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근처를 바삐 걷는데
비둘기가 착륙하면서 제 얼굴을
1센티 남기고 스쳐갔어요. 깃털이 느껴지는 가까움이었어요.
순간 아 나는 이 동물과 부딪히는구나! 흐억 하면서 주저앉고 비둘기도 당황한듯 옆으로 퍼득하면서 스쳐갔어요.
(제 뇌피셜인데 내리면서 얘가 순간 각도 계산을 틀린것 같았어요. 비둘기의 당황스러움이 0.1초간 느껴졌어요. 저 하이디로 개명할까봐요)
바삐 지나는 사람들은 흘낏 저를 보면서 지나가고 저도 아무일없는듯 일어나서 다시 바삐 걸었어요.
도심은 언제나 사람도 복잡하고 비둘기도 인천공항의 비행기들처럼 복닥거리며 오르고 내려오나봅니다.
요새 삼재라고 투털거리며 지냈는데 천만다행인 날이었어요.
만약 스쳤으면 전 기절했을거에요. 갑자기 수십년전에 걸어가다가 비둘기 똥을 정수리 정통에 맞고 비명을 질렀던 엄니가 생각나네요. 우리는 웃겨죽고 엄마는 거의 울면서 머리 계속 닦아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