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도 있는 것 같은데 그 분위기에 취하다보면 뭘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고민하면 친구들이 너 처럼 의욕적으로 사는 애가 무슨 우울증이냐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어요. 친구들이 보는 모습은 제가 당시 휴직하고 책쓰고 번역하다보니 뭔가 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는 했겠죠. 실제로 성과물이 있으니깐요.
그런데 막상 집은 정말 개판이예요. 1년전에 베란다에 떨어진 스카프가 그래도 굴러다니고 현관 문앞은 짐이 쌓여있고. 그나마 집수리, 가전제품 배달이 오니 눈에 보이는 곳은 치우곤 했지만 더 이상 방문객이 없다 싶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방바닥에 물건들이 굴러다니는 채로 몇개월 방치.
오늘은 날도 좋은데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서 마스크끼고 청소시작했어요.
택도 떼지않는 좋은 옷들은 굿윌스토어 보낼려고 싸다보니 큰 봉투도 4개는 나오네요.
그런데 옷을 정리하다보니 그 시절이 생각하면서, 좋았던 추억이 감싸주네요.
언젠가는 끝이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