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이러는건 반칙이다.
묻는 말에 대꾸를 안해도 월급통장을 보여주지 않아도 의논 없이 시월드랑 약속을 잡아도 20년 참아주다 이제 와서 이러는건 반칙이다.
나한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을꺼다.
반복해서 묻고 몇번을 의논하자며 대답을 구해도 대꾸 한마디 없이 컴퓨터만 쳐다봐도 저녁엔 뜨신 밥 차려주고 다음날 눈치보며 다시 말을 걸고.
나 한테는 눈맞추고 대답안해줘도 되는줄 알았을텐데. 늘 자기 의사대로 해도 불만을 표하지 않았으니 그것도 자연스러운 거였을꺼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내가 그의 말에 대꾸하기가 싫다. 몇번을 안들리냐고 묻는데 마치 안들리는 사람처럼 대답을 안했다.
지난 달엔 시어머니의 갑작스런 호출에 따라나섰다가 도로 한복판에서 그냥 내리겠다고 하고 집에 왔다.
그동안 월급통장을 맘대로 해도 참다가 2주전엔 이젠 그만 살아야겠다고 집을 나갔었다.
내 말을 무시하고 아무 대꾸 안했을때 처음 이따위짓을 했을 때 내가 좀 나를 대접해줄걸. 내게 이런 행동하는 사람을 20년 전에 참아주지 말것을.
그랬다면 내 맘이 이렇게 다치며 살지 않았을텐데. 여태 참다 이제사 이러는건 그에겐 반칙이겠지. 그래도 되는 줄 알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