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로 배를 타지 않습니다 못 타는 건 아니니 필요하면 타기는 하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요 돌아가더라도 육로를 택하거나 포기하죠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보다 작은 확률인데.. 그런데도 배를 보면 어김없이 불려오는 기억때문에. 그 날 이후 대한민국 사람들은 크건 작건 트라우마가 있다고 봅니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김초롱씨가 책 간담회하는 기사를 보고 책을 빌려와서 읽었습니다
할로윈 축제를 좋아해서 매년 이태원에 갔고 하마터면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제때 몸을 피해 공식적인 사상자는 아니었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나서다가 현장을 목격하고 겁에 질려서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았다고 합니다 직접 겪은 것도 아니고 가까운 누군가를 잃은 것도 아니어서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PTSD나 우울증에 대해 잘 몰랐네요 방송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본인이 겪은 일을.. 수치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까지 포함해서 현실감있게 전달합니다 의지의 문제도 아니고 약도 전부 해결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가족의 위로, 주변의 선의도 와닿지 않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요
그래도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아서 기복은 있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상담사는 죄책감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아무도 돕지 못한 좌절감과 살아남은 사람의 미안함이 스스로 괴롭히는 거라고.
정작 책임있는 사람들중 누가 사과하고 물러난 적이 있었나요? 유감 표시 정도만 기억나네요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만 공감능력이 좋거나 예민한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게 좋겠네요 저는 무딘 편인데도 읽다가 몇 번 멈췄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일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참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