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병원에서 약을 수액으로 맞게 됐어요. 길다란 비닐줄이 달린 두개의 아주 작은 비닐봉투에 수액이 담겼고, 그 두가지 액체가 하나의 바늘에 연결된 구조.
봉투 하나가 먼저 비었고 잠시후 간호사가 오더니 다른 하나는 아직 남아 있음에도 바늘을 빼려는 거예요. 어차피 수액이 들어가지 않는다면서요. 봉투에도 수액이 남아 있었고, 그 기나긴 줄에도 수액이 가득한 상태였는데... 제가 줄을 들어올리며 이렇게 들고 있으면 잘 들어가겠죠? 하니 소용없다고. 안들어간다고, 업체에서도 그런거 감안해서 만드는 거라고.
바늘을 잘못 꽂아 찔리는 고통을 두번 겪으며 맞게 된 수액이라 저는 알뜰하게 다 맞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아옹다옹하는 동안 봉투에 남아 있던 수액과 그 조금 아래 수액이 모이는 곳에 있던 수액, 그리고 줄 위쪽에 있던 수액 약간도 무사히 들어갔어요. 길어야 몇십초면 다 들어갈거 같은데 계속 안 들어간다!고 우기며 자꾸 바늘을 뽑으려고 해서 저도 할수 없이 포기했어요.
시계를 보니 5시 45분. 아마 시간 끌다 퇴근에 지장 있을까봐 그런 걸까요? 줄이 워낙 길어서 줄에 남은 수액도 적지 않은 분량이었는데(봉투가 워낙 작아서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이라... 커다란 링거통이었으면 무시하는게 쉬웠을 텐데) 자꾸 아쉬운 맘이 듭니다.
정말 그렇게 남은 수액은 끝까지 안 들어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