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그랬는데요
1등을 해도 온전히 기쁜게 아니라
어쩐지 부담스러워 꺼리는 마음이 들어요
초등때는 시험 문제 풀면서 다 정답 같아
1등 할 거 같아서 일부러 오답을 쓴 적도 있고요
매주 다니던 교회 주일학교에서도
뭔가 암송 퀴즈 노래 등등 소소한 대회가 많았는데
어른들이 참여시키니까 하긴 하고
뭐든 하면 열심히 잘하는 모범생 타입이라
항상 수상권이었는데
1등 하면 기쁘기보다 탄식이 나와서
선생님들이 이상하고도 웃겨 했어요
뭐 초등 이후부터는 1등 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그런 감정을 수십년 안 느끼고 살다가
최근에 무슨 공모전에서 당선이 됐거든요
근데 어릴때처럼 이게 온전히 기쁜게 아니라
어쩐지 부담스럽고 괜히 했다 싶기도 한 거예요
제 커리어가 한층 발전되는 기회고
실질적으로 좋은 조건으로 일을 맡기도 하는 건데
제 심리가 참 요상하고
이렇게 생겨 먹었으니
인생을 즐겁게 살지 못하는 거구나 싶고...
저는 왜 이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