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인생 중반에 싱글 백수인데요
내가 원하는거 아님 안하고 싶어서 그냥 있어요
뭐가 됐든지간에 남 이목 신경안쓰고
내가 좋은거 즐거운거 하자 주의가 되었고요
혹시나 적게 벌어 소득 적으면
적게 벌고 적게 쓰지 뭐 하고 있어요
근데 뭐가 하고픈건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인생 중반에 할 멘트는 아닌거 알지만
그간 안그렇게 살아왔어서 어쩔수가 없었고
남은 인생은 그렇게 살려구요
소득은 적지만
지금 그런거 궁리하며 시간보내자니
그냥 그 자체로 행복해요
밥 먹고 청소하고 단감 먹고
지금은 백만년만에 믹스커피 한잔 하는데
무언가에 쫒기거나 압박 받지 않아서 그런지
문득 행복해요
평범한 일상 자체가 평온하고 행복이네요
돈은 당분간 알뜰히 살며 버틸 정도 있고
그 사이에 어떻게든 되겠지요
혼자다 보니 크게 돈쓸일은 없어요
책 읽고 음악듣고 글쓰고
밥 만들어 먹고
화장품 비누 만들어쓰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늘어지게 낮잠 잘 때도 있고요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해야만 행복한줄 알았는데
사람들과 멀어져도
혼자서도 행복할 수가 있네요
혼자일때 행복한 그게
뭔가 더 근원적인 행복이라고 느껴져요
전엔 혼자있으면 비참하고 불쌍한 신세같고
버려진 느낌이었고
전화로 누군가와 꼭 수다를 떨거나 만나야
그 느낌을 안 느낄수가 있어서 좋았는데
지금은 혼자인데 그런 느낌이 안들어요
단지 그 느낌만 사라진 것 뿐인데
구원받은 기분이예요
헉 제가 구원이라는 단어를 쓰다니..
그렇게 느끼는지 저도 지금 쓰면서 알았어요
정말 괴로웠나봐요
그냥 그냥 맘 가는대로 쓴건데
이런 글이 되어버렸네요
저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도 하고
이것도 좋아요
커피가 조금 식었는데
식은 커피도 맛 괜찮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