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평 15평 정도 되는곳을
혼자 입주청소한지 며칠 되었어요
저는 임대인이고 이전 세입자 덕분에
아주 청소공부를 확실히 하네요
청소업자도 절레절레 고개흔들며 자신없다던
창틀과 방충망 곰팡이들 싹다 해결했어요
하니깐 되더라구요!
요 며칠은 각종 청소용품 사러 방산시장이니 종로니
온갖군데 돌아다니면서 한 10 만원은 쓴거같아요
온갖 제형은 다 구비했어요
온갖 세제, 락스종류, 스프레이종류, 젤 종류..
인덕션 청소약품, 각종 크기의 붓, 헤라,
걸레. 세수대야까지..
빈집이라 완전 다 사야했죠
며칠은 사오느라 보내고
오늘 실제 작업을 새벽 6시부터 시작했는데
완전 정성스럽게 작업 시작
몰입 무아지경으로 창문. 방충망과 혼연일체되어
계속 닦아내고 또 닦아내고 반복작업을 하였어요
처음에 그 토나왔던 방충망의 곰팡이가 싹 사라짐을 확인할때
어찌나 희열이 느껴졌는지..
너무 기뻐서 잠시 청소를 업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ㅎㅎ
이제 방충망 하나 남겨두고 잠시 쉬는데요
밥을 먹으면 흐름이 끊길거같아 그냥 하려니
갑자기 아빠가 생각나요
아빠가 자질구레한 혹은 큰 수리도 잘 하시는
속칭 맥가이버 셨는데요
근데 꼭 심부름꾼 시다가 있어야 해요
젤 만만한 제가 자주 당첨되었죠
근데 일하다보면 밥 생각은 전혀 안하시는 아빠.
저는 참다참다 폭발했어요
밥도 제때 안먹여주고 온갖 시다로 저를 부린다고
맨날 아빠한테 화내고 불만이었거든요
근데 일을 해보니 저도 아빠처럼 되네요ㅋ
밥시간에 밥을 먹게 되는게 아니라
일에 맞춰서 하는게 중요한거란 생각들고
흐름 끊겨도 될때가 오면 그때 밥먹자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일에 몰입중일땐 배고파도 그냥 일을 계속 고고~ 하게 되더라고요
암튼 오늘 아주아주 보람차게 알차게 보내고 있어요
어제 온갖 청소용품 사러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다가
집에 와선 피곤해서 뻗어버리고 잠만자고 하나도 청소는 안한다며
시간 허비하며 스스로를 조금 한심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썼는데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용품 개비하고 잠 푹자두고 해서
오늘 눈 뜨자마자 청소할 기운이 뻗쳤던거 같아요.
그러니 결국 시간을 허비했다고 생각되는 날도
시간을 알차게 쓴날과 다르지 않구나.. 를 느꼈어요
이런날 저런날 있다는 .. 말 에서
이런날이 바로 저런날이로구나
추운때가 더울때이고
실패할때가 바로 성공할때로구나
이 극단은 반대의 극단과 같은거로구나
스스로 안좋은거라고 나쁜거라고 규정짓지만 않으면
그렇게 스스로 서둘러 자포자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반대되는 상황은 자연히 오게 되어있다는것을
조금씩 깨달아갑니다.
냉장고에 밥 국 찌개 다 준비해놨는데
짜장면이 먹고싶은건 왜 일까요?
일하다가 짜장면 배달오는 소리에 쉬는게
젤 행복한거 같아요
아무튼 업자도 포기한 청소.
하니깐 되더라고요
하면 된다! 아자아자!!
문득 세입자가 쬐끔 고마워질라고 해요
나를 공부시키는구나..
집 수리하는거 집 건사하는거
남의 손 안 빌리고
집 깨끗히 단장하고 다듬기 수리하기 등등
이제는 한 수 배웠으니
쪼끔 험하게 쓰는 세입자가 와도 두렵지 않을거 같아요
이거 다 끝나면 주방 씽크대에
시트지도 붙일겁니다
별거 다 해야 해요
임대인도 바쁘네요 참
돈쓰고 사람쓰면 며칠이면 끝났을걸
일주일 이상 질질 끌고 있지만
돈절약보다 더 좋은건
내가 조금 배웠다는거
그래서 좀 알게 되었다는거
그게 참 좋은거 같아요
작은 일들이지만 자신감이 생겼어요
뭘하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하나도 모른채
그냥 업자에 맡기고 돈만 썼다면
담번에 똑같은 상황일때
또 화나고 또 속상하겠죠
이번에 고생한 덕분에
담번에 나는 이제 여유있게 대처할수있어요
그게 젤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