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문학감성풍부한) 행정학, 전 (소설읽기 좋아하는) 신문방송, 20살 딸은 영문
피곤한 하루 마무리하며
82쿡 자게 뒤적이다 수상소식 발견했어요.
벌떡일어나 1층에 있는 딸한테 소리치며 소식 전하니
중간고사 준비하다 깜짝 놀라
와~ 엄마!! 역시 인문학은 살아있어!!
너무 좋아~~
이 기쁜 소식을 더 진하게 느끼고 싶어 여기저기 찾아보니 민음사에서 발표를 라이브로 중계 했었네요.
패널들 각자 수상 예견한 작가들을 상단에 적시해놨는데 코리아~가 살짝 들리고 또 마침 보고 있던 단말기에서 광고 나오고(뭔가 뒤죽박죽상황) 그러다
한강! 음~~ 막 눈물이 나오대요 ㅠ..
다른 분들 써놓으신것처럼 대한민국의 현실이 이리 대책없이 퍽퍽한데 이 와중에 노벨문학상이라니..
운동 막 다녀온 남편에게
삐삐삐 도어락 열리는 소리 들리자마자
(평소에 심드렁하게 왔어유? 살짝 내다보는)
모녀가 버선발로 뛰쳐나가
여보오~아빠아~ 한강작가 노벨~사~앙!
남편도 와~~ 대단하다!!
이야~멋지다! 연발
흥분 상태가 계속됐던 저와 딸은 이것은
축하할 일이다! 파티를 해야겠다!
치킨을 먹어야하는 일이다!
대동단결해서 크크크 치킨과 무알콜 하이트,김 빠진 써모쓰비, 펩시로 축하 건배를 외쳤네요.
사실 여기서 반전이라 하면
대학 1학년때 친구가 한강작가를 넘 좋아해서
곁다리로 알게 됐어요. 단편 좀 읽다가 넘 어두운 분위기라 나랑 안맞는구나.. 싶어 그동안 못봤어요.
계속 못 봤어요. 그러다 책읽아웃에서인가? 신작소개로 나오셨는데 그 인터뷰 듣고 너무 좋아 '작별하지 않는다.' 주문했고 마음 단디 먹고 읽어야지.. 일상도 힘든데 읽어서 너무 아픈 얘기는 자꾸 떠올려져 지금까지 못 읽었어요. 결국 작가님 작품은 하나도 못 봤다는 거에요. ;; 이건 남편도 마찬가지..
20살 딸만 중3때 채식주의자 읽고 좋아하는 작가로 꼽길래 고딩땐 시집도 선물했거든요.
여튼 책장에 있던 '작별하지 않는다' 는 주말안에 읽고요. 담주 수요일에 오는 '소년이 온다' 기다려요. 세기의 작품을 읽게 해주셔서 작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