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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비싸게 주고산 아이 책 다 내다버렸어요.

.... 조회수 : 5,432
작성일 : 2025-01-27 20:43:47

저희 애는 이제 곧 초 고학년되요.

제 기대와는 다르게 책 안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아이를 아주 늦게 낳았는데 

제 주변에 친구 아이들부터, 조카들까지  공부 잘하는 애들은 다 책 좋아했고 

책 좋아했던 애들이 다 공부 잘했답니다.

저는 그런거 다 봤으니까 진짜 진짜 내 자식한테 다른건 못해줘도 책 좋아하는 애로 키워야 겠다. 

(이것도 책 있는거 아세요? ㅋㅋㅋ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서 ㅋㅋ)

제가 읽었네요 그런건 열심히 ㅋㅋ 

 

저는 학창시절때 공부 잘하지 못했고요. (근데 열심히는 했죠. 우직하게. 등교도 성실히 하고, 숙제도 열심히 하고) 

근데 아이 태어나고 집에서 책 한권 제대로 읽은 적 없네요. 부끄럽지만. 근데 책 읽을 시간도 없고 정신머리도 없고.

 

애한테는 촛점책부터 시작해서 아기 신문지 아세요? ㅋㅋ 바스락 소리나는 무의미한 장난감 같은거.. 그외 아기때부터 유명했던 전집, 유아때꺼, 한글 막 깨우칠때쯤거랑,

그림 위주로 된거, 글밥 점점 늘어나는거, 수학머리 길러주는거, 명작동화, 전래동화, 인성동화 

킨*랜드, 프뢰*, 웅진*니어, *백과, *람 등등... 

애가 반항 없는 3살때까지는 그래도 제가 앉혀놓으면 제가 읽어주는거 좋아하고 오!!!! 하면서 감탄도 하고 웃기도 하고.

이야기 이어서 더해달라하고.

정말 그때까지는 너무나 사랑스러웠어요.

 

근데 한글 알고나서부터는 오히려 책을 안좋아하네요. 

초1때 저한테 대드네요.

아침에 바쁘게 준비해서 학교가고, 학교끝나고 태권도 가고.

집에 오면 밥먹고 씻고 책이 머릿속에 안들어온다.

이러길래 한대 맞은듯 입벌리고. 맞네.. 그래버렸네요.

 

저도 일어나기 싫은거 억지로 일어나서 아침에 애 깨우고 밥해먹이고

저 씻고 화장하고 짧게 집안일하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저녁밥차리고 하면

책은 커녕 82도 들어오기 귀찮아요. 핸폰 보면 눈이 시려서 피곤해서 잠들어요.

 

애 말도 맞길래 그러네~~

하고 

그래도 책 읽게 하고 싶은 마음을 포기 못해서

재밌다는 전래동화 전집 사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척 하면서 동화 얘기하면서 어떤때는 읽어주기도 하고

애가 좋아하는 게임 (마인크래프트, 포켓몬) 관련 책도 사서 보여주고

애가 맨날 저녁때마다 보면서 배꼽잡는 유튜브 (흔*남매) 책도 진짜 힘들게 도서관에서 구해다 보여주고

어느날은 전*당 읽고 싶다해서 그것도 도서관

저희 동네 도서관은 애기들이 많아 빌리기 힘들어서 일부러 같은 시 먼 도서관가서 빌려다주고 

 

아이 데리고 도서관도 들락날락.

 

근데 안좋아해요 ㅋㅋㅋㅋㅋㅋ

인정할 수 밖에 없어요.

저희 애 공부 싫어하고 책 싫어하고 읽는거 싫어하네요

 

남편은 아무 생각 없어요.

난 얘 나이때 곤충 잡으러 다녔다

애들하고 농구했다, 피구했다.

(뭔 소린지.)

 

근데 오늘 아이랑, 남편이랑 먼저 시댁 시골에 내려간 김에

제가 새벽부터 벌떡 일어나 집청소를 하는데 말이죠.

 

책 정리를 안하면 도저히 답이 없는거에요.

 

좁은 집구석에 애 전집만 10종이 넘게 있으니

애 방에, 서재방 책장에, 안방에

심지어 옷장 안쪽에 노끈으로 묶어둔 유아전집 등등..

 

저 오늘 뭐에 홀린듯이

이 책들 다 버렸어요 

눈은 펑펑 쏟아지는데, 집에 수레도 없이 ㅋㅋ

박스에 담고 끈에 묶어서 눈 펑펑 맞아가면서

몇번을 오며가며

다 갖다 버렸어요.

 

당근할 수도 있고 아파트 나눔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동네가 워낙 외져서 당근해봤자 우리 동네고,

여기 애 많이 키우는 동네라 책 나눔 , 저 아니어도 많고

사용감이 있니 없니 뒷말 나오는거 봤어서

그냥 막 버렸어요.

어차피 사용감도 많고 애가 낙서한 것도 있고

제가 중고로 산것도 있어서 (변명 주절주절 &^^;;_

 

근데 안입는 옷 갖다버릴때는 속이 다 후련하던데

아이 책 갖다버리는데 왜 속이 이렇게 죄책감 느껴지고 무거울까요???

