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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회피하다가 헤어졌어요

** 조회수 : 1,202
작성일 : 2024-11-01 17:38:01

갑자기 옛 남친이 생각이 났어요

의식의 흐름대로 써볼게요

 

어?  누구가 뜬금 생각이나네? 

참 훈훈하고 다정했었는데...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다가 근처 백반집에서 생선 발라 내 밥에 올려줬었지

내가 그 때 스퀘어 넥라인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가슴골이 살짝 보이니

그런 내가 너무 섹시하면서도 귀엽다고 작게 말하고 웃던 얼굴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른다

 

긴 세월 내내 알콩달콩 모드였는데..

울집까지 바래다주고 또 아쉬워 너네집까지 바래다주고 ㅋㅋ

20대를 너랑 온통 같이 했었지

 

근데 .. 점점 헤어질 수 밖에 없게 된 사건들이 생겼어

 

니가 군대 있을 때 손편지를 주구장창 주고 받았었던 우리였잖아

너도 나도 참 구구절절 보고싶다..그립다..아주 난리였더랬는데 ㅎㅎ

언젠가 너의 절친을 만났는데  그 친구가  음.. 나를 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계속 놀라워했단말이지? (대체 넌 어쩜 저녀석을 그렇게 좋아하냐? 너한테 잘 해주는거 같지도 않은데,, 이런느낌)

그게 그럴 이유가 있었더라구

친구에게는 항상 여자친구를 별로 신경 안쓴다는 그런 이미지 허세를 깔아놨었던거지

가령 군대 있을 때 그 친구와 주고 받은 편지에는

너의 절친이 누구야 여친은 잘 지내? 연락은 자주 하니? 여친한테 연락자주 하고 그래.. 하면

넌 답장에 여친은 뭐.. 그냥 그렇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신경 쓸 겨를도 없네 .. 이런식..

뭐 허세? 그런거 일 수도 있고.... 너가 그랬었다라는걸 알고도 그러려니 하고 말았지만

뭔가 내 자존감(?) 이 좀 떨어지기 시작했던 순간였던거 같애

 

너가 단기 어학연수를 가고 우리는 롱디 커플이 되었잖아

난 또 여기서 새로운 걸 알게 됐지

금연 한다고 했던 너는 너의 친구에게 담배를 우편으로 부탁해서 받고 있던거

(이건 귀엽다만.. )

 

그곳에서 너가 다른 한국 여학생과 '여보? ' 호칭을 쓰며 지냈다는거..

거기서 한국에 오래 사귄 여친 있지만 한 눈 안파는 오빠, 형으로 이미지화 했다고

항상 나한테 얘기했었더랬는데 ..

혹여나 우리가 전화로 다투게 되면 넌 억울해하며 내가 여기서 얼마나 너만 생각하면서

바르게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너는 그걸 모른채 .. 어쩌고 저쩌고.. 그랬었잖어

그 자기 , 여보 호칭 쓴 여학생과 둘만 몰래 스릴있는 연애를 한건가? 

아님 애초에 한국 여친만 바라보는 오빠 , 형 이미지화 자체가 다 뻥이었는지는 모르겠어

 

저 호칭을 쓰는걸 알게 된 그 때 처음으로 와... 온몸에 열이 솟구치는 경험 해봤네

근데 나는 정면으로 확인도 안했어. 회피했어. 회피하면서 계속 너를 사랑했었어

회피하다가 그치만 결국에는 나 스스로 정리했지. 이런 일들 들춰내지도 않고 .. 

난 내가 너를 신뢰하지 못 할 거라는 확신은 들었거든

 

난 겁쟁이었을까..?

왜 그 때마다 너한테 물어보지 않았을까?

그 때는 그래도 니가 내 옆에 있는게 더 좋고 바랬기 떄문이었을까?

그래서 다 묻고 회피하고 그랬나...

그치만 결국에는 저런 일련의 여러가지 일들이 누적되면서

나는 너를 믿을 수 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별을 택했지

 

어릴 때의 너는 앞,뒤가  다르게 좀 깜찍했었던거 같네

그 땐 어렸으니까 그런 실수? 그런거였을까,,

그 때 막연하게 내가 가진 너에 대한 불안감. 못 미더움..이런건 그냥 기우였을 뿐이고

너는 지금 가장으로서 멋진 삶을 살아내고 있으려나? 

아님 원래 좀 그런 사람이었고 여전히 그런 비슷한 식의 깜찍함을 갖고 살고 있을까?

 

다 지난 일, 의미없는 일인데,, 왜 뜬금 생각이 나나 모르겠다

 

저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회피했다는거

이거 아무도 모르고 오로지 나 자신, 저만 알고 있는건데..

희한하게 오늘 이곳에다 주절주절 적어보게 됐네요 ;;

찌질한 추억이 방울방울 .. 즐거운 금요일 저녁 되세요! 

IP : 1.235.xxx.24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1 6:02 PM (1.244.xxx.34)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 같이 하기 힘듭니다
    매사에 불안하고 의심하게 되고 자존감은 필수로 떨어지고요
    잘 헤어지셨어요 ㅜㅜ

    지금은 좋은 사람과 함께 하시는 거예요?

  • 2. **
    '24.11.1 6:08 PM (211.234.xxx.242)

    남편은 신뢰 부분에서는 전혀 불안감을 주진 않아요
    근데 그거 외에 뭐 여러가지로다가..허허 웃지요

  • 3. 혹시
    '24.11.1 6:11 PM (116.120.xxx.27)

    왜 확인해보지 않았을까요?

    오래전 우리 아이 호주유학시절
    가끔
    소포부칠 때 공간 남으면
    담배넣어서 보내라고 했어요

    거긴 울나라보다
    담배값이 10배? 비싸서
    용돈쓴다고;;

  • 4. ㅇㅇ
    '24.11.1 6:27 PM (1.234.xxx.148)

    온몸에 열이 솟구치는 경험 해봤네 22
    여보 호칭 본 순간 모든 것이 깨지고
    신뢰가 박살났겠네요.
    정면 확인도 사랑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어서
    붙잡고싶을때나 하는거지
    와장창 다 산산조각 망가지면
    이미 추궁할 의미가 없어져서
    회피하다가 시마이(?)하는거죠.

  • 5.
    '24.11.1 7:22 PM (110.70.xxx.91)

    남의 편지를 읽는 기분이 드는데
    젊은시절 얘기라 그런지
    저는 좀 웃음도 나와요
    아마 원글님이 그때는 어리고 잘 몰라서
    회피 아닌 회피를 한 거 겠죠
    세상 많이 산 지금처럼 대처 못한 건 당연한 거에요
    지나간 일이니 흑역사도 재밌게 느껴지내요
    그때 잘 해어진 거 맞아요
    애새끼가 아주…. 별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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