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보는 것은?
메뉴 그리고 가지런한 수저통
그 두가질 보면
그저 느껴지는 뭔가가 있습니다.
여수 사시는 지인분께
추천받은 식당엘 들어가니
다 끝났다는 퉁박을 듣고....
객지사람인데
전화로 꼭 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하며
읍소를 했더니
워낙 식당 휴일인데
저녁 지인분들 회식 예약을
받아 나오셨다며 앉으라 권하십니다.
청경채나물
궁채들깨나물
전어밤젓과 청양고추
바짝말린 풀치조림인가,
보리갈아 넣은 여린열무김치
배추겉절이김치
마른찬 깔아 주시더니
시원한 맑은 콩나물국을 주시네요
서대회무침
아구찜
모듬생선구이
메인음식까지 나오고
우린 말없이 반그릇이 보이도록
먹고 뜯고 씹고 마시고
어찌나 하나하나 맛이 있는지
혹 서대회무침 식초를
뭘 쓰신거냐고 막걸리식초
쓰셨냐하니 매실식초를 섞어
더 발효시켜 만들어
톡 쏘는 맛은 없어도
은근 깊게 촉촉하다고
자랑을 하시네요
전어밤젓 담고 나머지에
고추양념해서 담은 김치
더 드셔보시라고 거듭 권하시니
밥없이 두어점을
달게 먹었답니다.
띠님도 옆가게에서
갓김치볶아 김밥집을
제법 잘한다 자랑까지
내음식에 철학이 있는 분들
진짜 존경하는 저로서는
사장님 말씀마다 찬탄이 ㅎㅎ
재료맛이 70이면
내손맛은 20이고
나머지 10은 손님이라는 말이
내내 마음에 남습니다.
두툼한 손두덩이
그세월을 말한듯,
다시한번 여수에 오면
들려보자 했던 집!
입맛은 호불호라
투박한 쥔분들의 인심에
서운할수도 있지만
쉽게 가는길
어렵게 잘 가시는 분들껜
큰 박수와 응원만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