앞으로 읽을수도 있을텐데 한번은 펴볼수도 있을텐데 이런 생각인지 ㅋㅋ

아니면 다른것도 아니고 멀쩡한 책을 이래 버리나 하는 그런 마음인지.

 

암튼 왔다갔다 하면서 많이많이 버렸어요.

어차피 저희 애는 책 버린지도 모를거에요.

오히려 집 깨끗해졌다고 좋아할듯요.

저의 이 속상하고 알수없는 헛헛한 기분은 뭘까요.

잘했다고 해주세요.

 

 

 

IP : 112.152.xxx.61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버리며
    '25.1.27 8:45 PM (114.204.xxx.203)

    비싼전집 여러가지 산거 후회했어요
    금이나 살걸

  • 2. 에고
    '25.1.27 8:48 PM (59.10.xxx.58)

    저도 책 좀 사준 엄마인데요
    책은 중고거래가 잘돼서 돈은 거의 안들었어요
    애도 책 안좋아했고요
    버렸다니 아깝네요

  • 3. ㆍㆍ
    '25.1.27 8:51 PM (118.220.xxx.220)

    책 좋아하고 많이 읽고 자란 아이들은 전집으로 안읽어요
    한권한권 좋은 책들 골라서 읽어요
    전집이 아이들 독서력 키우는데 도움이 안된다는건 조금만 관심가져도 많은곳에서 알려줘요
    책파는 웅진등등 영업사원들이나 전집 좋다고하죠
    그리고 엄마가 책을 진짜 좋아서 읽는지 보여주기 위해 읽는 척 하는지 아이들도 알아요
    진짜 책 읽는 아이로 키우려면 집에 티비부터 없애고 엄마가 티비 안봐야해요

  • 4. 알라딘
    '25.1.27 9:00 PM (1.237.xxx.119)

    이용해 보세요

  • 5. 제 동생이
    '25.1.27 9:04 PM (61.39.xxx.172) - 삭제된댓글

    아이들 독서 논술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다른공부 잘해도 막상 시험볼때
    문제가 뭘 물어보는지 몰라서 못푼대요

    어릴때 책 많이 읽은 아이들은
    자라면서 뼈와 살이 되는데
    부모가 폰하고 tv보면서 책읽어라 하는건 안된다고..

    그러고보니 우리 어릴때 집에 tv 없어도
    계몽사 100권문고 매일 매일 읽었는데
    도움 많이 된것같네요

    암튼 원글님
    잘하셨고
    글도 잘쓰시네요

    아이도 이런 엄마를 닮아서
    점점 책 많이 읽게 될거니 넘 걱정마세요

  • 6. 책을
    '25.1.27 9:06 PM (121.165.xxx.112)

    좋아하는데 전집이라고 안읽을리가 있겠어요?
    저희 애는 활자중독 수준으로 책을 읽어댔는데
    백과사전도 읽고 아빠 바둑 책도 읽고 제 요리책도 읽고
    글씨만 써있으면 뭐든지 다 읽어댔어요.
    tv없애라고 하시는데
    저희애는 아기때부터 영상매체는 별로 안좋아했어요.
    아이 키울때 엄마가 좀 자유롭고 싶으면
    tv나 비디오 틀어주라고 하던데
    저희애는 5분이상 집중하는 법이 없었어요.
    그런데 책을 읽어주면 눈빛부터 달라져서 집중을..
    전 외동 하나 키워봐서 잘 모르지만
    책 좋아하는 아이는 타고 나는게 아닌가 싶어요.

  • 7. 그게
    '25.1.27 9:24 PM (218.157.xxx.171)

    어릴 때부터 책육아를 심하게 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하네요.
    https://youtu.be/qHWMN2WyzKo?si=CamFjLOv7DDThj0G

  • 8. ...책이 답일까요?
    '25.1.27 9:45 PM (175.199.xxx.65)

    왜 애가 책을 좋아하길 바랄까요?
    저희 아이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티비보고 빈둥거리며 노는거 좋아해서 그렇게 그냥 키웠어요 근데 책을 읽을땐 목차부터 보고 자기가 뭘 보는질 알더라구요. 영어도 책으로 공부하면 좋다해서 큰애때 엄청 열심히 사모으고 읽혔는데 둘짼 그게 안되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키웠는데 중등부터 잘하기 시작하더니 고등땐 전1 해서 이번에 수시 메이저 의대 갔어요. 책 별로 안읽었어요 읽은책 꼽아보라면 꼽을 수 있겠어요. 정말 전집 살 돈으로 금살껄 ㅠㅠ
    암튼 책에서 자유로워지시길 바래요

  • 9. 하루만
    '25.1.27 9:46 PM (115.143.xxx.157)

    저도 오늘 이불버렸는데 쓸만하고 깨끗한거 몇번안덮은거...근데 어쩔수가 없어서 버리고왔더니 맘이 무거워요
    언능 치워가서 다 소각했음싶어요

  • 10.
    '25.1.27 9:54 P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전집이나 여러권 사주면 더 안읽어요
    한권씩 사줘야 잘 읽는것 같아요.

