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관계가 깨지는 건 한순간이더군요

ㅁㄶㅇ 조회수 : 8,218
작성일 : 2024-09-17 12:38:23

파란만장했던 가정사

아버지가 재혼을 했고,

우리 남매의 양육을 집나간 친엄마 대신 다시 맡기 시작했을 때

어려운 일이 많았어요

곱게 자란 새어머니는 갑자기

사춘기 남매를 떠안아야 했으니

참 쉽지 않았을거에요

게다가 아빠는 무직이었고요.

 

암튼, 천신만고 끝에 비교적 (겉으로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강남의 모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고

아이들도 다 성인이 되었고요

그 중 하나가 저.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위태로운 부분이 많았어요

각자의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나

전처 소생 자녀 양육을 둘러싸고 갈등과 불신과 뭐...

특히 경제적인 불안정.

 

암튼, 결론적으로는 두 분이 17년 살고 또 깨졌는데

마지막 한 방울이 된 것은 우스울 정도로 사소했어요.

재혼 이후 가지고 있던 땅을 야금야금 팔아먹고,

주식도 하고 그러면서 늘 헐떡이며 살았는데

(집에 쌀이 떨어질 때도 두어번쯤)

아버지는 우아하게 오전 느즈막히 신문보고 커피 마시고

주식시장에나 나가는 일과.

 

어느날 늘 그렇듯 나른한 오전.

전화 한통이 왔고, 마침 소파에 앉아있던 아빠가 받았죠.

여보세요. 했는데 상대가 아무말없이 황급히 전화를 끊었어요.

그걸 새어머니 친구라고 확정한 아버지가

냅다 신경질을 부리며

니 친구라고..늘 이런식이라고 ..

아마 니미...씨발 이런 욕도 좀 들어간 것도 같고

아뭏든 상스럽게 짜증을 냈고

매우 이성적인 새어머니는

그런 장면을 드라마보듯 무표정하게 지켜보며

별 말을 안했어요.

그러자 더 열받은 아빠는 길길이 뛰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빠 자격지심이었어요. 

제 기억엔 니가 날 우습게 본다 부터 시작해서

큰소리 나오고 거의 두 사람이 몸으로 대치하는 상황까지. 

네....묵은 감정까지 다 나온거겠죠.

 

어려운 재혼과, 사춘기 애들 양육과

그중 한 놈은 가출 하고,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여러 번의 불화와 각방과 합치고를 반복..

이 모든 십수년간의 가정을 지키려는 노력?은

한 방에 날라갔어요.

 

그때부터 가정은 회복이 안되었고

결국 갈라섰죠.

이혼 소송한것 같은데..소장을 저도 일부 보았는데

참 지저분하더군요

지저분한 땟국물이 나에게도 튀긴 것 같아

저도 많이 찝찝하고 괴로웠어요.

 

결론은,

박약한 관계는 자갈 하나 튀어도 끝나더라......

 

IP : 222.100.xxx.51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9.17 12:44 PM (61.43.xxx.159)

    원글님 고생많으셧네요..
    지금 잘 살고 계셔도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죠ㅠ

    맞아요 인간관계란게 사실 한순간이라서..
    저도 영원한건 하나도 없다 주의자가 되엇네요.
    추석기간이라 여러 생각 오가지만
    그래도 현재에 더 나를. 데리고 오시기를
    그리고 지금을 누리시길요..

  • 2. ..
    '24.9.17 12:53 PM (124.54.xxx.2)

    그 새어머니는 같은 여자로서 존경스럽기도 하면서도 왜 그런 집안에 굳이 들어갔을까싶네요

  • 3. 쓰신글
    '24.9.17 1:01 PM (104.162.xxx.201)

    원글만 봐서는 아버님이 좀 많이 별로네요 (죄송)

    두분 헤어짐은 사소한 것으로 깨진 관계보다는
    어머님이 아버지를 버린거 아니에요?

  • 4. 둥둥
    '24.9.17 1:01 PM (14.53.xxx.8) - 삭제된댓글

    그 새어머니 참 힘들었겠네요. 그 상황에서 이성적이기 쉽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또 버텼겠어요.
    사춘기 애들... 휴... 내 자식도 하루에도 열두번 도닦는데. 대단하시네요. 좀 더 일찍 제 갈길 가지. 17년이면 할만큼 했고 책임감이 강한 분이네요.

