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돌아가시고 난 직후였던 것 같다. kbs기자들은 그때도 분노한 시민들에게 엄청 당했지.
그래도 그때는 군중들에게 욕 먹은 기자들이 부끄러워서 부글부글 끓고, 보도국이 난리가 나서 기자총회를 열었었다. 1대1로 기계적균형 보도나 하고 있는게 맞냐는 성토였다. 보도국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사 기자들이 200여명이나 모여서 3층에서 토론을 벌인 뒤 투표를 했는데. 투표 결과는 보도국장 탄핵이 압도적으로 나왔지만 토론은 10 대 10 정도로 나왔었지. 보도국장과 회사 수뇌부에 대한 성토가 나올때마다 회사는 중립적으로 가야 한다, kbs는 교도소 담장을 걷듯 조심하는 게 좋다며 반론을 펴는 기자들이 예상외로 많았다.
희한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토론이 끝나고 투표를 하려고 보니 칸막이 뒤에서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이 쓱 고개를 내밀고 밖으로 나와서 씩 웃으면서 보도국 복도로 빠져 나가더만.
나중에 고대영씨는 kbs사장이 됐고. kbs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듯 조심해서 중립적으로만 보도해야 주장했던 민경욱씨는 박근혜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국회의원이 됐고, 1대1로 보도했다가 나에게 집중 성토당했던 000씨는 이번 정부에서 여당으로 국회의원 나왔었지.
나머지 7명 정도의 기자들, 그때 사실상 고대영 보도국장을 지지했던 이들은 대부분 윤석열정부에서 고위간부들이 됐지.
왜 그 옛날 일을 이렇게 잘 기억하냐고? 난 그때 그 보도국 총회를 녹음한 뒤 녹취록을 만들어서 미국으로 가져갔었거든. 한국 기자들의 강박적 중립경향성이 사실은 정치적 또는 사적 출세의 의도, 알량한 권력 유지 욕망때문이 아니었는지에 대한 논문을 쓰고 싶어서였지. 그걸 아예 국제적으로 발표해서 이들의 가짜공정을 박살내버리고 싶었단다.
똑같은 것 같어. 최상목이나 국민의힘이나 경호처 간부들의 중립 논리가. 논리를 막 억지로 만들지만 그냥 상식적으로 눈에 보이는데. 누가 악의로 나쁜 짓을 저질렀고, 누가 자신들의 권력 유지때문에 이를 막고 있는지.
중요한 건 말이야. bbk는 처음부터 이명박 것이었고, 이명박은 계속 거짓말을 했고, 사기를 쳤지만. 이명박 다음에도 박근혜가 됐고. 문재인 5년 이후 윤석열이 된 다음에는 또 윤석열이 돼서 이명박이나 박근혜때 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며 민주주의 헌정과 언론자유를 유린했던 자들이 다 다시 돌아왔다는 거야.
그리고 우리 점잖은 진보들이 쯧쯧쯧 하면서 혀를 차거나, 민주당이 무능해서 그렇다는 말을 주로 하지. 그러다가 만약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서 법대로 이들을 처벌하거나 정치적으로 단죄하려고 하잖아. 그러면 그런다. 화합과 통합하라고. 중도층을 의식하라고. 그러다가 또 윤석열은 사면될거야. 재밌어. 이 나라. 이번에도 너희들 또 그러면. 난 극우보수집단 비판을 멈춘다. 그들이 핵심문제가 아니었던 것을 내 인생 세번째 확인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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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단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