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출할것 없지만 쫄릴것도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저 자신을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람으로 생각했어요(착각).
아이들 키우며 가까이 관찰하니
내 안의 컴플렉스가 투영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 오만, 아집, 다 드러나서 부끄럽기 짝이없네요.
큰애는 트랙에서 별로 벗어남 없이 살아서 괜찮았는데,
얼굴에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는데
제가 미치겠더라고요.
제가 대학교때 여드름으로 고생 심했거든요.
아이가 여드름이 새~~까맣게 나고, 그걸 제때 치료 안하는 모습 보니
막 소름이 끼칠정도로 두렵더라고요.
둘째가 공부 바닥이고, 상식도 없는데
불쑥불쑥 깔보는 마음, 한심해 하는 마음이 튀어나와요
완전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대답도 해주기 싫은 그런 마음
관종짓 하고, 사람들에게 애정구하는 모습이 애잔하다못해 화가나고
대리 수치심이 들면서
미치겠고요
그러면서 또 따 당하거나 하는 모습 보면 두려움 억울함 분노가 밀려오면서
와들와들 떨리고 눈물이 콸콸
애한테 '네가 이러면 사람들이 --라고 생각할거다' 하지만
사실은 사람들 생각이 아니고 내가 이상하게 보는 거....
청소년기 들어서서 갑자기 몸에 살이 찌고
비만체형이 되어가는 애를 보면 공포가...
뒤룩뒤룩 살찌고, 걸을때 반바지 가운데가 막 겹치고,
살쪄서 눈코입 다 묻히고, 턱 겹치고, 뱃살이 바지위로 흘러넘치는거 보면서
너무너무 싫은거에요.
저는 평생 몸무게를 컨트롤하고 살아왔거든요.
비만인 아이들이 갖는 유사한 얼굴이
우리 애 얼굴에 나오느 것을 보면 혐오감마저 느끼더라고요.
그리고 이 모든 혐오가 내 안에 있다는 것에 경악했어요.
전 사실
여드름 박박 났던 내 얼굴,
박사고 (비정년)교수이기도 하지만 사실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자괴감,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서 몸부림치는 내 모습,
사람들이 날 좋아하지 않는것같아서 느끼는 수치심 외로움,
살찌면 추해질것 같아서 식이조절하다가 폭토증 오고(20대때),
운동 평생해서 몸 칭찬 많이 듣지만
사실 다리도 짧고 몸매 비율도 별로라는 내 컴플렉스....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내 자신을 스스로 경멸해왔던거죠
애들 가운데 비슷한, 이런게 하나씩 드러날 때
내 안의 편견혐오수치가 지하에서 올라옵니다.
너무 혐오가...결국 자기혐오네요. ....
이런 편견과 혐오를 가지고 살아온게 부끄럽더라고요.
아집으로 뭉쳐졌으면서도 그런줄도 모르고 살았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 부끄러움을 깨고,
유연해지도록 달리 해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일단 명상과 운동을 하고 ㅎㅎ밥도 잘 먹고,
내 안의 긍정성도 찾고,
가까운 사람의 귀여움을 찾아보려고요.
약간 벌써 가족이 더 좋아지기 시작하긴 했네요....
바람도, 햇볕도, 더 감사해지고요
일상의 평온이 소중하고, 고통 역시 인생의 부분이니
내가 지금 괴로운건 당연하거야..되뇌어요
내가 아무도 진심으로 잘 사랑하지 못하듯이
내가 누구에게도 온전히 사랑받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거지.
그래도 난 조금씩이라도 더 사랑하며 살자고요.
금방 된건 아니고 근 2년 노력해왔어요..
급격한 결말 죄송해요.
이상...일기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