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손주 돌봐주는 분들 계시죠?

조회수 : 2,532
작성일 : 2024-12-25 01:00:48

저의 조부모와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것은, 부모도 주지 못한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엄청난 축복이었어요. 그냥 학교 다녀오면 뭐라도 입에 넣어주고, 숙제하고 있으면 안쓰러워하며 등 한번 만지작거리다 가고, 누워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이불 덮어주고, 뭔 짓을 해도 잘했다 착하다.. 종종 이 기억들이 제 인생을 지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오늘 초등 고학년인 제 딸아이가 좀 아팠는데, 뜬금없이 "아~ 아프니까 할머니 보고 싶다." 하는 거예요. 제 부모님도 아이 어릴 때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돌봐줬던 터라 유대감이 깊거든요. 저 얘기를 듣는 순간 너도 나처럼 우리 엄마, 아빠와의 기억을 곱씹으며 살겠구나 싶은 것이 뭔가 찡하면서 조부모의 존재에 대해 또 생각해 보게 됐어요. 

 

손주 돌봐주느라 힘드신 할머니, 할아버지 있으시면 이런 얘기가 조금 위안이 될까 싶기도 하고요, 부끄러워 말 못 하는 자식들(저처럼) 대신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IP : 118.235.xxx.1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2.25 1:03 AM (119.69.xxx.167)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아...이부분 읽는데 왜 눈물이 나죠ㅠㅠ
    엄청난 축복 맞네요...원글님은 축복받으신분^^

  • 2. ...
    '24.12.25 1:20 AM (183.102.xxx.152)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우리 아이도 외할머니의 첫사랑이었죠.
    아직도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였다고 말씀하시는 분...

  • 3. 저 역시
    '24.12.25 3:11 AM (14.38.xxx.58)

    할머니의 사랑을 평생 기억하며 살았고 내 손주들이 나를 또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라며 살고 있어요
    덕분에 인터넷을 뒤져가며 손주들 간식을 만들고 반찬을 만들며 행복해
    한답니다
    가끔은 할머니가 원래 하던대로 해라는 핀잔을 듣긴하지만 ㅠ ㅠ

  • 4. 조안나
    '24.12.25 5:45 AM (116.124.xxx.49)

    어머! 제가 쓴 글 인 줄 알았어요
    어쩜! 표현력이 대단하세요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제가 딱 이랬거든요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 5. 맞아요
    '24.12.25 6:50 AM (125.179.xxx.40)

    뭘 많이 남겨 주는것 보다
    무한한 사랑
    중요하죠.
    그런데 그게 또 쉽지만은 않아요.
    여러 정황상
    해주고 싶어도 못해줄 수도 있고
    같이 산다고 다 님처럼 된다는 보장도 없고..

    요즘 젊은 사람들도 살기가 팍팍한
    세상이 된거 같아요.
    상황 되시는분들 육아 참여 많이 하면
    좋을거 같아요.

    우리 부부 손녀 키워주고 있어요.
    손녀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그이상이 랍니다.
    손녀 얼굴 보는 순간 웃음이 활짝~~
    너무 감사하죠

  • 6.
    '24.12.25 6:55 AM (58.140.xxx.20) - 삭제된댓글

    우리 손녀딸 4개월부터 6살까지 키우다 이사갔는데 자식에게도 못느끼던 빈둥지증후군 겪었어요
    지금도 가끔오면 할머니좋아 할머니 좋아 할때마다 행복합니다

  • 7. 그리고
    '24.12.25 9:04 AM (125.179.xxx.40)

    부부가 나이가 들어 가니
    대화가 없어져요.
    아내들이 말하기 싫을수도 있고..
    그런데 애기 얘기 할때는
    그렇게 파안대소를 해요.
    내용이 별게 아닌데도
    왜그렇게 이쁜지..
    애기 아니 었으면
    우리 부부 소본듯 닭본듯 살았을수도..

  • 8. . .
    '24.12.25 3:33 PM (222.237.xxx.106)

    맞아요. 무한 사랑

  • 9. 현재진행형
    '24.12.25 4:31 PM (114.204.xxx.218)

    초등4학년아이와 5살 외손녀를 돌봐주는데 5살 둘째의 첫번째 소원이 할머니 오래오래 사는거래요
    60이 되기직전 할머니가 됐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봐줄수 있을까요?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퇴근 빠르지 않은 부모 대신
    할머니인지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5572 재벌집막내아들 웹툰보는데 3 Majban.. 2025/01/12 1,080
1675571 세탁기 용달로 옮기려는데 아시는 곳 있나요 5 용달 2025/01/12 466
1675570 친구네 강아지랑 식단이 비슷해지네요 6 ㅋㅋㅋ 2025/01/12 1,692
1675569 저 윤거니 빨리 체포해야 됩니다 100일만 기다리면 된다고 무당.. 8 ㅇㅇㅇ 2025/01/12 2,323
1675568 요즘 무당들 많이나오네요 11 2025/01/12 2,223
1675567 스파게티면도 좋은게 있을까요? 20 111 2025/01/12 2,399
1675566 2차김장하려는데요 8 김치 2025/01/12 1,406
1675565 특급호텔 커피숍이요 3 ..... 2025/01/12 1,686
1675564 가만히있는데 관자놀이쪽 혈관들이 툭튀어나온거같은분 계셔요?.. 1 기운 2025/01/12 727
1675563 히든페이스 원작이랑 우리나라꺼 둘다봤어요.. 8 ㅁㅁ 2025/01/12 2,750
1675562 집안일 최소화 시키기 프로젝트 6 초간단 집안.. 2025/01/12 2,668
1675561 둘 중 한가지 어려움을 선택해야 한다면 2 ㅁㄴㅇㄷ 2025/01/12 805
1675560 경호처 간부 “윤, 어제 경호처에 무력 사용 지시…간부급 집단 .. 23 .. 2025/01/12 5,037
1675559 상하이 지하철 편하네요 20 조선족아님 2025/01/12 3,632
1675558 고등학생 학부모입니다. 7 ... 2025/01/12 2,120
1675557 여권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6 .. 2025/01/12 1,098
1675556 과거 트라우마로 사람이 미칠 수 있나요? 5 .. 2025/01/12 1,686
1675555 동치미 무 색이 빨개요 7 동치미 2025/01/12 823
1675554 채널A 김진인가 하는 얘도 참 얄밉게 극우묻은 애네요. 5 .. 2025/01/12 1,574
1675553 식당하면 채팅 볼 시간도 없나요? 1 ㅇㅇ 2025/01/12 884
1675552 역류로 베란다에 물이 자꾸 차는데 방법이 없는 걸까요? 14 ... 2025/01/12 1,625
1675551 서장훈 이혼 이유 알꺼같아요 53 .. 2025/01/12 23,020
1675550 월세 아파트 도배요. 3 .. 2025/01/12 822
1675549 물미역 냉동 시킬 때 데쳐서 VS 그대로.. 5 물미역 2025/01/12 466
1675548 혼전임신으로 급하게 결혼한거 아니었나요? 25 숑숑 2025/01/12 7,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