  • 11. ...
    '25.1.27 10:40 PM (211.179.xxx.191)

    보통 남자애들은 책 안좋아해요.
    그래도 만화책이라도 본다고 하면 사주세요.
    저는 만화책도 사주고 추리소설도 본다길래 사줬어요.
    요즘 애들 핸드폰 때문에 국어 실력 나쁜데 그거라도 보면 어휘력이라도 생기니까요.

  • 12. ㅇㅏ
    '25.1.27 10:44 PM (211.57.xxx.145)

    이건 제 주변 아이들만 봐서
    뭐 일반화는 안되지만요

    제가 새벽까지 책읽던 아이였어요
    중고등때까지요...

    제 딸 첫째가 비슷해요

    이것도 유전같아요
    활자중독

  • 13.
    '25.1.27 11:26 PM (121.159.xxx.222)

    저는 출판사근무해도 애는 책 지지리도 안읽어서 국어학원 때려넣었어요. 싸움나고 사이안좋아질것같고 사람만보면 빈둥대고 먼산보지말고 책읽어라 소리도 내가 빚쟁이도 아니고 진짜 지긋지긋해서요. 근데 수학은 엄청잘해요. 저는 수포였거든요. 타고난다고봅니다.

  • 14.
    '25.1.27 11:30 PM (121.159.xxx.222)

    책읽는 모범은 저같이 보인사람 없어요. 그래도 누워서 해파리처럼 천장보고 바닥이나 닦고다니지 책은안읽고 읽어주면 멍때리다 잠자더라구요. 그래서 진짜 절망했는데 공부하곤 또 다르긴해요. 남부끄럽지않을정도론 해요. 그래도 많이아쉽긴합니다.

  • 15. ㄴㅇ
    '25.1.28 4:28 AM (116.33.xxx.224)

    저도 많이 읽고 애도 많이 익는데 전집은 안 읽어요
    그거 너무 수준 떨어져요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애들이 좋아하는건 따로 있어오.
    엄마가 안목이 높아야 해요.

  • 16. ㄱㄴ드
    '25.1.28 6:26 AM (14.5.xxx.100)

    저도 책육아네 뭐네 전집 엄청 들여놨었는데
    아이는 관심 없더라고요.
    더 최악인 것은 제가 출산 후 몸이 안좋아져서 책 읽어줄 기력도 없었어요. 출근 시작하면서 부터는 집안 살림까지 하려니 더 책을 못 읽혔구요.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 읽길 바랬는데 그건 무리한 욕심이였어요..
    한번도 안본 전집 내다 버리고 당근거래하고 하다가 아이가 초 1 2학년때쯤 돼서는 거실에다 통째로 내놓고 그냥 버리기 아까우니 쓕 한번 훓어보고 내놔라 해요. 전래동화 이런건 알아야 할 스토리도 있고 아깝더라고요. 그렇게 억지로 버리기도 하고요. 모범생 스타일 여자아이라 하라고하면 또 하는 아이인데 엄마가 이끌어 주기엔 힘들고 바쁘고 그랬네요.

    지금 초3 올라가는데...초2말 학교에서 해리포터 영화를 조금씩 보여줬나봐요. 완전 꽂혀서 책 사달라고..
    예전에 1편 사놓은 거 있었는데 관심도 없더니 한권을 하루만에 뚝딱읽고 더 사달라고해서 23권 세트로 사다놓고 한권씩 달라고 할때마다 줬는데 거의 한달도 안돼서 23권 다 읽고 마지막편 두권 자기돈 줄테니 사달라 해서 사주고..

    그 전엔 전천당류 좀 관심있게 읽었었구요. 저희 아이는 영상으로 조금 맛보기를 해주고 호기심 생길때 책 드리밀면 보는 아이인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에는 호기심 생길때 까지 저랑 아이랑 한페이지씩 읽어보기로 시작하면.. 나중엔 빨리 읽고싶은 마음에 자기가 뺏어가서 읽는 식..

    문제는 엄마가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이끌어 줘야하는데 그게 어려운것 같습니다. 정말 윗분말처럼 아이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안목이 중요한것같습니다.

  • 17. 맞아여
    '25.1.28 8:42 PM (160.238.xxx.33)

    엄마가 아이 취향대로 세심하게 책 골라서
    애 동선마다 눈에 띄게 놔주면 잘읽죠.
    근데 똑같이 키운 첫째 둘째 첫째는 잘 읽는데 둘째는 그만큼은 아니예요. 첫째는 아기때부터 그림책 보여주면 뚫어져라 보던데 둘째는 책 집어던지거나 빨거나 ㅎㅎㅎ 좋아하는 건 타고 나기는 하는데 하도 첫째가 책을 좋아해 집에 많고 자주 봐서 둘째랑 안놀아주니 이젠 둘째도 조금씩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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