    가정 환경이 그리 만든거죠.
    그렇게 결이 고운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아이야, 오래도록 건강하고 너가 베푼 사랑만큼 너도
    듬뿍 사랑받길 바란다, 넌 꼭 그렇게 살거야.

  • 25. 일부러로긴
    '25.1.31 8:18 PM (111.118.xxx.161)

    아니아니 이리 예쁜 딸이라니!!!! 게다가 중2!!!!!! 초1 여아 키우면서 미운말로 상처 받는 나날들인 입장에서 넘 부럽습니다~ 아들도 딸도 말을 예쁘게 하는것은 필히... 엄마가 말을 예쁘게 하는 분일거예요! 원글님이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이고 표현할 줄 아는 분이겠죠~ 저도 반성하고 희망가져볼랍니다 ^^

  • 26. 땅지맘
    '25.1.31 10:32 PM (223.39.xxx.42)

    와우~~지난글도오늘글도 눈물이

    님 혹시 예전에 생일때 깜짝 생파해줬단글 올렸던 남매맞나요? 요리도 해놓고. 그때 감동받아서 남편에게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때 애들같은 따스함이 보여서요

  • 27. ......
    '25.2.1 5:57 AM (58.29.xxx.20)

    마음 씀씀이가 어쩜
    이리도 이쁠까요ㆍ잘 키우셨네요
    어른들에게 잘하는 애들 보면 그 부모를 보게 되더라구요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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