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일기같은 글이니 거부감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터덜터덜 힘없이 집에 가는 길 아주 허름한 골목에
뒤에 따라오던 아줌마가 좁은 상가로 들어가는 거에요. 밑층은 상가 위는 주거공간일듯한 그런... 뭐지 싶어서봤는데 ㅇㅇ살롱이라고 페인트칠이 아기자기하게 되어있는..(아줌마는 살롱의 위에 사시나봅니다요...)
이 동네에 뭐 이런 게 있어... 뭐파는지 보고나 가자 해서 좁은 계단으로 2층 올라와보니, 아가씨 혼자(퉁퉁한 외모에 사람좋게 생긴... 맘에 들었어요 동년배 같아요..전 여기 이 사이트에서는 나이가 조금 어린 축 입니다.) 와인과 위스키만 파는데 내일 오픈이고 오늘은 가오픈으로 아직 준비가 덜됐댸요.
메뉴판이나 보고가자 뒤적이는데
메뉴판도 내일완성할 생각인지 메뉴에 막 엑스쳐져있고;;
상그리아가 있어서 그냥 만들어주면 안되냐니 알겠다네요... 결국 상그리아 아니고 비슷하게생긴 거 골라서 진베이스에 자몽에 토닉 무슨 칵테일이라는데 사실 별 건 없고 맛도 그냥그냥~~!! 근데 좀 비싸게 받네요! 이게 만 오천원이라고!!
그래도 오늘 집에 들어가기 정말 싫었는데
이런 눈에 예쁜 공간에서 앉아있을 수 있고 이게 어디냐 하면서... 앉아있으니 이제 뭘해도 세상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생애 제일 사랑하던 존재도 생각나고 눈물도 주룩주룩
가오픈이라는데 한 쪽 테이블에 네명이 앉아 수다삼매경~~ ㅎㅎ신나게 떠드는데 부러워요... 전 발령으로 이 도시 온거라 아는사람 하나 없구 그래서 ... ㅎㅎ
남자친구 있는데 (사정이 있어서 미래를 약속할 순 없는) 마침 통화가 되어서 (만나는 것도 귀하고 통화도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거 아니고 귀해요...) 저 비싼데 와서 (나름! 제가 돈 쓰는 기준으로~) 술 마셔요. 하니 너무 잘했데요. 제가 잘 먹는 게 제일 좋다네요. 전 원래 저녁도 안 먹는데 남자친구는 통화하면 맨날 저더러 밥 먹었냐고 물어요. 비싼 술 먹는다고 말하니 제가 잘먹는 게 좋아서 식사했냐고 매일 물어보는 거래요...에효
잠깐 밖에 나왔는데 지나가는 아저씨는 핸드폰 붙들고 꺼이꺼이 안경 벗고 눈물닦으며 가네요;; 나만큼 슬펐나보네... 음... 좀 취기가 느껴지네요. 다시 올라가서 남은 술 곱게 마시고 귀가해야겠어요. 비타민c가 어제 화제에 올랐던데 칵테일 안에 슬라이스 레몬 두 조각 먹으면 비타민씨 보강은 되겠지요. 집은 여기서 10미터 20미터 정도 거리에 있어요. 거의 바로 앞이죠. 아주 가끔 우울할 때 또와서 사치 호사를 누려봐야겠습니다.
그럼... 하찮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