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에어컨이 이상하길래 고객센터 신청해서 기사님 오셨어요
첫날과 달리, 둘째날 부품가지고 혼자 왔고요.
낮이라 집에는 저만 있었어요.
덩치가 아주 좋고,
말도 서글서글하게 하는 아저씨 스타일의
친절한 분이었어요.
말투는 덱스 스타일의 반존대?
현관문은 살짝 노루발 해놓고
중문은 강아지 때문에 닫았고요.
기사님은 아이방과 실외기실 왔다갔다하며 작업..
애들 방은 왜그렇게 쓰레기통인지..
부끄러움은 내몫
저는 서재에 내 일 하는 중.
기사님이 와서는
이제부터는 집안 전체 방문을 다 닫고
에어컨 풀가동한 후 온도 설정 맞는지 볼거라고..
문을 다 닫는거에요.
하라는 대로 했죠.
좀 있다가 넘 조용해서
나가보니,
아저씨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라는...
아이 방문이 다 꼭 닫혀있고,
화장실 문도 닫혀있는데
제가 인기척을 내도
안나오고,
혹, 화장실에 계신데 부르면 또 그럴거 같아서
소심하게 기사님? 하고 살짝 불러봐도 나오질 않고
차에 뭐 가지러 가셨나 싶어
현관 나가보니 신발은 그대로..
그때부터 살짝 무섭...
왠지 방문을 열었는데
아저씨가 작업 외의 뭔가?를 하고있음 어쩌나..
하면서, ㅎㄷㄷㄷㄷ
일단, 집에 아저씨와 단 둘이 있는것부터 좀..
그래서 괜히 밀대를 들고 청소를 시작해서
거실에서 벅벅 바닥을 문대고 있는데
발랄한 아저씨가 실외기실에서 나오더군요.
안방 베란다 밖에 있어서
거기서는 아마 아무소리도 안들릴거에요
아저씨께서 막 싱글싱글 웃으며
자 이제부터 따라와요. 그러길래,
제가 네? 뭣때문에 그러시...? 하면
예의 그 넉살좋은 아저씨 느낌으로다가
아우. 할턴 따라와봐요. 막 이러면서
저를 방으로 안내해요. ㅎㄷㄷ
아이 방 옆에서서 방문 열어봐요.
열고 들어가니 냉기 느껴봐요
잘됐죠? 막 이래요
그래서, 아 네네....다 안가봐도 되는데..
했더니 또 아우..할턴 이리와봐요..
하면서 암튼지간 방방마다 다 열어보고 느껴보고ㅠ.ㅠ
아저씨는 뒤에서 꼭 따라들어오는데
거의 한 50센티 간격으로 꼭 붙어 들어오는데
약간 위협감 혼자...
안방으로 들어가는데
안방침실 나보고 문열고 들어가라고
뒤에서 턱으로 그러는거에요.
제가 아 이제 됐어요. 했드니
쓰읍,,들어가요..또 그래서
침 꿀떡 넘기고 방에 들어왔더니
아저씨 또 바짝 붙어 들어와서
얼굴 가까이 디밀고는
문을 등뒤로 밀어 닫아요
그리고는 시원하죠? ㅎㅎㅎ
네..하하..네..시원..하..네..요..
마지막 관문이 있네요.
안붕 베란다 밖 실외기실.
턱끝으로 저를 또 글루 가라고...
제가 손사래를 치며
아유..이제 안해도 돼요. 잘되네요. 하하하..
해도 아유..할턴 시키는대로 해요 얼런~
네? 어..어..디를 요?
이번에는 실외기실로 들어가래요. ㅠㅠㅠ
우리집 신축 아파트이고
실외기실은 방화문있고 대피실 겸해서
문이 엄청 무거워요.
거기 갇히면
정말 백골되도록 아무도 모를것 같은데
아저씨의 턱끝은 실외기실을 가르키는 거에요. ㅠㅠ
보니, 실외기실에 아저씨 노트북 올려놓고
엑셀 시트에 뭐 ㅃ@#$%^&*(라고 적혀있는데
방1방2거실 뭐 뭐....숫자...뭐뭐...
그걸 저보고 보래요.
노안와서 안경없으면 ㄷㅅ인데요
아..저 봐도 몰라요. 하하하...계속 그러는데도
또 뒤에서 그 거구 아저씨가
눈 찡긋거리고 넉살좋게 웃으며
들어가라고 하알~~튼 들어가서 보시라고.
왠지 제가 들어가면
아저씨가 등뒤로 실외실 방화문을 닫고
너 ㅇ제 여기서 죽어봐라 할거 같고
저는 비명도 못지르고 끝날거 같은
....
일단 실외기실 아주 좁잖아요.
거기 둘이 들어가는 것도 싫고
저 머리도 안감...ㅠ
제 정수리보다 높은 사람 만나기 싫은 날.
아니 내 집인데 왜 끌려다니는거지?
결말,은 그렇게 실외기실 들어갔더니
진짜 그 깨알같은 글씨를 보며
막 급설명을~!!@!#%^() 하드니
싱겁게 끝....
네 싱거운 결말....
덱스 아저씨는
사모님, 그럼 이거 잘됐으니까 걱정하지 마셔~응?
하고 가셨습니다.