  • 5. 영통
    '24.9.17 1:09 PM (106.101.xxx.187) - 삭제된댓글

    나이 들어 돈 없는 남자는 알아서 부인에걱 기어야지

  • 6. 영통
    '24.9.17 1:10 PM (106.101.xxx.187)

    나이 들어 돈 없는 남자는 알아서 부인에게 기어야 하거늘
    자격지심이 복을 찼네요

  • 7.
    '24.9.17 1:15 PM (115.86.xxx.24)

    원래 물은 한방울때문에 넘치는거예요.
    그동안 쌓이고 쌓인거죠.
    그러다 한방울.
    새어머니 많이 참으셨네요. 17년이라니

  • 8. 결국은
    '24.9.17 1:20 PM (61.101.xxx.163)

    한방울의 물로 넘칠때까지 쌓였다는거겠지요.
    언제고 깨질일이었고..
    그 전화는 누구였을까싶고..
    이혼 소송은 누구의 승리로 끝났을까싶고..
    가출한 형제는 지금은 잘 지내나싶고...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수면은 다시 잠잠해진다는거...

  • 9. ㅇㅂㅇ
    '24.9.17 1:22 PM (182.215.xxx.32)

    한순간인거처럼 보일뿐이죠
    오랜 시간동안 계속 틈이 벌어지고 있다가
    어느 순간 팍삭.

    강화유리도 그렇게 깨지더라구요.
    피로도가 누적되어 가다가
    어느 한순간
    심지어 아무 외부자극이 없어도
    폭발.

  • 10. 새어머니
    '24.9.17 1:34 PM (210.204.xxx.55)

    오랜 세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전실 자식은 둘이나 있는데 생활도 힘들고 남편은 책임감도, 인성도 별로고
    대체 왜 내가 이런 인연을 맺어서 스스로 고통 속에 들어갔을까, 긴 시간 너무나 아팠겠죠.

    인연 맺기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 11. ㅇㅇ
    '24.9.17 1:38 PM (39.117.xxx.171)

    아버지가 성격이 드러웠군요.새어머니 안됐네요

  • 12.
    '24.9.17 1:40 PM (222.100.xxx.51)

    당시에는 저도 청소년이어서 새어머니의 차가움이 무섭기만 했는데
    지나고 보니 감사함과 죄송함이....
    저도 이 모든 걸 지켜보기가 힘들어 해외로 떠났었습니다.
    돌아오니 아버지는 이혼했고,
    연락이 이미 끊어졌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좀 찾아봐달라고 아버지께 부탁드렸건만
    그러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 13. 그럼요
    '24.9.17 1:42 PM (58.224.xxx.2)

    겉보기엔,가정이 유지가 되어가니 부부속사정을 몰라서 그렇지,
    새어머니가 어지간히 속썩고 살은거에요.
    남의 자식에,
    무능력한 남편에,폭력성까지 겸비했으면,많이 참고 살다가,더이상 참기가 싫어져서
    헤어졌을거예요.
    부부사이만 아니라,모든 인간관계가 그렇게 오랜 세월 누적된
    안좋은 감정때문에,
    한순간에 와창창 깨지는거거든요.
    그리고 자격지심 가진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마음안에 분노가 도사리고 있어서,누가 하나 걸려봐라?이런게 있어요.

  • 14. 그래도
    '24.9.17 1:43 PM (222.100.xxx.51)

    제가 자식이지 않습니까.
    저도 아버지를 잘 알고요.
    그러니 제 앞에서 아버지 욕은 더이상 하지 말아주세요
    추석이고, 또, 이미 돌아가신 분이거든요.
    이제는 과거 인연을 미워하기 보다는
    저 자신을 다독이고, 주어진 만큼만 받으며 감사하고 싶어요

  • 15. 아아
    '24.9.17 1:45 PM (222.100.xxx.51)

    그렇다고 아예 좋은 얘기만 써달라는 건 아니고요
    위 그럼요님처럼 객관적 이야기는 다 좋아요. 동의하고요
    그런데 나쁜 놈이네 뭐네 이런 원색적인 욕은 저도 버거워요

  • 16. ㅇㅇ
    '24.9.17 1:56 PM (219.250.xxx.211)

    따뜻한 말 한마디 할 줄 아셨으면 모든게 달랐을 텐데 참 아쉽네요
    자기 자녀 없이 원글 님 형제들을 키워 주셨다면 그것만으로 참 대단하셨어요

  • 17. 그래도
    '24.9.17 2:04 PM (110.70.xxx.217) - 삭제된댓글

    17년 세월을 이어 가셨다니
    그 시벌이어서 가능한 일이었겠지오.
    누가 좀 손해봐도 선해 본 사람이 참고 이어지는.
    감정적이어서 수시 폭발하는 사람 보다는
    차갑고 이성벅인 분이라서 그나마 원글님이 조금이라도
    달 상처 받았을거예요.
    그런 사람은 본인 자존감 상처 내기 싫어서...

