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용기 '코멕스' 대표 갑자기 잠적... 어음부도, 임금 체불 '일파만파'
(한국일보 2024-11-20)
창업자 구자일 회장, 3주간 오리무중
직원 월급·퇴직금 등 미지급 30 억원
20 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입주한 코멕스산업 본사는 평일 업무시간임에도 문을 굳게 닫아걸고 있었다. 창립 53 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밀폐용기 코멕스( KOMAX )로 널리 이름이 알려졌지만, 부도가 나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창업자인 대표가 돌연 자취를 감췄고, 한 달 가까이 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파산 절차도 제대로 밟지 못해 직원들은 월급도 퇴직금도 챙기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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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멕스산업은 1971 년 구자일( 81 ) 회장(대표이사)이 설립한 국내 최초 밀폐용기 업체로 지난해 480 억 원의 매출(감사보고서 기준)을 올렸다. 구 회장은 지분 35.5 %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중략)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구 회장은 지난달 31 일부터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 전날까지 회사에 출근했던 구 회장은 아내와 함께 홀연 사라졌다고 한다. 구 회장은 그날 오전 6시쯤 사내 재무팀장과 총무팀장에게 "여러 가지로 미안하고 나를 용서하지 마"라며 "충분히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을 하니,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안 가게 힘을 모아줘라"는 메시지만 남기고 모습을 감췄다.
총무팀장은 출근한 직원들을 전원 소집해 "회사가 부도난 것 같다"는 공지를 했다. 총무팀장은 "채권단이 들이닥치기 전에 빨리 사무실을 정리하고 떠나라"며 직원들을 재촉했고, 본사 직원들은 오후 중에 짐만 챙겨 퇴근했다. 직원들은 이튿날이 돼서야 부도를 실감했다. 은행 관계자들이 본사로 찾아와 구 회장의 소재를 물었기 때문이다.
총무팀장은 출근한 직원들을 전원 소집해 "회사가 부도난 것 같다"는 공지를 했다. 총무팀장은 "채권단이 들이닥치기 전에 빨리 사무실을 정리하고 떠나라"며 직원들을 재촉했고, 본사 직원들은 오후 중에 짐만 챙겨 퇴근했다. 직원들은 이튿날이 돼서야 부도를 실감했다. 은행 관계자들이 본사로 찾아와 구 회장의 소재를 물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구 회장이 잠적을 준비하면서 회사의 상표권 일부까지 양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허청의 특허정보검색서비스 검색을 보면 현재 코멕스산업의 최종권리자는 출원인인 구 회장과 다른 인물이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상표권과 최종권리자는 모두 구 회장이었다는 게 직원들의 이야기다. 구 회장은 잠적 전 회사에 상표등록증과 법인인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어음 채무도 해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구 회장은 어음 채무도 해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직원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지난달 월급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했고, 받아야 할 퇴직금까지 합하면 전체 직원의 미지급 임금은 30 억 원가량으로 집계된다. 대표의 잠적으로 파산 신청 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직원들은 노동자대표를 선임해 이달 18 일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접수했다.
본보는 구 회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본보는 구 회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