    이제 아버지도 돌아 가셨다니
    과거의 기억에서 좋은 것만 남기고
    현재는 행복한 추억만 하시기를....
    간강하세요.

  • 18. 그래도
    '24.9.17 2:10 PM (110.70.xxx.202)

    17년 세웧은 이아 가셨다니 그 시절이어서 가능했던 걸거예요. 요즘 시대에선 어림 없는 일.
    차갑고 이성적인 분이라 자존감 상처 내기 싫어 더 견디셨을테고. 이제 아버지도 돌아 가셨다니까 그 시절 함께 하며 좋았던 기억만 남기시고 행복한 오늘을 보내시기를 바랄게요.
    건강하세요.

  • 19. 팔은
    '24.9.17 2:11 PM (221.141.xxx.67) - 삭제된댓글

    안으로 굽는다인가요
    평생 무능력하고 자격지심 심한 재혼남 참고 살았더니 돌아오는건 장례식에 안갔다라
    원글도 그런 아버지 싫어서 해외로 도망가놓고 같은 여자로 불쌍하지도 않나 남탓

  • 20. 팔은
    '24.9.17 2:16 PM (221.141.xxx.67) - 삭제된댓글

    안으로 굽는다인가요
    평생 무능력하고 자격지심 심한 재혼남 참고 살았더니 돌아오는건 죽기전 돌아보지 않았다는 자식의 서운함
    원글도 그런 아버지 싫어서 해외로 도망가놓고 같은 여자로 불쌍하지도 않나요
    빈약한 관계라니 누가봐도 님 아버지 별로인데 미화하는걸로 들려요
    지자식을 둘이나 거둬주는 여자한테 누가 저래요
    누군가를 탓하고싶은가본데 그러지마세요

  • 21. 아버지한테
    '24.9.17 2:18 PM (210.204.xxx.55)

    나쁜 놈이라고 말한 댓글은 어디에도 없는데 원글은 왜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하는 걸까...
    제 발이 저리니...이 사람아, 자기 마음에서 울리는 소리를 남에게 뒤집어 씌우면 안 돼요.

  • 22. 팔은 님
    '24.9.17 2:38 PM (210.204.xxx.201)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새어머니 찾아봐달라는 뜻 아닐까요?
    글속 어디에 죽기전 돌아보지 않았다는 자식의 서운함이 있나요?
    여튼 아버지는 이혼하고 잘 사셨겠지요.

  • 23. ……
    '24.9.17 3:28 PM (112.104.xxx.235)

    저도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찾아보기를 바랬다는 걸로 이해했는데요

    새어머니가 만약 원글님의 지금 마음을 아신다면
    철들었구나.하시겠네요
    어릴때 안보이던 것들이 커서 보이는 경우가 많죠
    마치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 커서 보니 보살 그자체였음을 깨닫는것 처럼요
    마음으로 새어머니의 행복을 빌어주세요

  • 24. 아..제가
    '24.9.17 3:38 PM (222.100.xxx.51)

    제가 아버지에게 새어머니 찾아봐달라고 부탁드렸다는 뜻이에요 두어번.
    아버지가...그게 힘들다고 하셔서 저도 그만뒀고요.

  • 25.
    '24.9.17 4:09 PM (222.234.xxx.127) - 삭제된댓글

    원글님을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가정사속에서
    성장하느라 많이 힘드셨을꺼예요
    그럼에도 이제는 새어머니 마음도 헤아릴정도로
    성숙하셨구요
    인간은 인격으로 산다고 하네요
    아버지도 맘속으로 용서해드리세요
    한많은 인생 아버지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산것은 아니랍니다
    그렇게 살수밖에 없는 성격의 요소들을 우리는 그 부모로부터 유전이라는 이름으로 물려받게 되요
    님이 아버지를 용서하시고 이해하게 되면 그 아버지를 낳아 기른 할머니 할아버지도 받아들이는 일이예요
    내 핏줄이 잘났든 못났든 남이 욕하든 뭐하든간에
    나는 이해하고 받아줘야하는것이 자손의 과제이자 숙제같은거예요
    팔은 안으로 굽는게 당연하고 절대 부끄러워할일이 아닙니다
    남들 입방아는 그 사람들의 생각일뿐이지 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건 아니예요
    그러니 영향받이는 마세요
    사실 그렇게 될때 그 자손에게 무한한 축복이 오게 된답니다
    암튼 고생많으셨어요

  • 26. ..
    '24.9.17 4:29 PM (82.35.xxx.218)

    새어머니 찾아서 이제라도 고마움표현하고 효도하셔야 할것같네요. 못난넘 (지송) 이 자기 복을 자기가 걷어찼네요. ㄱㄷ러니 여자둘이 떠났죠.

  • 27. ...
    '24.9.17 6:28 PM (39.7.xxx.163)

    음.. 새어머니는 찾으려면 찾을수도 있을텐데요..
    그냥 새어머니께 감사했단 인사만 드려도
    서로 지난 세월 위로할수도 있을테구요..
    서로가 힘든시절이였으니....
    근데 친하게 갑자기 지내려하진마시고요...
    그냥 다 좋게좋게 지냈으면 해서 써보는 댓글입니다..
    남은 추석연휴 잘 보내세요~

  • 28. . .
    '24.9.17 6:43 PM (210.179.xxx.245)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어버지가 복을 찬거네요
    댓글처럼 그시대니까 가능했지 지금이라면 어림도 없는일 맞네요

  • 29. 누적량
    '24.9.18 4:10 AM (116.32.xxx.155)

    물은 한방울 때문에 넘치는거예요.
    그동안 쌓이고 쌓인거죠.
    그러다 한방울.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9509 엄마 안녕 9 2024/09/29 2,652
1629508 종아리 올라온 근육 빨리 푸는 비법 있을까요 3 ㅇㅇ 2024/09/29 1,094
1629507 저 정말 외모 안 보는 성격이거든요- feat.박보검 12 주말이라 그.. 2024/09/29 2,545
1629506 중1 첫시험이후 질문있어요^^ 2 하늘이쁘다 2024/09/29 764
1629505 조현병은 증상이 어딴가요 6 ㅇㄹㅎ 2024/09/29 3,674
1629504 언젠가부터 남편이 소리가 많아짐 12 ㅁㄶㅇㄴ 2024/09/29 4,010
1629503 칼로리폭탄 과자 13 ㅇㅇ 2024/09/29 3,756
1629502 쿠팡플레이 사랑후에오는것들 2 사카구지켄타.. 2024/09/29 2,829
1629501 시나본 비슷하게라도 파는곳이 있을까요? 8 ㅇㅇ 2024/09/29 1,185
1629500 아들한테 섭섭하네요 114 .. 2024/09/29 23,143
1629499 하이볼 안주는 대체 뭔가요? 6 2024/09/29 2,272
1629498 오랜만에 외식하러 나가요 3 오늘은폭식일.. 2024/09/29 1,419
1629497 지금 알타리 김치 담그면 맛있나요? 7 알타리김치 2024/09/29 1,765
1629496 시아버지 요양원.. 15 허허허 2024/09/29 6,014
1629495 발리 출발 13일 전인데요 8 123 2024/09/29 2,036
1629494 근력 운동하면서 현재 느낀 점인데요 이거 제 주관일까요 9 ..... 2024/09/29 5,296
1629493 어제 창덕궁앞에서 본 결혼식 10 궁금 2024/09/29 4,105
1629492 직원 부조... 할까요 말까요 10 직장인 2024/09/29 2,228
1629491 김통으로 어떤 통 쓰시나요? 3 .... 2024/09/29 653
1629490 금가격 많이 올랐으면 다이아몬드가격은 어때요? 7 슴슴 2024/09/29 2,166
1629489 이용대선수는 딸..있고 돌싱인가요?무슨사연인지 9 ... 2024/09/29 5,039
1629488 노트북 컴퓨터 하나위에 다른 노트북 올려 써도 괜챦나요? 2 .... 2024/09/29 446
1629487 제니는 유럽 시골에 있어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네요 7 .. 2024/09/29 4,577
1629486 헬렌카민스키 캡 쓰시는 분들 4 uf 2024/09/29 2,435
1629485 신은 없네요.. 19 별루다. 2024/09/29 7,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